오늘 볼일이 있어서 지하철을 타게 되었어요. 1호선....
다행히 노약자석이 아닌 자리에 자리가 나서 앉아 갔어요.
두세정거장이었으면 그냥 갔을텐데 많이 가기도 갔고 제가 얼마전에 팔을 다쳐서
가방 들고 있기도 힘들고 해서 앉았어요.
팔이 다친 것이지 다리가 다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힘은 들더라구요^^
화장도 안하고 그냥 츄리닝에 모자 눌러쓴 차림이었는데 제 앞에 할머니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아주머니인 두분이 서 계셨어요.
일어날까말까 하다가 저도 갈길이 멀고 팔까지 아프고 해서 그냥 있었는데 그분이 들으라는
듯이 크게 말하시더라구요.
"요즘 젊은 것들은 싸가지가 없어. 옛날 같음 냉큼 일어났는데 요즘 젊은 것들은 집에서 어케
배워먹었는지 노인이 앞에 있는데도 인나지를 않어" 대충 이런 내용이었어요.
전 첨에 저한테 그러는 줄은 모르고 있었는데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인나지 않네?" 라는 거에요.
그분들 차림은 배낭에 아웃도어 옷 입고 계셨는데 그건 등산을 갔다오셨는지 가시는지 암튼 등산과
연관 있는 거잖아요? 등산이라함은 체력이 뒷받침 되어 주지 않음 힘든 거잖아요?
그런 분들이 왜 자리를 강요하시는지... 그리고 지하철에 자리만 없을 뿐이지 널널했고 젊은 남자들도
앉아 있는데 차라리 그쪽으로 가시지.. 아 글구 노약자석에도 한자린가 비어 있었어요.
저 예전에도 자리 뺐길뻔했던 글 올렸던 적 있었는데 그때는 더 젊었을 때(?)여서 바로 싫은 소리 했는데
이젠 몇년이 지나서인지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하기 싫어서 가만 있었는데 계속 그러시길래 결국 한소리 했어요.
"저 앉아 가면 안되는 거였어요? 앉아 있는 젊은 사람들이 다 건강해 보이세요? 설령 건강하다 한들 그사람들
자리 뺏으실 권리 있으신거 아니잖아요? 그리고 왜 저한테 그러세요? 저기 저쪽에 젊은 남자들도 있는데
왜 저한테 그러시는 거에요? 저도 기분좋게 양보해드리고 싶은데 나름 사정이 있는 것이고 양보는 제가
제 맘에 우러나와서 하는 것이지 이렇게 강탈당하듯이 하는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양보 받고
싶으시면 노약자석에 자리가 비었는데 차라리 그리로 가시지 왜 자리를 뺏으려고 하세요? 라고 말을 하니까
두분이 엄청 펄펄 뛰시더라구요. 중간중간에 말 끊으시고...
얼마나 시끄러웠던지 쪽팔려서 내리려고 하니까 옆에 앉은 아저씨가 저에게 내릴때가 되지 않았으면 내리지
말라고...하시고 그 아줌마들한테 "아줌마들이 지금 이사람보다 더 튼튼해보이는데 왜 자리 뺐을 궁리나 하냐,
노약자석에 앉거나 젊은 남자들이 앉아 있는데 가서 자리 뺐기에는 좀 그렇고 젊은 여자가 만만하니까 뺐으려고
하느냐"고 그러니까 바로 옆칸으로 가시더라구요.
아저씨께 감사하다고 인사드리니까 아저씨도 대학생 딸이 있는데 당신 딸도 이렇게 당한 적 있을 것 같단 생각
들었다고 첨부터 편 안들어줘서 미안하다고 오히려 사과하시는데 당황했어요.
양보...얼마든지 해드릴 수 있어요. 하지만 강요는 싫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