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30대 중반, 유치원 다니는 아이 하나 있는 직장맘이에요.
얼마후면.. 숙려기간 끝나고 이혼이 확정되는 날을 눈 앞에 두고 잇어요.
이혼확정일을 앞두고 약해지는 마음때문에 괴로워서
언니 동생들의 위로와 따끔한 충고를 받고 싶어서 들어왔어요.
이혼 사유는요... 남편이 도박을 했었어요.
2년전에 손댔는데 그래도 살려보겠다고 저와 친정 부모님과 시부모님 합심을 하고
정말 피 말리는 지옥같은 시간은 견뎌왔어요.
그런데 결국은 남편이 지난 겨울 강원랜드에 간거죠.
그래서 그 길로 바로 말그대로 내쫒고 협의이혼 접수를 했어요.
그러고 난 뒤 남편은 일도 할수 없는 지경이되니 지방으로 내려가 건설현장에서 일을 시작했고
그래도 전 남편이었던 사람이 망가지는 꼴은 못보겟는지
열심히 성실히 살면 몇년 후의 재결합 가능성을 물었왔을때 그러마하고 대답했어요.
한줄기 희망이라도 있어야 그곳에서 견딜 수 잇을거라고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나서 한달에 한번정도(1박2일) 아이를 만나러 왔었고, 이제 이혼 확정일을 앞둔 상황에서
어제 통화를 하게됬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시부모님도 이제 서울에 안계시게 되니 아이를 보러 가도 아이와 지낼 곳도 없을 뿐더러
이혼한 이후 사실상 재결합하기는 힘들더라는 주변이야기도 듣고 하니.. 체념을 해버리더라구요.
아이도 이제 안보고 그냥 그곳에서 그렇게 살겠다고....
자기는 아이도 안보고 그곳에서 살테니, 아이는 니가 알아서 잘 키우라는 말이 오기부리는 말이더라구요.
그러면서 또 하는 말은 절 붙잡네요
어차피 몇년 뒤에 자기를 받아줄지 말지 두고 보며 결정할꺼면 이혼은 그때 가서 해도 되지 않겟냐는....
근데 전 아이에게 한달에 한번이라도 아빠를 만나게 해주고 싶음 마음이 커서.. 오기부리는 저 말에도 속이 상하네요.
그동안 죽을만큼 힘들었던거야... 말하면 무엇할까요.
힘들때마다 꿋꿋하게 '도박하는 남편과는 이혼만이 답이다!'라고 여기고 잘 견뎌왔는데...
그런데 멍청하게도 남편이 저를 붙잡는 말에 오늘 하루 머릿속이 뒤죽박죽이고 마음은 또 한번 뻥뚤리게 아프다니...
괴롭습니다....
날 붙잡는 남편의 말에 흔들리는게
아이에게 아빠를 잃게 하지 않겟다는 욕심인건지,
그래도 남편이 가족을 되찾게끔 노력하게 해보겠다는 제 욕심인지 ...괴롭네요.
머리속으로는 '도박은 답없다 이혼하는거 너 잘하는거야~ 정신차려~ ' 라고 말하는데
마음속에서는 자꾸 절 잡아 끄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