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어머님께 정말 죄송하고 면목이 없었습니다.

죄송 조회수 : 1,527
작성일 : 2013-05-10 19:06:46
시어머님은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세요.

일주일에 적어도 세번 이상은 교회에 가시고, 교회에서 하는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시고
늘 저녁이 되면 성경책 쓰기를 하셔서 이미 구약, 신약을 몇번이나 쓰신 독실한 크리스챤이십니다.

저는 어릴적부터 불교집안에서 나고 자랐고, 그래서 결혼할때 종교 강요가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기우였네요.
한번도 며느리인 제게 교회에 다니라고 권유하신 적이 없어요.

언제나 입가엔 말간 미소를 지으시고 남에 대해 나쁜 소리, 험담하는 거 들어본적 없고,
늘 본인 위주가 아닌 남 입장에서 생각하시며 사시는 좋으신 분입니다.
결혼 10년동안 솔직히 속썩힌건 노후준비를 안 해놓으셔서 늘 생활비와 용돈 때문에 힘들었던 것 빼고는
다른건 소소하게 몇몇의 마음 상하는 정도...늘 좋은 말씀과 고운 마음씨로 제게 잘해주셨어요.


저희는 결혼 10년이 넘었는데 아이가 아직 없습니다.

별로 가지고 싶은 생각도 없고 해서 계속 피임을 해왔고, 이제 슬슬? 이라고 생각한 시점에
제가 사는 도쿄근처에 방사능 사고가 터지고 아이는 평생 포기했지요.

한번도 아이문제에 관해 제게 먼저 말씀을 꺼낸적도, 병원을 다녀봤냐, 노력은 하고 있냐.
등등 말을 꺼내신적이 없었어요.

이번 연휴에 한국에 가서 시댁에서 며칠밤을 잤는데 떠나기 전날밤 말씀하시더라고요.

내가 정말로 손자를 너무 원해서 늘 새벽기도로 간절히 기도하고,기도하고 또 기도했는데
얼마 전에 하나님으로 부터 응답이 왔다. 그냥 기대하지 말라고, 앞으로도 아이는 없을 거라고.
그러니 너도 너무 속끓지 말고 그냥 체념하고 편하게 마음 가져라...


한번도 그렇게 손주를 원한다는 걸 내색하신적이 없으셨는데...
일주일에 몇번씩 새벽기도 다니시면서 그리 원하셨다니..
지금은 가질래야 가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나니(방사능, 제 나이)
정말로 후회스럽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 배웅오신 시부모님들 모습을 뵈니 정말 왜 이리 연세들어 보이시는지...
두분다 늦게 결혼하셔서 늦게 본 아들들 둘 다 아이가 없습니다.
얼마나 바라셨으면 그렇게 열심히 기도를 하시고, 그런 내색 하나 없이 며느리와 아들을 보는
심정을 어떠셨을까 싶으니 눈물이 나네요.


정말 너무 죄송한 마음 뿐입니다.
IP : 223.133.xxx.49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10 7:19 PM (118.33.xxx.41)

    도쿄 사람 모두가 아이포기한건 아닐텐데..
    너무 쉽게 포기해버리시는거 아닌지..
    저는 원글님이 안쓰럽네요.
    아이를 부양해야하는데 시부모들 부양하느라 힘
    빠지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0074 강아지 수제사료 먹이시는분 계신가요? 4 .. 2013/05/10 1,448
250073 아직 오자룡 보면 안되겠죠..?? 7 jc6148.. 2013/05/10 1,784
250072 일을 한다는 것은 구속이겠지요. 1 돈 받고 2013/05/10 624
250071 부모님을너무 사랑해서 애기낳기 싫은경우 18 farrow.. 2013/05/10 3,074
250070 빨리 걷거나 운동하면 하체가 죽을듯이간지러워요 ㅠㅠ 17 간지러움 2013/05/10 32,069
250069 본인인 윤창중의 주장이 올라왔네요. 99 어처구니없네.. 2013/05/10 12,391
250068 자식 버리고 집 나간 엄마 12 참혹 2013/05/10 6,586
250067 비교되는 노무현 첫 해외순방 사진 17 참맛 2013/05/10 5,348
250066 윤창중 사건을 보고 속상한 건 14 어이없음 2013/05/10 2,338
250065 감기 걸리면 어떻게 사세요? 6 지르텍 2013/05/10 1,168
250064 가카 드디어 성추행 외교를 마치시고 돌아오다 레이디가카의.. 2013/05/10 578
250063 급질) 전남대 토목과와 세종대 토목과.. 7 ... 2013/05/10 2,370
250062 호수공원근처 갈만한 카페나 식당 있을까요? 6 호수공원 2013/05/10 1,157
250061 수학학습지는 보통 선행학습아닌가요? 3 아미 2013/05/10 1,356
250060 풍년 압력솥 하이클래드와 하이클래드 IH하이브 차이? 1 압력솥 2013/05/10 8,031
250059 은행이율이요 4 이자소득 2013/05/10 1,115
250058 오늘 조조로 고령화가족을 보고왔어요 10 ***** 2013/05/10 3,491
250057 햄스터가 아파요 5 zzz 2013/05/10 1,109
250056 판교역 주변에 3시간 정도 주차할곳 있나요 3 ... 2013/05/10 2,560
250055 BMW 타시는 분들 네비게이션 잘 쓰고계세요? 7 BMW 2013/05/10 3,271
250054 중3 아들 진로 5 진로 2013/05/10 1,576
250053 새로 만든 인간관계에 맞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끊는게 맞겠죠? 5 참내.. 2013/05/10 1,959
250052 이사 날짜 좀 골라주세요! 1 이사 2013/05/10 416
250051 대한민국 자칭 보수의 자랑스런 유산!! 4 참맛 2013/05/10 697
250050 동안...여자들의 착각 18 ^^ 2013/05/10 5,3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