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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 내려놓기...

경험자 조회수 : 5,790
작성일 : 2013-05-09 17:07:00

아랫 남편 내려놓는 방법을 묻는 글에 문득 옛 생각이 나서

끄적여 보네요.

일년 365일 중 340일을 술 마시던 사람이 저희 남편이였어요.

술마시는 핑계도 다양하고 마시는 사람들도 다양했죠.

몇년을 싸우다가 어느해인가에 달력에 제가 기록을 하기 시작했어요.

매번 술마신다고 할때마다 누구랑 마시고 몇시에 귀가했는지...

하나 더 첨부해서 술값까지...

어느날 남편이  그 달력을 보던니 너 미쳤냐고 스토커 같다 무섭다 그러더라구요.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마시는 횟수를 조금 줄이더라구요

근데 줄여야 얼마나 줄여겠어요.

 

제가 방법을 바꿔서 술 마신다고 하면 사람들 델고 집으로 오라고 했어요.

첨에 안주를 제대로 못하니까 시켜서 주고 나중에는 요령이 생기니까

한두시간이면 한상 뚝딱하게 되더라구요.

그렇게 한 이삼년을 하고 나니까 점점 남편이 술 마시는 횟수도 줄고

집에도 일찍 들어오더라구.

같이 마시는 사람들이 미안해서 저희집에 못 오겠다고 그러면서 남편한테

와이프한테 잘하라고 하면서 술자리에서 내쫓더래요.

 

남편 일찍 들오는 날은 애들까지 동원해서 현관문 앞에서 열렬히 환영해 주고

푸짐한 밥상에 맛난 디저트에 마무리로 시원한 안마까정 풀서비스 하면서

정말 갖은 애교를 다 떨었네요.

 

아마 지금 하라고 하면 절대 못 할거에요.

그때 저희 부부를 잘아는 분이 저보고 속이 문드러져서 하나도 없으니까

저렇게 하지 하면서 저보고 미쳤다고 했을 정도니까요.

지금은 더 좋은 직장으로 이직해서 안정이고 여유도 있고

세상에 둘도 없는 멋진 아빠에 남편으로 변해서 행복하게 살고 있어요.

*P.S

 술 잔뜩 먹고 온 남편 미워 죽겠는데, 밉다고 하면 더 어긋나니까

 웃으면서 해장국 챙겨 주면서 골탕 좀 먹였어요.

IP : 112.170.xxx.119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5.9 5:09 PM (114.201.xxx.42)

    그 골탕이 뭔지요?

  • 2. 대단하세요.
    '13.5.9 5:10 PM (211.178.xxx.78)

    원글님은 부처님반토막인가봐요.
    상상으로도 못할것같네요.저는..

  • 3. 경험자
    '13.5.9 5:12 PM (112.170.xxx.119)

    몸에 좋은 생부추즙을 술 마시고 온 다음날 꼭 생겨 주기.
    무지 미운날은 해장국 끊이면서 양파 듬뿍 넣기등등이 있어요.

  • 4. 경험자
    '13.5.9 5:15 PM (112.170.xxx.119)

    저 그리 대단하지 않아요.
    단지 이혼하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보고
    그래도 안 되면 끝내자라는 생각으로 그 시간을 견디었어요.

  • 5.
    '13.5.9 5:27 PM (222.117.xxx.122)

    원글님 존경스럽네요.
    그래도 전 이 좋은 세상
    그렇게 속이 문드러져가면서
    남편이랑 같이 살고싶지는 않아요.
    뭐 그렇게 가치있는 인간도 아니고...

  • 6. 크림치즈
    '13.5.9 5:37 PM (121.188.xxx.144)

    정말 할말이 없네요
    제남편 지금도 바람진행중인데
    정말 죽을것같아요
    대단하시네요
    안지 6개월정도 됐는데
    이방법저방법 써보고 있는데
    너무힘드네요

  • 7. dhk.
    '13.5.9 5:38 PM (218.38.xxx.105)

    와 정말 감사드려용. 정말 제게 큰 힘이 되는글입니다. 이글 베스트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원글님. 육아에 동참하지 않는 남편은 어찌 해야하나요?? ㅠ ㅠ

  • 8. 근데
    '13.5.9 5:44 PM (173.75.xxx.134)

    왜 남편을 애처럼 하나하나 어른 구실하게 부인이 만들어야 할까요? 봉사하고 엄마노릇하려고 결혼한 것도 아니데 많은 남편들이 애인이 아니라 엄마와 살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 9. ....
    '13.5.9 5:58 PM (114.201.xxx.42)

    이러니 남자새끼들이 정신을 못차리지...

    가다 가다 기운 떨어져서 내 품에 돌아오면 ok?

    원글님 내 딸이 원글님처럼 군다면 절연을 하던가 귀 싸대기를 쳐서 끌고 오던가 할거 같습니다만...

  • 10. 윗님
    '13.5.9 6:11 PM (211.115.xxx.79)

    술 좋아하는 남편 지혜롭게 바꾼 아내글에
    댓글 이렇게 싸지르시듯이 달면 기분 좋으신가요

    요즘 흔히 보는 딸부부 가정사에 참견하는 기쎈 장모같아요

  • 11. 통금
    '13.5.9 6:46 PM (1.241.xxx.227)

    통금시간 12시로 딱 맞춰서 오는걸 자랑처럼 얘기하던 한 아줌마가 생각나네요ㅎ
    근데 그 내막은 님처럼 문드러져있더라는ᆢ
    결국 여자가 악착같이 해서 남편을 고쳐지긴 했는데
    뭐 그 부부만 알수 있겠죠
    그게 쇼윈도 일수도 있는거고 그건 아무도 모른다는~

    원글님 말처럼 고쳐졌다면야~뭐 좋으시겠어요~ㅎ

  • 12. 아유
    '13.5.9 7:05 PM (119.149.xxx.181)

    우리 남편은 저위에 점4개같은 억센여자 안만난걸 행운이라는걸 알랑가몰라~
    우리아들은 저런 장모 안만나야 할텐데ㅡ

  • 13. 이건
    '13.5.9 7:34 PM (218.51.xxx.209)

    남편을 그냥받아들였다는의미네요
    사실 나를 떠나고싶다는인간
    보내주면 그만인데요
    그래도 자식때문이든뭐든 살고자한다면
    그냥지하고싶은대로하게
    냅두는게제일좋고편합니다
    원글님은 고쳐보려는의지가있으셨지만
    그냥놔버리세요
    이혼하느니그렇게살고있는데
    완전좋아요

  • 14. 정말
    '13.5.9 7:52 PM (39.118.xxx.142)

    대단하셔요..근데 이런건 아무나 못합니다.

  • 15. 원글님
    '13.5.9 8:21 PM (124.50.xxx.2)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런데 그렇게 노력해서 바뀌면 다행인데 대다수는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함정이죠. 양심이 있으니까 조금은 가정적이 될지 모르지만 그러자면 얼마나 힘이 들까요. 님은 정말 운이 좋은 케이스예요. 222.117님 댓글에 격하게 공감해요. 결혼해서 남편을 달라지게 만드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는 결혼전에 바람직한 배우자를 고르는 눈을 길러야 해요. 미혼 여성분들은.

  • 16. ...
    '13.5.9 8:26 PM (59.15.xxx.184)

    원글님 성공하셔서 다행이예요

    전 밖에서 쌓인 스트레스 풀고 싶으면 밖에서 풀라고 냅뒀거든요

    남의 말 듣지도 않고 자기 고집도 세고 남 밑에서 일도 못해서..

    그랬더니 카드 긁는 금액은 점점 커지고

    이틀 쉬면 많이 안 마셔서 집에서 마셔야겠다하고

    술 마시면 안주도 잘 먹고 밥도 잘 먹고 약도 잘 먹고 해장도 잘 먹고 가끔 비싼 약도 지어먹이고

    니코틴과 알콜에 찌든 몸에서 나온 아이는 맨날 아프고 ...

    남자나 여자나 술은 어느 정도 할 줄 알고 주사만 없으면 괜찮을 거라 생각한 제가 바봅니다 ㅜㅜ

    이젠 잘 안 마셔요

    몸에 탈이 나도 단단히 나서 본인이 먼저 조심해요

    그럼 뭐하냐고요 ..

    늦어도 너~~~무 늦은 걸..

  • 17. ....
    '13.5.10 5:04 PM (114.201.xxx.42)

    119.149님 아들.. 원글님 남편 분 같은가 봅니다?
    아직 결혼 안했다면 고쳐서 장가 보내던가
    자신 없으면 혼자 늙게 하세요.
    어만 집 딸과 뭣도 모르고 태어날 2세들을 위해서요.

    님의 자식이 애늙인이가 아니라면 겁낼 이유 하나도 없을 텐데 소가락 아프게 왜 댓글 다셨는지 궁금?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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