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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에 대한 애증문제 상담드립니다...

마인드컨트롤이필요 조회수 : 3,784
작성일 : 2013-05-09 11:47:01

전에도 비슷한 글 올렸는데 마음의 정리가 안되네요.

 

어제 새벽두시반에 화장실때문에 잠에서 깼다가

이리뒤척 저리뒤척하다 눈물만 질질 짜다가 다시 잠들어서인지

그 새벽의 감정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잠이 안와서 옆에서 곤히 자는 남편을 쓰다듬으며 다시 한 번 세상에 감사했어요.

제게 남편을 보내줘서 너무나 감사해서요...

 

부모의 폭력과 불화로 정말 지옥같던 10대를 보냈고,

아무런 직업도 없는 주부인 내 엄마는 아주 어릴때부터 항상 집에 없었고 

해가지기전에만이라도 귀가하기를 바라며 늘 동생과 불안에 떨던 어린시절이 기억나서,

또 아빠가 없는 날은 항상 새벽에 무거운 가구뒤에 꽂힌 전화기코드까지 다 뽑아놓고

잠자는 애들을 두고 나가서 아침에야 들어오던 상식밖의 엄마를 둔

내 어린 시절들이 생각나 스스로가 너무 가여워서 눈물도 나고...

정말 하나하나 다 말로 할 수 없는 내엄마의 이해할수 없는 수많은 기억들이

임신하고 나니 더더욱 이해할수 없는 엄마로 자꾸만 미움이 끓어오르네요.  

내엄마의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살면서 이를 바득바득갈며 살았던 지난 날들,

어쩌면 더이상 같이 살았다면 자살하거나 미쳤거나 했을텐데

대학졸업무렵의 제 이성은 지금보다 훨씬 현명했었는지

운좋게 타지로 와 직장생활 열심히하며 그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어요.

그러면서도 부모에대한 도리는 다 할고 산 것 같네요.

너무나도 심성이 바르고 성정이 좋은 가장 가까웠던 오랜 친구가

지금은 남편이 되어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절을 보내고 있지요.

친구일때도 좋은 사람이었는데

 몇 년안되는 결혼생활동안 정말 더더욱 배울점 많고 좋은 사람이란걸 알게되었어요.  

그런데,

경제적으로도, 정서적으로도 부족할 것 하나 없는 지금의 저는 속으로 곪아터져가고 있는 느낌이에요.

임신중이라 호르몬 영향이라고 하기엔 너무 오래된 고민이네요.

엄마에 대한 애증. 부모에 대한 애증...

아이를 가지니 더더욱 깊어지네요.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에게도 정성을 쏟게 되는데

내엄마는 아직도 어린시절의 딸에게 최선을 다해 이쁜 옷을 입혀키운게 크나큰 자부심으로 남아있네요.

지금의 내 엄마는 자식에게는 돈계산도 굉장히 흐리고,

(몇백이 되건 빌려달라고 해놓고 그걸로 끝... 한두번이 아니라 이젠 그것도 안하지만요...)

세상의 시선이 요구하는 딸노릇도 은근히 원하는데 그게 너무 구역질이 날때도 있어요.

부모도 완벽한 인격체가 아니었다고 생각해도 억울하기만 하고...

고아원에 안버리고 키워줘서 고맙다고 해야만 하기엔 어린날의 상처가 심해서 그냥 덮어만 두고 살았어요.

아마도..

아이를 낳으면 이런 감정이 더더욱 폭발할 것같아요.

아이도 자꾸 본인이 봐주겠다하지만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고 있는것 같이 느껴지니 치가 떨립니다...

남편에게도 얘기하고나니 좀 후련해진 느낌이지만 참 미안하기도 해요.

항상 도도하고 당당한 모습이었는데 어찌 갈수록 약한 모습만 보여야하는지 참 그래요.

그래도 하나하나 제감정까지 세심하고 다 배려해주고 토닥여주는 남편을 보며

성정이 바르신 시부모님을 저절로 존경하게 되네요.

아...내 부모도 존경하고 싶네요.

 

두서없지만 저같은 경험있으신 분들의 극복경험 좀 부탁드립니다.

마음이 너무 힘드네요.

 

 

 

IP : 115.91.xxx.20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반쪽의 복
    '13.5.9 12:00 PM (175.120.xxx.135)

    아무나 가지고 있는 복이 아니지요

    친정은 잊고 연락 끊고 사세요
    멀리 떨어질 수 있으면 멀리 이사 가시고요
    마인드 콘트롤이란 것도 잠시만 가능하지 계속 이어지기는 어려우니 지금의 가정만 생각하세요

    정 떨어진 친정엄마를 둔 님이 측은하진 않고
    지금의 행복과 가정 배우자 시부모가 너무 부럽네요

  • 2. ...
    '13.5.9 12:01 PM (49.1.xxx.28)

    이건 극복하고말고, 용서하고말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님 임신중이라 호르몬의 영향인것도 있지만, 출산하고 아이를 키우면서 아마 그 감정이 더 할거에요.
    어떻게 이렇게 여리고 약하고 천사같은 아이한테 그렇게 대할수있지? 하면서요.

    부모가 비교적 괜찮은 사람이었나 아니었나는 그 자식이 자식을 낳은 후 부모를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달려있는것 같아요. 섭섭헀던 기억도 자식을 기르니 이해가 되는 사람이 있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기부모가 더 이해안되는 사람이 있어요. 저 역시 후자에요.

    우선 원글님, 자녀양육서 그리고 심리학서적을 가까이하세요. 아이가 태어난후에
    원글님 부모에게 보고배운 방식이 아니라, 당신이 새로이 익힌 지식으로 아이한테 최선을 다해주시구요.
    당신이 자식한테 하는 방식으로, 자기자신도 충분히 사랑해 주세요.

    그래도 님은 운이 좋네요. 저는 시부모복도 없어요, 어쩜 걸려도 그렇게 걸리는지.
    남편복은 있고, 자식복도 있는것같아서 저는 그냥 부모복은 아예 타고나지를 않았구나 그렇게 털어버렸어요.

    원글님 부모 용서하지마시고, 당신 마음 가는대로 하세요.
    그리고 손주는 절대 맡기지마세요. 절대로.
    원글님이 컸던거처럼 자식도 키우고싶지않으면 절대로 그렇게 하지 마세요.
    차라리 사람을 쓰세요.

    자식도리..는 솔직히 부모가 한만큼 돌려받는게 지당하다는게 제 생각이지만
    원글님 마음가는대로 하세요. 저같으면 정말 기본만하고 되도록 거리를 두고 살겠어요.

    부모와 가족에 상처가 많은 여성들이 임신 및 출산을 겪으면서 자신부모에 대한 불만이 많이 폭발합니다.
    아이키우면서 상담도 받고, 그룹치료도 많이 해요. 제가 아는 사람들은. 자신의 상처가 대물림될까봐요.

    저는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아 부모가 얼마나 아이한테 절대적이고 권위적인 존재인지
    알겠고, 내 부모가 그 권위를 얼마나 남용하면서 제멋대로살았는지 새삼 깨닫는중입니다.
    부모도 인간이구나...가 아니라 내 부모 정말 인격이 바닥인 사람이구나 알게됩니다.
    억지로 이해하려도, 억지로 용서하려고도 하지 마시고 사회의 자식도리운운 이런 말에 끌려가지마시고
    본인 마음가는대로 하세요.

  • 3. 노랑풍선
    '13.5.9 12:07 PM (116.124.xxx.164)

    그 심정 저도 이해갑니다. 저도 님처럼 불우한 어린시절과 사춘기를 보내고 결혼하고 제아이들을 낳고 이제 살만하니 행복해야 할텐데 자꾸 그 시절이 생각나 우울한 일인 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극복하려고 노력해보세요. 마음을 털어놓을수 있는 친구나 형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으면 속이 좀 풀리더군요. 전 두살아래 여동생에게 털어놓으며 마음을 다스리고 있어요.
    처음엔 원망과 분노로 상종을 안해보려고도 했지만 이젠 불쌍하게 보려고 노력한답니다. 저와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 부모 자식으로 만나 서로가 참힘들었구나 ! 생각하고 님 남편과 자녀에게만 집중해보세요. 힘내세요

  • 4. 원글입니다.
    '13.5.9 12:40 PM (115.91.xxx.203)

    말씀해주신대로 제 아이는 절대 맡기지 않을거에요.
    물리적거리도 멀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게 제 마음이니까요.
    윗분들 말씀처럼 그냥 마음가는대로 하고 살려고 저도 노력중이에요.
    나이들어 이젠 몸도 약해지고 하니 정신적으로, 정서적으로 의존하고싶어하지만
    전혀 제마음이 안움직이네요...
    하고싶은 사치 다해야 직성이 풀리니 늘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많고,
    나이가 들어서 이젠 덜하다하지만
    아직도 맘에 안들면 화부터 내고 소리부터 지르는 엄마를 보면,
    정말 표현해주신대로 정떨어질때도 많아요.
    제발, 부디 제 아이에겐 절대 대물림되지 않아야 하는데 그래서 이를 악물고 다짐합니다.
    정성어린 답변들 고맙습니다.

  • 5. 원글입니다.
    '13.5.9 12:50 PM (115.91.xxx.203)

    그리고...
    우스운건...
    본인들은 전혀 그렇게 생각안한다는거에요.
    고생고생해서 가르치고 키워놨더니 저런다고 아마 개념없는 미친 자식(ㅡ.ㅡ)
    취급할거에요 아마..에구.

  • 6. 와이러니
    '13.5.9 2:08 PM (124.5.xxx.102)

    원글님 어머니나 제 모친이나 비슷한 유형이네요.
    내세운다는 것이 고아로 안만든 것이고, 사치스럽고, 자식을 철저히 소유물로 인식한다는 것.
    제 경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히스테리컬한 성격이었어요.


    원글님이 엄마와의 관계에서 벗어나길 원하는 것이라면 나쁜 딸이 되면 될 것 같아요.
    엄마한테는 물론이고 다른 가족이나 주변 지인들로 부터 비난 받을 각오를 감수하셔야 한다는 뜻이예요.
    좋은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요. 어느 한 쪽을 택하는 수밖에..
    대신 나쁜년이라고 욕먹을 각오가 돼있다면 관계 정리에 두려울 게 없을 거예요.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내 마음에 평화가 온다는 뜻은 아니예요.
    엄마가 인간적으로 처량하게 느껴질 때도 있으니까요.
    어쨌뜬 그로인한 마음의 짐도 스스로 감당할 수밖에 없겠죠.
    새로운 선택에 대한 댓가를 치루는 것이니까요.
    내 편한 길 찾아가는데 맘의 짐까지 벗길 원한다면 그게 욕심이고, 가능한 일도 아니지 않을까요?
    그런데 원글님이 엄마에 대한 연민 또는 막연한 불안감으로 관계단절도 어려운 심리상태라면
    저는 딱히 좋은 방법을 모르겠어요.


    제 경우를 말씀드리자면, 저 역시 엄마와 애증의 관계이고 저는 몇 년 전부터 엄마를 만나지 않아요.
    처음 몇 년을 그렇게 안보고 지내다가 어떤 일을 계기로 다시 보게 됐지만 역시나 다시 제자리였어요.
    그 후 다시 안보고 지내요.
    이렇게 지내니까 위에서 말한 마음에 짐도 때때로 괴롭지만 다른 가족관계에서도 미안함이 있어요.
    종종 아빠나 다른 형제들은 만나지만 아무래도 엄마 눈치 보느라 다른 가족들을 힘들게 만드는 꼴이죠.
    저도 어린 조카들 보기에 민망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제 경험으로 보면 처음에는 친구들도 제 입장을 이해한다고 말했지만
    막상 제가 엄마와 단절을 하고 난 이후에는 "그래도 부모인데.."라면서
    관계 개선을 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어요. 진심 이해 받긴 힘든 것 같아요.
    경험이 없는 사람이 진심으로 이해하기가 무리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같이 살고 쭉 봐 온 형제들 중에도 처음엔 그렇게 말했으니까요.
    다른 형제들이라고 엄마에 대한 심정은 비슷한데 그냥저냥 견디는 쪽이예요.


    그런데 저는 혼자 독립해 사는 것이라서 단절이라는 선택이 나름 쉬웠던 것 같아요.
    저 혼자만 감당하면 그뿐이었으니까요. 그에 비해 원글님은 결혼해서 또 다른 가족이 있으니까
    저보다는 판단하기가 참 많이 어려울 것 같아요.
    남편분이 친정식구들로부터 휘둘리지 않게 당사자로서 보호할 자신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제 경우를 보더라도 무엇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어요.
    저는 다만 최선의 방법을 찾았다기 보다는 견딜 수가 없어서 선택했고
    다행히 그 전보다는 스트레스가 줄었고.
    그로인한 주변의 비난이든, 스스로의 마음의 짐이든 감담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가라앉아요.


    원글님도 어려운 얘기 풀어내셨으니 그 생각들을 잘 정리하셔서 잘 선택하시길 바랄게요.

  • 7. --
    '13.5.9 2:08 PM (202.31.xxx.191)

    본인들 절대 모릅니다.
    저도 뉘늦게 (40쯤) 엄마로부터 받은 상처가 도져서 악다구니치듯 난리를 몇번(한번으로는 안되더군요)쳤어요. 처음엔 가르칠 거 다 가르쳐놨더니 무슨 소리냐고 하더군요. 감정이 올라오는대로 했어요. 참지 않았습니다. 그간 참은게 너무나 억울하고 슬퍼서...근 10년 가까이 그렇게 했더니 조금씩 풀리네요.
    암마에게 맞추지 마시구요, 본인의 감정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세요. 아이를 키우면서 더 억울해집니다. 이렇게 작은 아이에게 그렇게 함부로 할 수 있었나싶은 게.......
    미친자식 취급하는 거 겁내지 마세요. 당신이 제일 소중해요. 이제 당신을 지킬 수 잇는 힘이 생겼어요. 하고싶은대로(감정이 원하는대로) 하는 게 좋아요. 아니면 나중에 병생기고 아이에게도 안좋아요. 엄마가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 8. --
    '13.5.9 2:10 PM (202.31.xxx.191)

    서적 보는 거 찬성입니다. 저는 '상처받은 내면아이'를 봤어요. 거기 프로그램도 참가했구요. (목놓아 울고 다녀와서도 눈가가 물러지도록 몇달을 거의 매일 울었습니다. 어린 제가 불쌍해서요)
    그리고 '비폭력대화'도 했구요. 또....심리상담도 받고요. 도움이 되었어요. 상담은 좀 신중하게 생각하시고요 책보는 거 추천합니다. 태어날 아이를 기대하세요~~~

  • 9. 원글입니다.
    '13.5.9 2:36 PM (115.91.xxx.203)

    지금은 제엄마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이는 쪽으로 생활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이를 낳으면 자꾸 제 생활로 들어오려는 엄마때문에 미리 스트레스가 많았어요.
    반갑지도 않은 산후조리를 해주겠단 핑계로요...
    남편이 정리해주겠노라했는데도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네요.
    제가 그리 호락호락한 편이 아닌데도 이러는거보면 정리의 필요가 분명 있다고 생각되네요.
    그냥 제 엄마는 1년에 명절두번 보는것만하고 살고싶어요.

    와이러니님. 감사합니다.
    저역시 다른 사람들의 심적 지지를 받기어려워서 더 힘들었나봐요.
    비난이 겁나는게 아니라 그 과정자체를 번거로워한것 같기도 해요.
    도움되는 말씀감사합니다.

    ㅡㅡ님. 저도 소개해 주신 책도 도움받고 여러가지 조언주신것 참고할게요.
    감사합니다.

  • 10. ㅇㅇ
    '13.5.9 8:48 PM (178.71.xxx.184)

    제가 82가 참 좋은게
    부모자식관계에서 내가 당한 일이 나만의 일이 아닌걸 알게해준 점이예요.
    글쓴님. 괴로워하지마세요. 죄책감도 가지지마세요.
    (물론 말이야 쉬운데 어려운거 알아요) 토닥토닥
    글쓴님 잘못 아니예요. 이젠 좀 글쓴님 마음대로 사셔도 되요.

    앨리스 밀러 [폭력의 기억, 상처받은 아이들]추천합니다.
    효의 논리, 부모를 공경하라는 성경의 논리에 짓눌려 신음하는 괴로운 자식의 마음을 감싸주고 편들어주고 위로해주는 책입니다.
    개인적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예전에 있었던 일 꺼내놓으면서 따져봤자 소용없어요.
    그저 갈등의 원인인 당사자와 인연을 끊고 안보고 사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걸로 인해 너무 괴로워하지마세요.

    남편분한테도 너무 이 상황을 100프로 오픈하는 것도 비추입니다.
    공감보다는 사건해결을 중요시하는 남성성 특성상 싸움날 가능성도 많아요.
    믿을 사람은 내 자신밖에 없고 내 자신을 더 견고히하세요.
    부모 봉양, 용돈, 뭐 이런 것 안하는 대신
    글쓴님의 가족이 튼튼하게 설 수 있는 쪽으로 집중을 하시는 게
    따지고보면 오히려 그게 진짜 효입니다.

    그러니 괴로워하지마세요.....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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