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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3아들이 보낸 어버이날 편지

고슴도치엄마 조회수 : 3,346
작성일 : 2013-05-09 10:05:00

부모님께

겨울내 웅크렸던 봄이 피어나는 5월 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가끔은 잠깐 하던일을 내려놓고 뒤를 돌아봐야할 때가 있습니다

당연시 여기고 지나쳤던것들을 돌아보며 힘을 얻고

다시 목표를 채워야 합니다

이런 성찰이 가능해질때 우리는 방향을 잃지않고

치열하게 살수 있습니다

저에게는 무엇이였을까요?

많은 것을 생각해 보았지만

그어떤것 보다 중요한 그것은 바로

부모님의 '헌신"이었습니다

저는 아직 학생이라서 헌신한다는게 무엇인지 아직은 잘 모릅니다

남에게 내소중한것을 준적도 없습니다

하지만 제가 부모님의 "헌신"을 받지 못했더라면

지금의 저를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어머니가 주시는 아침밥을 먹지못하고 굶고

아버지가 사주시는 책을 보지못해 공부할수없고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것을 느끼면서

외롭고 쓸쓸하게 살았겠지요

어쩌면 그것보다 더 비참할것입니다

저는 어쩌면 부모님이 주시는 "헌신"을 양분으로 사는 화초일지 모릅니다

"헌신"이 없다면 쉽게 시드는 그런 "화초"

하지만 보통의 화초주인과는 다르게 이화초의 주인은

그저 바라는것없이 화초에게 양분을 줍니다

볼품없는 화초라도 아낌없이 주시는 저의 부모님

감사 합니다

사랑합니다

 

 

이녀석 머리속엔 뭐가 들었을까요?

너무나도 당연하게 부모로서 해줄수있는 밥과 공부할수있는 책을 준게 다인데.....

성향이 느리고 말도 어눌하고 해서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주자 하는 생각으로 키웠는데

(형편상 사교육도 못시켜서 짠했거든요)

공부로도 기쁨을 여러번 주더니 이런 편지도 받아보네요

지금 형편이 어려워 물질적으로 다못해줘 마음으로 미안해하시는 부모님들

보이는게 다가 아닌 모양입니다~

IP : 118.37.xxx.120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엄마
    '13.5.9 10:07 AM (59.22.xxx.53)

    멋진 아드님이네요
    울 딸도 어제 뽀보 백번 해준댔는데...
    아직 37번 남은거 학교 다녀와서 해준대요
    존재 자체로 넘 행복해요
    아 보고 싶네요^^

  • 2. 나름 진지한 글이 웃음나고 사랑스럽네요
    '13.5.9 10:11 AM (203.247.xxx.210)

    아드님 잘 키우셨습니다!

  • 3. 123
    '13.5.9 10:13 AM (203.226.xxx.121)

    와~ 정말 감탄사가..
    전 아드님보다 나이가 2배는 많은데
    아직 부모님께 저런 글 한번 써드린적없네요...........

  • 4. 와.....
    '13.5.9 10:13 AM (175.118.xxx.182)

    아드님 정말 멋져요. ^________^
    잘 키우셨어요...

  • 5. 세상에나
    '13.5.9 10:18 AM (124.50.xxx.18)

    이런 편지를 쓰는 아들도 있군요...
    저희 대딩 두녀석은 유치원때 이래로.. 어버이날 편지가 거의 같습니다..
    저를 낳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유치원때 처음쓴 원본을 두고 베끼는 것 같다는...
    기특한 아드님이네요... 흐뭇합니다..

  • 6. 세상에
    '13.5.9 10:21 AM (59.7.xxx.88)

    원글님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 7. 야옹조아
    '13.5.9 10:26 AM (116.212.xxx.211)

    7살아들한테 만원 받았어요^^

    아이들에게 거울이 되도록 열심히 살께요

  • 8. !!
    '13.5.9 10:26 AM (112.167.xxx.80)

    원글님 한번 만나고 싶습니다 222
    어떻게 '헌신'하시며 키우셨는지요?
    정말 궁금하고 궁금하네요^^

  • 9. 참 예쁘다.
    '13.5.9 10:27 AM (71.224.xxx.108)

    남의 아들이어도.
    그리고 내 아들도 예쁘네요.
    나이 50넘어 귀 뚫은 엄마를 위해 5개의 귀걸이를 선물했네요.

  • 10. Mrsjs
    '13.5.9 10:41 AM (222.103.xxx.122)

    우리 아들도 저걸 깨닫는 날이 올까요?
    엄마 밥하는것과 자기 공부히는거 바꾸자는데...

  • 11. ㅇㅇ
    '13.5.9 10:52 AM (203.152.xxx.172)

    글 문장력이 장난 아닌데요 ㅎㅎ
    저희고2딸은 딱 세줄짜리 편지 써왔던데 ㅎㅎ
    너무 짧은거 아니야? 했더니 바빠서 액기스만 쓴거라고

  • 12. ^^
    '13.5.9 11:05 AM (218.38.xxx.97)

    자식은 약간 부족한 듯 키우는게 정답인거 같네요^^ 요즘 애들 부족한 거 없이 너무 넘치게 자라서 감사할 줄 모르고 겸손이라는 게 뭔지도 모르죠ㅠ 조그만 일에도 감사할 줄 알고 부모님 마음 헤아릴 줄 아는 속 깊은 아들로 잘 키우신 어머님 존경스럽습니다^^

  • 13. 국문과출신
    '13.5.9 11:12 AM (211.216.xxx.31)

    소박하지만 감동주는 편지네요.
    이런 글이 작문점수 백점짜리에요. ㅎ
    분명 논술로도 왠만한 대학갈 거같아요. ㅎ

    부러워서 회사다니는 울 아들에게 복사해서
    멜로 보내주니
    ...

    고3 때 편지 쓸 시간이 어디 있냐공
    자긴 핸폰도 반납하고 공부했다공... ㅉㅉ

  • 14. 원글
    '13.5.9 11:56 AM (118.37.xxx.120)

    모두들 감사합니다
    늘 부족하게 해줘서(형편이 넉넉했어도 제성격상
    원하는걸 모두 채워 주지는 않았을게예요 공부는 스스로 하는거다하고 쿨하게^^)
    아주 당연한걸 감사하게 생각하는 마음,
    그게 아주 기분이 좋았구요
    편지주는것도 쑥스러워 밤에 자는사이
    식탁위에 얌전히 올려놓았더라구요
    이과지만 국어는 효자과목(따로 공부 안하고 수업시간만 집중해도 퍼팩트한 점수 나옴)이라하니
    윗분 말씀대로 논술로 대학 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앞으로도
    이렇게 늘 감사하며 살았으면 좋겠어요~~

  • 15. ..부러워요~
    '13.5.9 12:01 PM (180.69.xxx.163)

    반듯한 생각과 품성의 아드님을 두셨을 꺼라 생각되네요.
    따뜻한 글로 저도 이리 마음이 훈훈한데
    같은 고3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생각깊은 아들 두신거 부럽습니다~~~

  • 16. ^^
    '13.5.9 12:05 PM (112.167.xxx.80)

    시간 나실 때 살아오신 이야기, 한 번 들려주세요!
    아이들 키우는게 늘 어려운 아직은 초등학교자녀 둔 엄마로서,
    정말 아드님의 마음 속에 있는 부모의 상을 배우고 싶네요!

  • 17. 아이비
    '13.5.9 2:45 PM (202.31.xxx.191)

    감동이네요. 잘 키우셨습니다.

  • 18. 감동
    '13.5.9 3:02 PM (218.39.xxx.164)

    정말 예쁜 아드님을 두셨어요...감동이네요^^

  • 19. 세누
    '13.5.9 3:32 PM (14.35.xxx.194)

    저 복사해서 바탕화면에 저장했습니다
    아 하면서 탄성이 절로 나오는 훌륭한 편지였어요
    마치 제가 부모님께 쓰고 싶은 편지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훌륭한 아드님 부럽습니다

  • 20. 철 다들은 아들이네요
    '13.5.9 4:23 PM (1.234.xxx.236)

    부모와 자식이 뭔 지 그 인연의 의미를 깨달은 사람이 쓴 편지네요.
    감동 받았어요.

    약간 부족하게 키웠다는 거 무슨 뜻인 지 알겠어요.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조금씩 부모에 의존하지 않도록 힘을 길러주신 거겠죠.

    보기 좋습니다.ㅎㅎ

  • 21. 가고또가고
    '13.5.9 4:30 PM (121.127.xxx.234)

    저도 감동받았어요
    원글님은 인생살이 성공하신분이네요
    이글캡쳐해서 두고두고봐야겠어요
    그리고 또 이글읽으면서 노력해볼래요
    멋진엄마 멋진아들입니다

  • 22. 원글
    '13.5.9 4:33 PM (118.37.xxx.120)

    윗님
    잘 보셨네요^^
    기본은 해주되 절~ 대 넘치지 않고 먼저 손내밀지 않고
    기다려주기
    속터져도 잔소리 하지않기(성향이 느린 아이라)
    요즘 엄마에 비하면 수수방관형 엄마입니다
    야자 끝나고 저녁에 오면 저징해 두었다가
    댓글들 보여줘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23. 편지
    '13.5.10 1:29 AM (218.152.xxx.135)

    원글님 정녕부럽습니다.

  • 24. ^*^
    '13.5.10 8:06 AM (218.38.xxx.26)

    사위 삼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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