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 서울에, 결혼한 언니, 오빠, 부모님 모두 같은 지방
남쪽 끝자락에 사시구요.
결혼한지 13년쯤 됐는데
점점 가족들하고 마음도 몸도 멀어지는 느낌이 들어요.
친정집이 좁고 낡아서 우리 가족이 가면, 이건 언니네 명절쇠러 올때도 마찬가지구요.
오빠네 집에서 거의 머무는대요.
시작은 부모님이 조카 어릴때 아이 봐주러 오빠네서 몇년간 지내실 때 아예 명절을 그리로 오라고 한 일이죠.
그게 몇년이 돼다보니 새 언니가 그거 불편해하는 게 딱 느껴져요. 그래서 부모님댁으로 간적도 많은데
언니네 우리 식구가 같이 자려면 일단 잘 방이 없어요ㅠㅠ
새 언니랑은 우리 부모님이야 자기 필요할 때 애 봐주고, 오갈적마다 집안 대청소에 살림 정리 다해주고
반찬까지 싹 해다주시니 부모님하고는 그럭저럭 좋은데 저랑은 별루 편하지 않은 상태구요.
오빠도 새언니 편이고
그러니 부모님도 사위 손주 불편한 곳에서 자게 하는게 마음쓰이니 맘편히 오라지도 못하시구요.
맨날 괜찮다 담에 보자 이러고.
언니네는 시부모님이랑 살아서 또 불편함이 있구요.
우리 내려가는게 가족들한테 막 짐이 되는 느낌이예요.
안 그래도 부모님도 불편한 곳에서 사시는 게 (이게 아빠 어디가 나오는 애들이 아주 싫어하는 집 수준이예요)
맘에 걸려서 형제들끼리 모아서 전세라도 다른 데 얻자 했더니
재개발 걸린 지역이라 집 비우고 옮기기도 아주 애매한 상황이라 부모님이 싫어하시고.
명절마다, 휴가마다 묵어가는 문제로 자꾸 서로 부담스러워 하니
저도 친정 가는게 불편하고 나름 섭섭한 마음도 생기고, 친정 별루 가고 싶지가 않아요.
너무 오래 떨어져 살아 그런가 부모님하고 나눌 이야기도 점점 줄어들구요.
그래도 결혼 십년차 정도까진 휴가도 친정식구들이랑, 못가도 명절 둘 중에 한번은 가고, 그랬는데
올해엔 작년 추석뒤로 친정 간 적이 없네요.
이러다 부모님 돌아가시면 후회할텐데, 참 마음이 답답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