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된 엄마 삶에 대한 죄책감...조언좀부탁.

눙물 조회수 : 2,172
작성일 : 2013-04-30 23:43:01

 

안녕하세요.

마음의 짐이 있어서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엄마께서 젊은시절부터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아버지를 너무 사랑해서 결혼하신 엄마는 술 좋아하고

다혈질인 아버지와 살면서 정말 고생..말 못할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서..

엄마의 너무 큰 사랑과 헌신으로 밝게 잘 자랄 수 있었던 것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고생하고 계시구요.

아버지는 본인의 어린시절, 할아버지께로부터 받은 학대와 상처들을

본인이 가장이 되었을 때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 케이스였죠.

능력이 있으신 것도 아니고, 빠듯한 살림에 아끼면서 살아야 하는데,

본인은 평펑 쓰시고..엄마께 왜 돈이 안모이냐고, 모든 것을

엄마 탓으로 돌리세요. 욕도 잘하시구~ 본인 성격에 못이겨서 그러세요..

물론,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의 역할도 하세요. 본인이 기분이 좋을 때에만!

나이 드시면서... 성질이 많이 죽긴 했지만, 여전히 욱하는 성격과

엄마의 고생은 여전하세요. 아직도 엄마는 일만 하시구요. 고생스러워요.

그래도 엄마는 본인이 사랑해서 결혼했고, 아빠의 삶을 측은하게 여기며..

관계는 좋고 나쁘고의 반복이고, 잘 지내시는편..

 

여기까지가 제 성장환경, 배경 설명이구요.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기부터 엄마의 삶에 대한 보상을 내가 해드려야한다는

잠재의식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를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엄마가 좋아하실 만한 대학에 들어갔고,

고소득 전문직을 위해서 시험도 준비했었어요. 번번히 떨어졌구요.

그러다보니 엄마께 가장 죄송했어요.

사실, 저는.... 평범하게 살아도 행복한 사람이란 걸 알아요.

물질에 대한 욕심도 없고, 자신에 대한 성취욕이 강해서 작은 것이라도

성취하면서 소박하게 사는것이 전 행복하구요.

지금의 남자친구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다면, 제가 소망하던 가정생활을

할 수 있을것이구요. (아빠 성격덕분에, 아빠와 정반대의 남자를 고르게 되었죠)

근데... 제가 소득도 딱 제가 먹고 살 만큼이고, 결혼을 하더라도

내 가정 잘 챙기면서 살 수 있을 정도인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엄마에 대한 마음의 빚이 너무 커요...

엄마 생각하면 항상 눈물 나고...

지금도 일하시는데, 제가...너무 죄송해요. 저는 그냥 평범하게 제 앞가림

할 수 있을 정도일뿐.. 계속 엄마를 서포트 해줄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서...

죄책감이 커요....

아빠 때문에 평생 고생만 하셨는데

그냥...제 마음을 들여다보면...엄마의 고생을 보상해드려야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친구는 저보고... 이런 마음가짐이 건강하지 못하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사람마다 독립적인 인격체이고, 각자 선택한 삶이고,

잘 감당하며 사는게 인생인데.... 내가 왜 이렇게 엄마에 대한 마음의 빚같은거..

보상해드려야한다는 의무감 같은게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남자친구는 저보고..왜 자꾸 어머니의 삶을 부인하려드냐고...

있는 모습 그대로 봐드리고, 동정하려 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아요.

 

저에게 분리불안?? 같은게 있는 걸까요..

한번도 독립해서 산적 없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보지 않아서...

이런 마음이 드는걸까요.....ㅠ.ㅠ

 

조언좀 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제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은 알겠는데,

어떻게 마음 먹어야할 지를 모르겠어요..

책 추천도 좋구요.....

 

 

IP : 110.46.xxx.173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어머니
    '13.4.30 11:45 PM (39.118.xxx.142)

    는 딸이 반듯하게 잘 자라 효심까지 깊은거로 보상 받으신 겁니다.
    마음의 짐을 벗으세요.

  • 2. 제친구가 그런데
    '13.4.30 11:46 PM (180.65.xxx.29)

    사람 나름이겠지만 그친구는 결혼해서도 엄마만을 위해서 살아요
    돈벌어 엄마 다 주고 남편이 조금만 친정에 소홀해도 부부싸움하고 남편도 스트레스받고
    결혼전에 어떤 형태로라도 치유받고 결혼 하세요
    아니면 원글님만 힘든게 아니라 배우자 자식도 힘들고 가정이 흔들려요

  • 3. 팟케스트
    '13.4.30 11:48 PM (112.151.xxx.163)

    벙커1 특강 강신주 박사 부분 다 들어보세요. 답이 나올듯 합니다.

  • 4.
    '13.4.30 11:49 PM (124.61.xxx.59)

    전 부모자식 관계도 받은만큼 주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원글님이 능력이 되서 갚으면 좋은거죠. 지금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성공해서 갚으면 되죠.
    어머님이 그렇게 고생하고 희생하셨는데 나몰라라하는것도 이상한거잖아요.

  • 5. 토닥
    '13.5.1 12:00 AM (112.179.xxx.120)

    어머니께 물질적인 도움을 드리는것도 좋지만
    그보다 행복하게 사는 딸의 모습이 더 큰 위안이 될 수 있어요
    내 삶은 고단했지만 딸내미는 나보다 낫구나 느끼시게끔...
    온전히 다 감당하려고 하면 원글님 삶까지 너무 무거워져요
    여력이 될때마다 할 수있는만큼만 조금씩 나눈다 생각하세요^^

  • 6. 연못 한가운데
    '13.5.1 12:07 AM (221.138.xxx.144)

    성장환경이 안정적이지는 않으신 편이죠. 아이가 마음편하게 낙천적으로 아이의 모습 그대로 하루하루 지내는게 아니라 항상 아빠와 엄마 얼굴을 보며 이상한 조짐이 없는지 살펴보고 불안해하면서도 겉으로는 웃는 그런 모습이 떠오릅니다.
    어머님 말고도 원글님 마음속에도 눌러져있는 상처와 분노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내가 잘되면 엄마가 위로를 받으실거야...하는 건 원글님의 생각일 뿐이고, 어머님의 인생은 따로 있습니다. 자식이 아무리 잘 되어도 못된것보다는 백배 낫겠지만 어쨌든 자신의 인생에서 아무것도 일군게 없다면 허망하고 슬픈겁니다. 요즘처럼 평균수명이 늘어난 때에는 더 말할 게 없겠죠.
    원글님이 책임질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삶 뿐이예요. 소박하게 살아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욕심을 내려놓고 소박한 삶을 사는 사람들도 나름대로 치열하게 살면서 자신을 담금질하고 성장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원글님이 결혼하실 미래의 배우자와 구체적인 가정의 상을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위해, 자신의 가정을 위해 어떻게 하고싶은지도 계속 공부하고 고민하고 주변과 이야기나누고 많이 노력하셔야 해요. 항상 주어가 원글님이 되게 하세요. 나는 이렇게 할거다, 나는 이러고 싶다, 나는 그런건 싫다, 나는 그런 일에 화난다 하는 식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세요.
    원글님의 삶이 주체적으로 건강해질 때 원글님의 몫을 하는 거예요. 아무도 누군가에게 보상을 될 수 없습니다. 설사 그게 정말 희귀하게 어쩌다 한번 가능할지라도 그렇게 남의 보상이 되기위해 또 자신의 삶과 자신의 목소리를 버린 사람은 또 누가 보상해주나요? 보상은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는 있어서는 안되는 단어입니다. 제 생각입니다.
    이 책들을 추천해드립니다. 기억하게 되는 구절들이 많았습니다.
    엄마, 나를 놓아주세요!/마르셀 뤼포
    독이 되는 부모
    아직도 가야할 길/스캇 펙

  • 7. 대체적으로
    '13.5.1 1:18 AM (222.109.xxx.114)

    딸들은 엄마 인생에 대해 보상해주고 싶은 심리가 있어요. 저도 그렇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8472 장윤정 “10년동안 번 돈 어머니가 모두 날렸다” 83 000 2013/05/03 25,214
248471 김재철의 유령.. 1 yjsdm 2013/05/03 508
248470 여러분들의 고견이 필요합니다!! 미국 동부 여행 3 제발제발 2013/05/03 773
248469 중2과학 답 좀 알려주세요 3 감사합니다 2013/05/03 618
248468 정부, 70년대 ‘공장 새마을운동’ 닮은 하향식 생산성 운동 제.. 3 .... 2013/05/03 470
248467 전기세가 얼마나 나오나요? 17 ... 2013/05/03 2,651
248466 생수 렌탈 저렴한데 아세요? 2 급질 2013/05/03 1,596
248465 만인에게 너무 친절한 남친이 걱정이예요 10 아아:: 2013/05/03 6,011
248464 동천래미안 근처 괜찮은 한식당 추천해 주세요..^^ 4 ... 2013/05/03 755
248463 어린이집 대체교사 어떤가요 3 ... 2013/05/03 1,458
248462 어제 무료사주 보는 곳 2 재호맘 2013/05/03 5,173
248461 다들...시부모님이 어린이날 선물 챙겨주시나요? 30 궁금이 2013/05/03 3,091
248460 새 피아노와 중고 야마하(일본산) 어떤게 좋을까요? 7 피아노..... 2013/05/03 7,858
248459 (방사능)대한민국의 3%의 엄마들을 찾습니다.-아이방사능급식 6 녹색 2013/05/03 975
248458 부유한 시부모님께는 무슨 선물을 해드려야 할까요? 16 부자 2013/05/03 2,775
248457 시험보면 아는 것도 다 틀려와요 - 조언부탁- 4 고1 고민 2013/05/03 818
248456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가족들 있는분들은 ..?? 4 ... 2013/05/03 1,230
248455 00학번 인서울 대학교 혹시 논술 안보고 가셨나요?? 8 몰라서 여쭙.. 2013/05/03 1,158
248454 불독맨션을 아세요? 오랜만에 신곡이나왔네요...^.^ 3 내마음 2013/05/03 410
248453 문경새재 숙소 추천 1 라랄라~ 2013/05/03 2,914
248452 어린이날 선물로 물김치보내신다는?? 34 2013/05/03 3,221
248451 김종국 새 MBC 사장, 해직 기자 복직시킬까 6 세우실 2013/05/03 1,032
248450 급질문))약사님 계시면 답변좀 해주세요 2 급질문 2013/05/03 543
248449 바퀴바퀴바퀴...ㅠㅠ 도와주세요 3 ㅠㅠ 2013/05/03 728
248448 공정무역 시어버터에서 주는 비누 어디서 사죠? 5 공감 2013/05/03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