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음의 짐이 있어서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남겨봅니다.
엄마께서 젊은시절부터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아버지를 너무 사랑해서 결혼하신 엄마는 술 좋아하고
다혈질인 아버지와 살면서 정말 고생..말 못할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저는 어릴 때부터, 그런 환경에서 자라면서..
엄마의 너무 큰 사랑과 헌신으로 밝게 잘 자랄 수 있었던 것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고생하고 계시구요.
아버지는 본인의 어린시절, 할아버지께로부터 받은 학대와 상처들을
본인이 가장이 되었을 때 고스란히 드러나게 된 케이스였죠.
능력이 있으신 것도 아니고, 빠듯한 살림에 아끼면서 살아야 하는데,
본인은 평펑 쓰시고..엄마께 왜 돈이 안모이냐고, 모든 것을
엄마 탓으로 돌리세요. 욕도 잘하시구~ 본인 성격에 못이겨서 그러세요..
물론, 좋은 아버지, 좋은 남편의 역할도 하세요. 본인이 기분이 좋을 때에만!
나이 드시면서... 성질이 많이 죽긴 했지만, 여전히 욱하는 성격과
엄마의 고생은 여전하세요. 아직도 엄마는 일만 하시구요. 고생스러워요.
그래도 엄마는 본인이 사랑해서 결혼했고, 아빠의 삶을 측은하게 여기며..
관계는 좋고 나쁘고의 반복이고, 잘 지내시는편..
여기까지가 제 성장환경, 배경 설명이구요.
그래서 그런지... 청소년기부터 엄마의 삶에 대한 보상을 내가 해드려야한다는
잠재의식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엄마를 위해서 열심히 공부했고, 엄마가 좋아하실 만한 대학에 들어갔고,
고소득 전문직을 위해서 시험도 준비했었어요. 번번히 떨어졌구요.
그러다보니 엄마께 가장 죄송했어요.
사실, 저는.... 평범하게 살아도 행복한 사람이란 걸 알아요.
물질에 대한 욕심도 없고, 자신에 대한 성취욕이 강해서 작은 것이라도
성취하면서 소박하게 사는것이 전 행복하구요.
지금의 남자친구와 결혼해서 가정을 꾸린다면, 제가 소망하던 가정생활을
할 수 있을것이구요. (아빠 성격덕분에, 아빠와 정반대의 남자를 고르게 되었죠)
근데... 제가 소득도 딱 제가 먹고 살 만큼이고, 결혼을 하더라도
내 가정 잘 챙기면서 살 수 있을 정도인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엄마에 대한 마음의 빚이 너무 커요...
엄마 생각하면 항상 눈물 나고...
지금도 일하시는데, 제가...너무 죄송해요. 저는 그냥 평범하게 제 앞가림
할 수 있을 정도일뿐.. 계속 엄마를 서포트 해줄 수 있을 정도가 아니라서...
죄책감이 커요....
아빠 때문에 평생 고생만 하셨는데
그냥...제 마음을 들여다보면...엄마의 고생을 보상해드려야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한 것 같아요.
하지만, 제 친구는 저보고... 이런 마음가짐이 건강하지 못하다고 하더라구요.
저도... 사람마다 독립적인 인격체이고, 각자 선택한 삶이고,
잘 감당하며 사는게 인생인데.... 내가 왜 이렇게 엄마에 대한 마음의 빚같은거..
보상해드려야한다는 의무감 같은게 생기는지 모르겠어요.
남자친구는 저보고..왜 자꾸 어머니의 삶을 부인하려드냐고...
있는 모습 그대로 봐드리고, 동정하려 하지 말라고 했던 것 같아요.
저에게 분리불안?? 같은게 있는 걸까요..
한번도 독립해서 산적 없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보지 않아서...
이런 마음이 드는걸까요.....ㅠ.ㅠ
조언좀 해주시길 부탁드려요..
제 마음이 건강하지 않다는 사실은 알겠는데,
어떻게 마음 먹어야할 지를 모르겠어요..
책 추천도 좋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