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 내게 하는 기분 나쁜 말들을 들으면 기분이 나쁜데도 별 대꾸를 못하다, 집에 오면 화가 막 나잖아요.
저도 오랜동안 그렇게 살아오다 방법을 바꿨더니 마음 속에 쌓이는 것도 없고, 오히려 말 한 상대방이 당화스러워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이사를 오고 알게 된 몇몇 이웃이 저희 라인에 이상한 아줌마가 있다는 거예요.
행동이나 말이 상상초월이니 말 섞지도 말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던 어느날 엘리베이터에서 그 아줌마를 마주쳤어요.
이사 왔냐? 해서 그렇다고 하고 별 말 없이 헤어졌어요. 얼마후 제 신상에 대해 좀 들었나봐요.
다음에 만났도니 제게 왜 그 전공 했냐고, 자기 남편이 교수인데 그 전공은 교수하기도 힘들고, 공부만 힘들게 오래했지
비전이 없다고 차라리 이런 전공을 하지 그랬냐고 그랬다네요.
예전 같으면 별 대꾸 못하고 집에 와서 남편에게 뒷담화 하며 며칠을 끙끙 앓았을텐데, 바로 맞 받아쳤어요.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면서요. 댁 남편이 전문대 교수라서 잘 모르시는가 본데 전 시간강사지만 4년제 대학에서
10년째 강의하고 있어서 이 세계를 잘 아는데 비전 좋다, 꼭 모르는 사람들이 댁 남편처럼 말하더라. 애들 키우며
시간강사만큼 하기 좋은 직업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이 직업이 매우 맘에 든다. 그런데 애들 크면 교수가 좋을 것 같아 교수 되려고 발버둥 치는 중이다. 조언 해주셔서 고맙다. 그런데 하신 말씀은 전공자로서 볼 때 사실이 아니다.
그랬더니 아무 말도 안 하고 내리더니 그 다음부터 마주치면 울 애들보고 인사를 안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또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울 애들은 정말 인사성이 바른 애들인데 가끔 인사를 안 할 때가 있다. 지들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는 것 같다 라고 말했어요. 몇 번을 이렇게 대했더니 다음 부터는 인사만 하고 다른 말은 안 하더니
이사갔어요.
그리고 또 다른 연세 드신 진상 할머니가 한 분 또 저희 라인에 사셨는데 이 분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분이셨죠. 제가 그 때 한참 살이 붙었을 때였는데 현관 입구에서 저보고 하시는 말씀이 이 집 애들은 엄마
안 닮고 아빠 닮아서 다행이야. 애들이 안 뚱뚱해 라고 하시더군요.
이 때는 그 말씀이 사실이라 웃으면서 진심 동의하며 그렇죠? 다행이죠? 근데 저도 얼마전까진 날씬했었어요.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하니 약간 놀라시는 것 같더라구요.
그리고 예전에 제 절친 남편은 제가 나온 전문대학원을 떨어진 전력이 있어서 그런지 유독 저만 만나면 요즘 할 일 없죠?
그 대학원 나왔다고 취직 잘 되는거 아니라는거 이제 알겠죠? 이런 말을 해도 절친 남편이라 그냥 웃고 말았는데
어느날 또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예, 맞아요. 정말 일이 없네요. 계속 놀고 있고, 앞으로도 죽 놀 것 같네요 라고
했더니 미소를 짓더군요. 그런데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저보고 너 ....에서 지금 일 하잖아(프리랜서)라고 해서
제가 뭐 그게 일이냐? 프리랜서 계약직 언제 짤릴지도 모르는데, 대기업 정도는 다녀야 일 한다고 하지 라고
진심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이야기 하니까 친구들과 그 남편은 분위기 파악하려고 안간힘을 쓰더라구요 ㅎㅎ
저는 잘 먹고, 떠들고 평소와 같이 행동했구요.
그 친구 남편 그 후부터는 안 그러더라구요. 아마 제가 그렇게 반응을 하니 재미가 없어졌나봐요.
이런 사람들은 마음이 나빠서 그러는 것도 있겠지만 사람들이 쌩하게 반응하는 것을 즐기는 것 같아요. 또 한 건 했다?
하는 느낌 같은거요. 그래서 반응을 다분히 이성적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하면 바로 전의를 상실 하더라구요.
물론 제 방법이 누구에게나 먹히지는 않겠지만 상대방의 거친 말때문에 속 앓이 하시는 분들 한 번 시도해 보세요.
저도 처음에는 힘들었는데 자꾸 하다보니 익숙해졌고, 무엇보다 말로 스트레스 받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