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용이가 조용하길래
뭐하나 싶어 뒤를 돌아보니
이불 위에 고개 살포시 올리고
식빵 자세로 쌔근쌔근 자고 있어요.
요즘 삐용이가 참 많이 성숙해진 거 같아요.
말썽도 덜 부리고
적당히 참을 줄도 알고요
애교도 살짝 늘었어요.
엄마, 아빠 다리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냥냥 거리기도 하고
제가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꼭 그곳으로 와서 뒷모습 보이며 얌전히 앉아 있거든요.
그전에는 설거지를 하던지 말던지
우다다 거리면서 뛰어 놀기 바빴는데
요샌 제가 오래 머무는 곳이 있으면 그곳으로 와서
얌전히 앉아 기다려요.
근데 꼭 뒤돌아서서 앉아 있어요. ㅎㅎ
그렇게도 좋아하던 주황색 솜뭉치를 가지고 놀면서
솜털을 물어뜯어 먹기도 하고 바닥에 떨어지기도 해서
솜털이 다 빠져 버린터라 요즘 잘 안줬더니
좋아하는 솜뭉치가 없어서 얌전해진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것과 별개로
삐용이가 성숙해지고 있는 건 사실인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