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4월 26일 경향신문, 한겨레,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조회수 : 435
작성일 : 2013-04-26 08:33:29

_:*:_:*:_:*:_:*:_:*:_:*:_:*:_:*:_:*:_:*:_:*:_:*:_:*:_:*:_:*:_:*:_:*:_:*:_:*:_:*:_:*:_:*:_:*:_

깜빡 나를 잊고 출근버스에 올랐다
어리둥절해진 몸은
차에서 내려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방문 밀치고 들어가 두리번두리번
챙겨가지 못한 나를 찾아보았다
화장실과 장롱 안까지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집 안 그 어디에도 나는 없었다
몇 장의 팬티와 옷가지가
가방 가득 들어 있는 걸로 봐서 나는
그새 어디인가로 황급히 도망친 게 분명했다
그렇게 쉬고 싶어하던 나에게
잠시 미안한 생각이 앞섰지만
몸은 지각 출근을 서둘러야 했다
점심엔 자장면을 먹다 남겼고
오후엔 잠이 몰려와 자올자올 졸았다
퇴근할 무렵 비가 내렸다 우산이 없었지만
내가 없는 몸이 우산을 찾지 않았다
음악이 없다는 이유로 단골이 된
순댓국밥집에 들러 소주를 들이켰다
서너 잔의 술에도 내가 없는 몸은
너무 가벼워서인지 너무 무거워서인지
자꾸 균형을 잃었다 금연하면
건강해지고 장수할 수 있을 것 같은 몸은
마구 담배를 피워댔다 유리창에 얼핏
비친 몸이 외롭고 쓸쓸해 보였다
옆에 앉은 손님이 말을 건네왔지만
내가 없는 몸은 대꾸하지 않았다
우산 없이 젖은 귀가를 하려 했을 때
어덴가로 뛰쳐나간 내가 막막하게 그리웠다


   - 박성우, ≪건망증≫ -

_:*:_:*:_:*:_:*:_:*:_:*:_:*:_:*:_:*:_:*:_:*:_:*:_:*:_:*:_:*:_:*:_:*:_:*:_:*:_:*:_:*:_:*:_:*:_
 

 

 

 
 
 

2013년 4월 26일 경향그림마당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1

2013년 4월 26일 경향장도리
http://news.khan.co.kr/kh_cartoon/khan_index.html?code=361102

2013년 4월 26일 한겨레
http://www.hani.co.kr/arti/cartoon/hanicartoon/584664.html

2013년 4월 26일 한국일보
http://news.hankooki.com/lpage/opinion/201304/h2013042520324075870.htm

 

 

 


기대까지는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면 나아지려는 의지라도 좀 보여라.

 

 

 

 

―――――――――――――――――――――――――――――――――――――――――――――――――――――――――――――――――――――――――――――――――――――

”진실도 때로는 우리를 다치게 할 때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머지않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벼운 상처이다.”

                        - 앙드레 폴 기욤 지드 -

―――――――――――――――――――――――――――――――――――――――――――――――――――――――――――――――――――――――――――――――――――――

IP : 202.76.xxx.5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48287 초등생에게 맞는 듀오백 의자는 4 듀오백 2013/05/06 1,095
    248286 늘 바쁜 남편분들 주말 생활 패턴 어떤가요? 양처란 2013/05/06 678
    248285 '남자가 타고 있어요' 8 ㅎㅎ 2013/05/06 1,610
    248284 집에서 엄마랑 할 수 있는 보드게임 추천좀.. 20 7세 5세 2013/05/06 3,195
    248283 남양유업 피해자 "장기라도 팔아서 입금하라고…".. 1 샬랄라 2013/05/06 931
    248282 남편 바람 모르고 싶다는 심정 67 ... 2013/05/06 10,935
    248281 한살림 매장은 원래 불친절한가요? 11 조합원 2013/05/06 3,543
    248280 시부모님 이미자 디너쇼 안가신다는데 저희부부가 가면 뻘쭘할까요.. 10 2013/05/06 2,151
    248279 드라마 보는것... 미친짓이였네요 4 .. 2013/05/06 2,894
    248278 시어머니는 며느리의 친정방문을 안좋아할까?? 7 ???? 2013/05/06 2,425
    248277 가방좀 봐주세요.. 8 .. 2013/05/06 1,823
    248276 주택전세집 주인이 바꿔서 계약서를 다시 쓴 경우 확정일자는.. 2 문의 2013/05/06 854
    248275 결혼 결정이 망설여 지시는 분들께 저의 개인적인 생각드려요. 21 결혼 후회... 2013/05/06 11,923
    248274 보스톤과 동부쪽 지금 날씨가 어때요? 1 조은맘 2013/05/06 345
    248273 연비 좋은 중형차 추천해주세요. 5 ... 2013/05/06 4,682
    248272 아이허브에 대한 질문 드립니다 3 ... 2013/05/06 756
    248271 국민연금 대신 꾸준히 넣을 뭔가 추천 좀 해주세요. 4 50대 전업.. 2013/05/06 1,403
    248270 친구가 결혼한다고.. 4 123 2013/05/06 922
    248269 식당과 남편... 1 ---- 2013/05/06 791
    248268 [원전]한국은 후쿠시마의 교훈을 무시하지 말라! 1 참맛 2013/05/06 356
    248267 간장게장 담글때 끓는 간장을 바로붓나요? 5 bobby 2013/05/06 1,472
    248266 어느 택배기사의 하루! 4 어떤아짐 2013/05/06 2,501
    248265 김한길의 아버지, 문성근의 아버지 5 샬랄라 2013/05/06 1,867
    248264 전업주부는 언제 은퇴하는가요? 24 나님 2013/05/06 2,691
    248263 아이들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갭이 너무 큰 것 같아요.. 2 ㅎㅎ 2013/05/06 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