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느 유치원 교사의 글

착한처자 조회수 : 3,493
작성일 : 2013-04-24 14:23:59
어느 유치원교사의 글(펌)

어린이집, 유치원 차가 기다리고 있는데 
천~천~히 너무나 여유있게 걸어오시는 분을 
보면 당황스럽습니다. 

다음코스에서도 고만한 아이들이 추운데 밖에 
서서 기다리고 있어요. 

또, 차시간에 나와있지 않아서 차가 출발했는데 
항의전화 하는 분들도 계세요. 
차시간은 꼭 지켜주세요. 앞코스 아이들이 
2분씩만 늦게 나와도 마지막 타는 아이는 눈 비 
오는데서 20분씩 기다려야 합니다. 

약은 꼭 섞어서 보내주시고, 혹시 성분이 변할까 
걱정스럽다면 시럽은 섞고 가루약만 따로 
보내주세요. 
약을 약국 봉투채 보내주시면 
저의 경우 영아반인데, 조제하는 시간동안 
한 아기는 다리에 매달려 울고, 한 아기는 
바닥에 굴러 떨어진 약뚜껑을 입에 넣고 있어요.

병원에 간다던가 하여 간식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등원하는 경우에 10분, 20분 늦게 오는것은 
사정상 있을 수 있지요. 

11시에 오는데 "아침 안 먹었어요 간식 주세요" 
오후 1시에 등원해서 "점심 주세요" 
이미 다 먹어서 없다면, 제가 끓여야만 할까요 ㅠㅠ 

견학 갈 때 음료수 속뚜껑은 꼭 따서, 과자는 
플라스틱 통에 넣어 보내주세요. 
야외에 가는 경우 교사가 마침 손 씻기가 마땅치
못할 수도 있어요. 
씻지 못한 손으로 음료수 속뚜껑 따는거 좀 그래요. 
또 집에서는 한명이나 세명분의 음료 뚜껑을 
따 주지만, 열댓명의 것을 따 주고 까 주려면 
그것도 보통일이 아니예요. 

먹지 못한 김밥이나 과일은 상할 수도 있어서 
보통 모아서 버려요. 
야외에 나가면 아이들이 과자도 먹고 들떠서 
평소만큼 먹지 못해요. 
양은 너무 많지 않게, 엄마가 잘 해주고 싶어서 
도시락에 너무 공을 들이면 아이가 처음 본 
음식이라 먹지 못할 수 있어요. 
도시락 메뉴는 평소에 자주 먹고 잘 먹던 것으로
해주세요. 

스스로 화장실에 가는 연령의 아이 
튜튜나 레이스 속치마가 서너겹으로 된 추스리기 
힘든 치마는 안 입는게 좋아요. 
변기에 치마 빠져요. 

신발을 스스로 잘 신는 아이라도 
신는데 오래 걸리거나 끈이 있는 신발은 신기지 
말아주세요. 
끈 풀리면 넘어지고, 신는데 오래걸리면 뒤에 
기다리는 아이들이 재촉하여 아이가 마음이 급해요. 

실은 제가 얼마전엔 직업에 대한 심한 회의를 
느꼈어요. 
10개월 영아가 셋인데 개인 이유식을 안가져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셔서 제가 매일 새롭게 
만들어서 먹였는데(10개월짜리를 종일 분유만 
줄 순 없으니까) 

할머니께서 몹시 격앙된 목소리로 
"아이한테 뭘 먹였느냐, 혹 피망을 먹인게 아니냐, 
애가 설사를 하고 빨간 게 나왔다" 하고 비난 
하셨어요. 

제가 
"그건 당근이고, 당근은 먹어도 괜찮다" 라고 
말씀드렸지만, 제가 잘못된것을 먹인것처럼 
"그래도 빨간 게 나왔다"고만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죄송합니다" 라고 하지 않고 
당근이라고 말대꾸 한 것에 노하셔서 아이를 
2주간 어린이집에 안 보내셨어요. 

그날은 아기 영양을 생각해 냉장고를 뒤져 
이틀전에 사다놓은 흰살생선도 쪄서 발라넣는 
수고를 한 터라 마음이 굉장히 상했지요. 

아마 제가 지금보다 다섯살쯤 어렸다면 울었을 
거예요. 슬프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 글이 문장이 급하고 행간이 불편한 부분이 
있겠지만, 걸러서 읽어 주시리라고 생각해요..^^ 
IP : 121.162.xxx.161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착한처자
    '13.4.24 2:24 PM (121.162.xxx.161)

    펌글입니다. 생각해볼 꺼리가 많네요
    교사는 참 착한거 같다는ㅎㅎ

  • 2. 요즘에는
    '13.4.24 2:28 PM (180.68.xxx.175)

    어린이집이 갑이라 이러기 쉽지않을거같아요 이글도 벌써 7~8년전에 본거구요

  • 3. 라맨
    '13.4.24 2:29 PM (125.140.xxx.57)

    선생님의 고충이 그림을 보듯 그려지네요.

  • 4. ^^~~
    '13.4.24 2:30 PM (220.80.xxx.186)

    멜빵바지나 사이즈가 다소 작은 바지는 화장실가서 낑낑대다가 옷이 실례를 하더라구요.
    아이들 음료수 은박지 뜯는건 꼭 해주세요.
    야외나가서 수저, 도시락 뚜껑, 물티슈등 아이들 앉는 자리 봐주고 하다보면 정신없는데
    음료수뚜껑까지 따면 혼이 쏙 나가서 많은 아이들을 한눈에 봐줄수가 없어요 ㅠㅠ

  • 5. ..
    '13.4.24 2:30 PM (125.128.xxx.145)

    정말 잘 작성해주셨네요
    도움이 많이 될거 같아요

  • 6. .....
    '13.4.24 2:30 PM (218.159.xxx.40)

    이유식을 안가져 오고 그런건 애를 안받아야 될거 같네요. 할머니 막무가네시네..

    등하교시 너무 서두르는것도 전 좀 무섭던데요.. 등하교 차량에서 대형사고 뉴스들 나오잖아요

    찬찬히 살펴볼거 다 살펴보고 천천히 해야된다고 생각해요.. 차량 등하교 과정요.

    젤 무서워요.

  • 7. 착한처자
    '13.4.24 2:37 PM (121.162.xxx.161)

    전 공감이 많이 되더라구요
    엄마들도 좀 신경을 쓰면 좋겠다 싶은 것들도 많고

  • 8. ㅇㅇ
    '13.4.24 2:41 PM (175.212.xxx.175)

    좋은 글이네요. 교사가 아이들한테 신경써줘야 하는 만큼 엄마가 배려해야 할 일이 있는데 막상 자기 아이 하나만 보다보면 놓치기 쉬운 부분을 잘 정리했네요.

  • 9.
    '13.4.24 4:01 PM (121.133.xxx.77)

    저도 유치원 아이 엄만데 미처 몰랐던 부분도 알게되었네요

  • 10. 아아
    '13.4.24 4:17 PM (218.154.xxx.86)

    음료수 뚜껑 따는 거, 생각도 못했네요..
    그러게요..
    따서 보내야겠어요..
    지난번에는 심지어는 깜빡하고 과자를 산 그대로 넣어보내기도 ㅠㅠ;
    그동안 죄송했어요 ㅠㅠ

  • 11. 진상년
    '13.4.24 5:07 PM (223.62.xxx.25)

    옛날 울애 7살 유치원때
    같이 타는 교수집 아들있었지요
    이 엄마 지남편 교수라고 늘 강조하는데 1년 내내 5분씩 늦어요
    참다참다 기사님이 한마디 하셨는데
    학원에 전화해서 기사님 잘라라고하고그 기사님과 싸우고 고래 고래 고함지르고
    나보고는 자기 억울 하다고

    정말 진상군들 배려없는것들 많아요
    그때 생각했지요
    어린이집 참 힘들겠다고
    딴소리지만 그 교수라는 사람은 또 왜그리 돈타령만하는지 돈도 잘 못버나보드라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6136 스물다섯 딸아이가 만나는 남자 99 결혼반대 2013/05/28 21,574
256135 남편과의 냉전 5 억울한여자 2013/05/28 2,779
256134 어쩌죠?아이가 학교 수행평가라며 4시간 동안 한 문서가 .. 4 도와주세요 2013/05/28 1,977
256133 승승장구폐지진짜이해안가요 10 ..... 2013/05/28 2,679
256132 무엇이든 못먹는게 없는 남편 13 음식처분 2013/05/28 2,622
256131 공동주택에서 개3마리 키우는건 심하지 않나요? 5 2013/05/28 1,700
256130 전월세 복비 1 복비 2013/05/28 1,421
256129 이 시간에 열쇠집 불러서 문따고 들어왔습니다ㅋㅋㅋㅋ 3 .... 2013/05/28 2,266
256128 ocn 에서 셜록2ㅡ1 해요 1 호호호 2013/05/28 912
256127 현수막 제작 하는곳 소개 부탁드려요.. 6 도와주세요... 2013/05/28 721
256126 동갑들하고 잘 지내시나요? 5 궁금해요 2013/05/28 1,284
256125 그동안 내가 보아온 엄마들.. 12 불면증 2013/05/28 5,109
256124 옥정이가 웃으니 저도 따라 웃게 되네요^^;;; 3 하... 2013/05/28 1,433
256123 88 사이즈 이벤트 5 공자천주 2013/05/28 1,412
256122 자녀 셋. 키우시는 분들 생생한 조언 듣고싶어요. 26 밤새고고민 2013/05/27 3,905
256121 안녕하세요 보세요? 2013/05/27 797
256120 이수역에 있는 골드맘이라는 피부관리샵 아시는 분 계실까요? 혹시 2013/05/27 1,619
256119 숨쉴곳이 없어요 3 답답 2013/05/27 1,120
256118 얼굴에 지방이식.. 4 2013/05/27 1,802
256117 감자 푸른 부분을 먹었어요! 4 2013/05/27 1,460
256116 이번 극장판짱구 보신분 안계세요? 1 짱구 2013/05/27 531
256115 시댁과 친정부모님 학력차이?? 75 아구구 2013/05/27 13,867
256114 장아찌 담글때 썼던 간장으로 다시 똑같은 장아찌 담그면 3 안될까요? 2013/05/27 1,648
256113 지금 날씨 어때요? 1 보나마나 2013/05/27 511
256112 강아지 보험? 2 분당지엔느 2013/05/27 6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