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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치킨, 커피.. 외식.. 이런거 안먹어야 돈이 모이더군요..

** 조회수 : 11,486
작성일 : 2013-04-23 21:14:03

요 아래 치킨 먹고 싶다는 분 글 읽고 드는 생각이에요.

그분이 아이스 커피 사 마신걸 타박하고 싶지는 않구요.

사람마다 성향이 다 다른거니까요.

 

저는 20대 중반까지 돈개념 모르고 풍족하게 살았어요.

부모님이 용돈을 많이 주셨거든요.

부모님이 여유 있으셔서 그런건 아니고

저희 형편보다 더 풍족하게 해주셨죠.

(원래 저희집이 제가 어릴적 아주 돈이 많다가

그 이후 아버지가 좀 일을 벌리셔서 가세가 좀 기울었는데

어렸을적 풍족하게 키우던 분위기가 죽.. 이어진거죠.

그래도 경제적으로 많이 빠듯하지는 않았지만 부모님이 결핍하게 사시면서

자식에게는 다 해주신거죠.)

 

90년대 중후반에 제가 입던 옷 브랜드가 샤틴, 오즈세컨, 오브제..

제가 대학시절부터 지금까지 원룸에서 자취를 하고 있어요.

부모님 덕에 신축.. 번듯한 원룸에 살긴 했지만..

(지금은 비좁은 집에 살고 있지만..ㅋ)

집주인들이 하나같이 집 있는 약간의 유세를 하더군요.

집주인들 중 돈자랑 안하는 분 만난적 없구요.

매번 자기가 어디에 땅이 얼마 있고 상가가 얼마고..

자식이 어느 대학(명문대) 다니고..

이건 약과고 한번은 만기가 됐는데도 전세금을 안빼줘서 고향에 내려가 있는데

방이 나갔다고 전화가 와서 이사하려고 서울 왔는데

건물 관리하던 25살 백수 주인집 아들이 제 살림을 옆방에 다 몰아놓고

제 방은 다른 세입자가 들어와 있더라구요.(당시 제 나이는 24살)

옆방이 저희 선배 언니가 살다 나간 방인데 방이 더러워서 안나가고

깔끔했던 제 방을 빼주려고 그렇게 한거였어요.

 

속옷이니 뭐니 다 끄집어내고 온갖 살림살이들이 더러운 방에 내동댕이쳐 있고

냉장고 음식들은 전원 꺼져서 물이 질질 흐르고...

제가 막 따지니 별 거지같은게 세사는 주제에 어쩌고 저쩌고..ㅋ

지금같으면 경찰에 신고 했겠지만 당시 나이가 어려 어찌어찌 이사를 했네요.

 

그래서 잠재의식에 돈을 모아야 한다는 생각이 크게 자리잡은듯 해요.

그 후 직장 생활 하면서 완전 반전이 된거에요.

옷도 안사입고.. 밖에서 뭐 안사먹고..

제가 대학원 다니던 2000년즈음 테이크 아웃 커피전문점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는데

학생때도 날마다 사먹던 카페라떼..

직장 다니면서는 약속이 있는날 외에는 절대 안사마셔요.

 

배달 음식도 안시켜먹고.. 치킨 안먹은지 10년 넘은듯..

가끔 몇달에 한번 마트에 소량 포장된거 먹는정도..

안먹어버릇하니 먹고 싶은 마은도 안생기더라구요.

 

외식도 안하고 집에서 늘 밥 해먹구요.

 

다행히 점심과 야근 저녁 식대가 풍족히 지원되는 회사만 다녀서

지금은 급여에 비하면 남들 2배정도는 모아놓은듯 하네요.

 

그렇다고 지금 자산이 아주 많은건 아니지만

급여가 워낙 작은 직종인데

몇년전 삼정전자 과장인 동창보다 더 모았더라구요.

 

저같이 돈 모으는걸 스트레스 받는 분들도 계실거에요.

그런데 이런것도 사람 성향이더라구요.

저는 돈을 쓰면 더 스트레스 받는 성격이라...

(저희 친가쪽 내력이에요. 구두쇠.. 저희 고모들도 다들 경제력 좋은데 옷도 잘 안사입고 수수하게 하고 다니더군요.)

저는 그래도 자잘한거 여러개 안사고

좋은거 하나 살때는 비슷한 수준의 다른 사람보다 훠씬 비싸고 좋은 물건을 사서 오래 쓴답니다.

 

누가 옳고 그르다는건 아니고..

절약은 정말 사람 성향 따라가는듯해요.

타고나길 이렇게 타고나는듯...

IP : 175.192.xxx.47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4.23 9:16 PM (61.80.xxx.51)

    으악~ 전부 제게 해당되는 것들...그래서 가난한가봐요.
    알면서도 못 끊는건 저 세가지가 저를 행복하게 해요. ㅠㅠ

  • 2. 근데
    '13.4.23 9:18 PM (14.52.xxx.59)

    집에서 음식 만드는게 돈은 더 들어요
    토막닭이 13000원 전후인데 여기 한개 1500원짜리 감자넣고 가스켜서 음식하느니 17000원에 감자튀김 주는 치킨 시키는게 낫더라구요
    커피는 그렇지만 그건 대개의 경우는 사람 만날때 자리값 포함해서 내는거니까요 ㅠ

  • 3. **
    '13.4.23 9:20 PM (175.192.xxx.47)

    집에서 만드는게 돈 더 많이 들긴 하죠..
    근데 저는 집에서 치킨을 만들어 먹지 않는다는게 함정이에요.
    그냥 수수한 반찬 만들어 먹어요.
    두부나 채소류..
    그래도 국거리는 한우로 사다먹고 과일도 풍족하게 먹어요.
    저리는 음식 없이 만들어 드시면 절대 돈 많이 들지 않아요.
    아마 저같은 경우 회사에서 식대 지원해주는게 크기도 했구요.
    회사에서 늘 거하게 먹으니 집에서는 좀 소박하게 먹게 되더라구요.

  • 4. 사세트
    '13.4.23 9:49 PM (39.7.xxx.40)

    돈은 버는 것 보다 쓰는게 더 중요하다고 늘 엄마가 말씀하셨었죠. 저는 타고나길 쓰기 좋아하는 성향이라 돈을 별루 모으지 못했는데 저보다 월급적게 받고 이직 잦던 제 친구는 훨씬 돈 잘 모으고 똑똑하게 살더라구요. 어디다가 가치를 더 두느냐가 중요하겠죠.

  • 5. 헐...
    '13.4.23 9:50 PM (39.118.xxx.179)

    헐 토막닭이 13,000원이나해요?
    유기농 닭을 드시는건가요?
    이마트 이런데서 보면 닭복음탕용 토막닭이 하림 일반닭 5,400원정도, 좀 좋은 닭이 7천원대인데...
    치킨, 감자탕, 해물찜, 보쌈 이런건 전부 집에서 해먹는게 싸게 먹힐텐데요...

  • 6. ..
    '13.4.23 9:56 PM (180.229.xxx.104)

    원글님 알뜰하게 잘 살고 계시네요
    저도 한때 무쟈게 저축만 하고 살았는데..
    지금은 계기가 있어서 좀 바껴서 잘쓰고 살지만요
    아무튼 소소한거라도 절대 안 쓰고 모음 잘 모이긴해요.

  • 7. ...
    '13.4.23 9:57 PM (203.226.xxx.83)

    돈을 모으는데 중요하지만 또 사람이 사는게 돈이 다가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돈도 많이 버는 시기 까먹는 시기도 있구요. 많이 벌 땐 소비를 많이 해도 많이 모이더군요. 못벌 땐 거의 안써도 못모으고요. 또 주위에서 아끼고 살다 갑자기 큰 병걸려 죽는 사람들도 보면 여러 생각이 들어요. 커피나 치킨 등 먹을거 혹은 옷이나 가방 신발 등 의류 이런거에 대한 욕구가
    안올라오면 몰라도 올라올 땐 적절히 해소하면서 소소하게 즐겁게 사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 8. 습관
    '13.4.23 10:00 PM (122.40.xxx.43)

    원글님 말씀 맞아요...
    치킨 커피..외식.. 기호품인거죠.. 예전에 어려운 시절엔 그런걸 하는 사람이 더 드물었던거니까..

    이런글 보면 꼭... 해먹는게 더 든다는 글도 올라오고..;;;; 에잇.. 그건 아니죠...
    어쩌다 한번 콘도 놀러가서 모든 재료다 사서 한끼 해 먹고 마는거 아닌데...

    닭도.. 유기농 마트 가도 13000원 안해요... 가끔 방사 토종닭 그런 경우 있지만... 택비 포함이구...
    자연실록 닭을 사도 백화점에서 엊그제 6500원에 사왔는데요...
    거기에 감자 양파.. 파 넣고 해먹음.... 어찌 외식의 3만원짜리랑을 비교하시는지...

    저도 지난번엔 또띠아 피자 해주면서 간단하지만 돈은 꽤 드네.. 했는데 그건...
    전부 생협에 유기농 식재료를 사용해서 그런거였구요..
    일반 적으로 식당의 질 정도라면.... 해먹는게 훨씬 저렴하지요...

    생각을 그리 가지는게 돈 못모으는 사람들의 특징이기도 한듯해요.. 푼돈우습게 아는거요..

  • 9. 홈플러스에서
    '13.4.23 10:55 PM (14.52.xxx.59)

    닭 산거 이상해서 봤더니 1kg였네요
    그람수 적으면 좀 더 싸구요
    근데 회사에서 식대 지원해주는건 ...

  • 10. ㅁㅁ
    '13.4.24 8:03 AM (222.98.xxx.133)

    무슨 닭이 13000원????
    일키로도 그정도가격아닌데...

    집에서 만들어먹는게 싸죠 당연히.
    식재료도 모범적이구요

  • 11. 이어서
    '13.4.24 8:08 AM (222.98.xxx.133)

    저도 돈쓰는게 스트레스인 사람인지라 원글님.맘 알겠어요
    전 미혼일때는 정말 열심히 부지런히 소비했더랬어요
    결혼하고나서 절약의 달인인 엄마의 유전자가 제몸에서 발현된건지..암튼 아끼게 되네요
    습관이라는게 참 무섭지요. 한번 자리잡기가 힘들어그렇지..
    푼돈보아 부자된다는 말에 동감합니다

  • 12. 아~~~!
    '13.4.24 5:52 PM (1.225.xxx.126)

    와 닿는 얘기네요.
    기호식품에 돈 안들이는 거....중요한 거 같아요.
    오늘부터 외식과 기호식품에 들어가는 비용, 특별관리 들어갑니다^^

  • 13. 돈도 모아본 사람이..
    '13.4.24 5:52 PM (180.230.xxx.17)

    아낄줄알고 모을줄 알더라구요.
    저도 부모님덕에 용돈 풍족히 받아쓰고 회사다님서도 악착같이 모으는거 모르고 그냥 풍족하게 쓰며 살았던것 같아요.
    그렇다고 명품을 사는것도 아니고 고급레스토랑을 다닌것도 아니고.. 정말 카드보면 만원 이만원.. 이렇게 쌓여서 돈백되는.. 옷장보면 딱히 입을것도 없이 넘쳐나는 싸구려옷.. 신발 가방들..난 백화점서 막 안쓰니 알뜰하고 수수하다고 생각하며 살았는데.. 실상은 모은돈도 없이 카드값 메꾸며 내손에 남는 물건도 하나도 없는.. 뭐 그런식..

    어느날 일찍 결혼한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떠는데.. 그친구가 그러더라구요. 자기는 7만원이 생기면 3만원을 더 보태서 10만원 만들어 저금하고.. 생활비서 그만큼 아끼고.. 그렇게 목돈 만들어서 700 만들어 놨다고..
    결혼하니까 친정에 급하게 쓰게될일도 있고 뭐하나 사도 자잘한거 안사고 모았다가 괜찮은걸로 사고.. 그런다고.. 그때 얘기들음서 저랑 비슷한 미혼친구들이 다들 감탄을 했었어요.
    전 7만원 생기면 5만원 저금하고 2만원 썼다가.. 결국 5만원까지 다 써버리는 그런 사람.. ㅜㅜ
    그때 그 친구 옷하며 가방하며.. 진짜 제가 부끄럽더라구요~
    그때부터 조금씩 변하려고 노력하고는 있는데.. 여전히 소소한데 많이 쓰긴해요.
    아이들 장난감이며 옷보면.. 당장은 꼭 필요한것 같아서 산건데 막상 며칠만 지나도 이걸 왜사줬지? 싶은..
    귀찮은거 조금만 참고 밥해먹으면 몇만원을 모으는데.. 주말에 퍼져서 피자시켜먹고 치킨시켜먹고.. 그렇게만 먹어도 5만원돈 그냥 훅~ 차라리 그돈 몇번 모으면 괜찮은곳에 가서 제대로 외식도 할수있을텐데..
    매달 월급이 다가오면 반성하고 늘 반성하고... 사실은 낼 월급이라 오늘도 반성에 반성을 하고 있었네요.

  • 14.
    '13.4.24 6:00 PM (203.226.xxx.101)

    닭 만삼천원 얘기하는 분은 도대체 어디서 사시길래 글케 비싸게 ㅎㅎ
    글쓴님 말이 맞아요 생활방식이 다르다해도 딱히 생활보장이 없는 이상 노후를 위해 모으는게 장땡 ....못사는 사람들 나오는 프로 보면 희한하게 공통점이 외식 자주 하더라구요 저럴돈 어디있나 싶은데 맨날 치킨 피자 먹고있고 살 지대로 쪄서...

  • 15. 모몽
    '13.4.24 6:53 PM (115.136.xxx.24)

    어느 동네 토막닭이 13,000원인가요.. 질이 좋은 닭인가..
    마트에서 토막닭 사면 6,000원 정도면 되지 않나요?

  • 16. ...
    '13.4.24 6:53 PM (14.33.xxx.26)

    과일 값 비싸다고, 유기농 비싸다고
    마트에서 망설일 때...
    에구... 동네 엄마들이랑 수다 떨면서
    점심 사먹고 커피 사먹는 돈이면
    과일도 매끼니 먹겠는데 싶어요.

    동네 엄마들과 점심 약속, 너무 없어도 안되지만 최소한으로 줄이고...
    그리고 여기 82 장터 기웃거리다가
    똥 밟은 돈 합치면 좋은 미용실에서 머리 해도 될만큼 나오더라구요.
    제일 후회되는 거..
    장터 기웃거렸던 시간과 비록 작은 금액들이지만 날렸던 돈들 합치니
    이것도 만만치가 않네요.

  • 17. ----
    '13.4.24 7:09 PM (188.99.xxx.23)

    기호품이니 안 먹어도 살고 돈은 모으겠지만...십 수만원 깨지는 것도 아니고...
    저런 재미도 없으면 인생 무슨 낙으로 사나요..
    저는 커피 좋아하고 까페 좋아하는데 돈 그렇게 많이 안 나가는데..1주일에 1번 만원.

  • 18. 공감해요
    '13.4.24 8:19 PM (182.210.xxx.99)

    울동네 커피숖 한군데는 커피 3천원 해요
    이동네에서 제일 저렴한곳 이예요.
    저는 자영업하는데 별로 개인용돈 쓸일이 없어요
    그래서 저정도 커피는 낭비도 사치도 아니다 싶어서 먹고싶을때 사먹었었는데

    일주일에 세번, 네번 마시게 되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만원, 이만원 금방 쓰게 되구요...


    차라리 그돈 모아서 다른거 할껄.. 하는 생각도 들구요..

    한동안은 불쑥 불쑥 그집 커피 마시고 싶은 생각 들었었는데
    그런생각 세번쯤 참고 나니까 이젠 커피 생각도 없어졌어요...

    매월 카드 연체액이 없고
    지갑속의 돈이 몇날 며칠 그대로 있을때의 쾌감은 느껴본 사람만 알 수 있는것 같아요 ^^

  • 19.
    '13.4.24 9:16 PM (211.234.xxx.190)

    원글과 댓글에서 제가배울게많아요

  • 20. ...
    '13.4.24 10:07 PM (112.121.xxx.214)

    닭 토막친거 1킬로에 5~6천원대면 사고요...
    그리고 그거 다 튀기면 치킨집 1마리보다 훨씬 많아요..
    거의 치킨집 2마리 분량 되는듯.

    그리고 집에서 만들어 먹는게 처음엔 돈이 좀 많이 듭니다.
    식구 적을때하고, 요령 없을때요.
    하다 보면 싸게 사는법, 적당히 나눠서 냉동 보관하는법 등등 익히게 되고 점점 맛도 좋아지고 비용도 줄어요.
    신혼때 해먹는게 비용 더 나간다고 사먹기 시작하면 애들 태어나서는 힘들어서 사먹고 애들 크면 애들이 좋아하니까 사먹고...그러면서 점점 입맛 고급되서 외식비가 쭉쭉 올라가는데..그 다음엔 줄이기 힘들어요..

  • 21. 저도
    '13.4.24 11:51 PM (220.72.xxx.137)

    이번달만 아이허브에서 3번 질렀는데........
    그리고 주말 자잘한 배달음식도....
    반성하게 됩니다.

  • 22. 꿈다롱이엄마
    '18.4.21 12:04 PM (125.185.xxx.75)

    저희집도 집밥위주지만 한달에 2번정도는 점심으로 짜장면이나 우동 사먹습니다. 저번에는 6000원하는 시장통닭 먹었는데 먹을만하데요. 요건강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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