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디지털 간헐적 단식 3주차 보고서

깍뚜기 조회수 : 2,101
작성일 : 2013-04-23 18:13:06
현대인들은 접속에 대해 모순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시라도 누군가와, 어디에 접속해 있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도 
때로는 가장 가까운 데 있는 그 사람과 이 곳에는 또 무심해지는... 
먼 곳을 가깝게 느끼고, 가까운 곳과는 데면데면해지는 일도 벌어지구요. 

타자와의 모순된 관계 뿐만 아니라, 
나 자신과 깊이 대면할 기회 역시 줄어들기도 합니다. 
언제부턴가 화장실에 갈 때 핸드폰을 손에 꼭 쥐고 애니팡이라도 한 판 해야 안심이 되더라구요. 
예전엔 공상이라도 골똘히 하던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이른바 접속 증후군. 
네~ 제 얘기입니다 ^^

뉴스, 정보 사이트와 달리, 커뮤니티 사이트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면 가장 안 좋은 점이, 
워낙 글이 많이 올라오다 보니까 쉽게 끊을 수 없다는 거, 댓글 하나 하나 몰입할수록 더 빠져든다는 거, 
하루 종일 같은 드라마를 연속적으로 보여주는 '나인 데이'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요 ㅋ
특히 남들보다 중독증이 강한 성향이라서 이번 기회에 디지털 간헐적 단식을 시도했습니다. 
물론 컴퓨터 앞에서 일을 할 때가 많으므로, 완벽한 디지털 단식은 아니고, 
82와 디씨만 사이트 차단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므로 정확히 말해서 '82와 디씨 간헐적 단식'

(2주차 보고서 참조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1539772&page=1&searchType=sear...  ..

원칙은 오전 9~12시, 오후 1시~5시까지는 
82와 디씨 접속을 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물리적으로 원천 봉쇄하는 방법을 택했기에 성공률 90% 이상 
(10% 실패는 이 시간 외근 등 이동 시간에 핸드폰을 손에 들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ㅋㅋ) 

1) [성과]

2주차와는 또 다르게 몸과 머리가 가벼워진 느낌입니다. 첨엔 사이트가 생각 나다가도, 
어느새 '어차피 못 들어가잖아?' 이런 포기 심리에 잊어버리게 되더군요. 
'그곳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적당히 분리되는 느낌입니다. 
아침, 밤 이동 시간에 복습할 때도 핫이슈가 한창 벌어지던 타이밍을 놓치는 바람에 그냥저냥 몰입하지 않고 패스~

2주차 보고서에 밝힌 대로, 귀가길에 단편 소설 한 권씩 읽기로 했는데, 
이번 주에는 정말 정말 오랜 만에 시집을 꺼내 들었습니다. 
디지털 정보와 온갖 글을 폭식하면서도, 정작 짧고 깊은 힘을 가진 시는 언젠가부터 읽지 않았거든요. 
클릭과 F5의 속도전을 잠시 멈추고, 아주 천천히 글자 하나, 이미지 하나에 머무르는 시간이 좋네요~

우리가 먹지 않고는 살 수 없듯이, 디지털, 접속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의 필수가 되었죠. 
그렇지만 과식, 폭식하지 않고 적당히 쉬어 가며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2) [부작용] 

2주차에서 말한 대로, 저같은 중독 성향자는 중독증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기에, 
접속이 가능한 또 다른 먹잇감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그리하여 이번 주도 페북에 열심~~
근데 친구가 몇 명 없는 거의 일기장과 다름 없는 곳이라서 생각보다 시간을 많이 할애하진 않더라구요. 

예상치 못하게, 
팬클럽 활동을 열심히 해야 할 상황이 벌어져 디지털 단헐적 간식에 빨간불이 켜졌....는데, 
다행히 글이 많이 올라오는 동네가 아니라서 건강을 해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 보렵니다 ㅋㅋ 


허나, 
홀로 단식도 좋지만, 
동무들과 여럿이 모여 질펀한 잔치를 벌이는 것 역시 생활의 낙이거늘, 
역시 나누고 싶은 얘기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ㅠㅠ 
예를 들면, 

-필경사 바틀비와 미스김 : '안 하고 싶습니다' & '그건 제 업무가 아닙니다만!'
-나인나인나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5월 말 손예진 & 김남길 드라마 컴백!
-봄이 사라진 봄날씨, 이대로 좋은가 

등등 ㅠㅠ 

다이어트 와중에 못 참고 폭식하는 날이 오듯, 
디지털 단식에 있어서도 접속 폭주하는 날을 주의해야할 듯~~ 








IP : 124.61.xxx.8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4.23 6:50 PM (58.143.xxx.39)

    안그래도 요즘 깍뚜기님의 글이 보이지 않아 궁금해하던차였는데 82 단식중이셨군요.

    저도 스마트폰 & 인터넷중독에서 벗어나야해서 깍뚜기님 방법 시도해봐야겠어요. ㅠㅠ

  • 2. 깍뚜기
    '13.4.23 7:09 PM (124.61.xxx.87)

    점둘님 / 하다 보니 또 할만 하네요. 그간 쓰잘데기 없느 글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아서 후회도 되고요.
    그런데 한편으론 허허롭기도 하고요... 금단 현상인 건지.
    한 번 시도해 보세요~~ ^^

  • 3. 쓸개코
    '13.4.23 7:21 PM (122.36.xxx.111)

    어쩐지요..
    저는 다른커뮤니티는 알지도 못하고 가지도 않고.. 오직 82만 하는데요..
    요즘도 매일 들어오기는 하지만 시간을 줄이고 있어요.
    스마트폰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 없고요.

  • 4. caffreys
    '13.4.23 8:27 PM (203.237.xxx.223)

    전 82를 끊었더니,
    온갖 쇼핑몰에서 열심히 쇼핑을 하고 있었더라는..
    그걸 끊었더니 또 카스를 열심히,
    어떤 때는 게임도 ..

    님~ 반가와요 ㅋㅋㅋㅋ

    요즘 주말에 캠핑을 다니니, 물리적으로 완벽하게 차단되어 모든 것을 완전히 놓게 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71371 서유럽 여행시 사야 할 건 뭐가 있을까요? 2 쇼핑 2013/07/07 2,073
271370 제이미파커스에서 옷 사보신 분 있으신가요? 1 .. 2013/07/07 12,708
271369 남부터미널 주정차 가능한곳 있을까요? 2 Jain 2013/07/07 783
271368 언론의 잣대 4 이상해 2013/07/07 493
271367 필체가 별로 였는데 좋아지신분 계신가요? 3 명필 2013/07/07 1,014
271366 비행기 사고 뉴스 보고 생각난 경험담 2 프라즈나 2013/07/07 2,542
271365 화장실에 찌든 담배냄새 아랫층일까요? 어떻게 해결해야.. 4 고민상담 2013/07/07 1,380
271364 누가 제대신 원수좀 갚아주면 좋겠어요 12 2013/07/07 3,903
271363 눈 충혈된거 빨리 낫게 하는 방법 있나요? 2 ㅇㅇ 2013/07/07 1,342
271362 우리나라 사람들은 참 대접 대우를 따져요 14 연구자 2013/07/07 4,314
271361 사람들이 절 보면 5 그냥...... 2013/07/07 1,307
271360 표창원 교수, 역시 멋있네요! 진정한 남자맞아요!! 13 ㅎㅎㅎㅎ 2013/07/07 2,158
271359 어린이라 무시해서 그런게 아닐까요?(내용 삭제) 6 .. 2013/07/07 953
271358 중국승객2명 어떻게해서 사망하게 된걸까요? 20 ? 2013/07/07 12,459
271357 한국방송에서는 왜 보도를 하지 않는지.. 장마 2013/07/07 964
271356 세상일이 참 희한하네요. 1 -- 2013/07/07 1,458
271355 자녀분 중 한양대 기계공학과 다니는 학생 있는 분 혹시 2013/07/07 1,551
271354 미국 여행 가면 뭘 사와야 할까요? 6 ... 2013/07/07 1,916
271353 어떤 조건이 더 나을까요 2 조건 2013/07/07 781
271352 표창원 표절 했다고 인정????? 12 영국대학에서.. 2013/07/07 1,449
271351 메이크업픽서 쓰면 화장오래가나요? 2 .. 2013/07/07 4,370
271350 전세입자가 나가고 난 뒤에 집상태... 7 ??? 2013/07/07 4,699
271349 쇼핑몰에서 늦게 오는 이유 샌들 2013/07/07 840
271348 돼지고기 요리를 하면 꼭 고기 냄새가 나요 왜 그럴까요? 12 help 2013/07/07 2,286
271347 우리 겁나 잘난척 한번만 해볼까요 75 bodybu.. 2013/07/07 1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