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중순경에 새동네로 이사왔습니다.
아이는 37개월(4살)인데, 저번 동네에서는 영 적응을 못했어요. 아파서 자주 빠지기도 했고
아이가 어린이집을 싫어했거든요. 그래서 이사오는데도 딱히 섭섭함이 없는 상태였구요.
아이는 친구들하고 어울리는것도 좋아하고, 늘 친구를 찾아요.
저도 만세살이 지나서는 기관에 보내서 사회성을 키워야한다고 생각하구요. 이건 엄마가 못해주는거니깐요.
집 근처 어린이집이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곳이라고 입소문이나서 보내기로하고
적응기간이라서 엄마 저 혼자만 복도에서서 아이를 지켜보았어요.
그런데, 제가 선생님이 전적으로 아이케어하는거 실시간으로 지켜본게 처음인데
좀 실망스러워서요.
우선 선생님이 아이들의 주의를 어떻게 환기시키고 유도하는 요령이 전혀 없구요.
시소 만들어서 아이들이랑 모여서 조금 만지작거리고 놀다가, 아이들 주의가 흐뜨러지니깐
또 각자 장난감가지고 놀구요. 그러다가 색칠하라고 활동지 하나씩 나누어주고 각자 알아서 칠하다가
딱 한명 어른눈에 잘 한 아이한테만 스티커를 붙여주더군요, 우리딸이 자기도 스티커 받고싶다고해도
선생님은 못들은척 했구요, 그렇다고 색칠하는 법이나 쥐는법을 가르쳐주는것도 아니었고.
그 후엔 그냥 각자놀기. 어떤 아이는 자기엄마는 안오고 남의 엄마는 왔다고 대성통곡하던데
울건말건 20분이상 방치. 내 딸도 갑자기 엄마얼굴이 복도에서 안보인다고 대성통곡하는데 방치.
제 딸은 제가 가서 바로 안아주었지만, 다른 아이는 내가 만약 저 아이 엄마라면 무척 섭섭하겠다 싶었어요.
내 아이가 20분이상 뒹굴면서 우는데도 아는척도 안하는거 저 아이 엄마는 알까 싶었구요.
반에서 선생님 목소리가 안나요. 아이있는 방인가 싶을정도로 조용하고
선생님은 뭐랄까, 딱히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에너지 자체가 작고 아이들과 놀아주는게 타고난 분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어요. 젊은 분도 아니고 40은 넘어보이는 분이었구요.
복도에서 아이를 지켜보면서 이것저것 봤는데, 제 아이반의 1월부터 활동지를 보니
계획안의 프로그램이 다 정적이에요. 쉽고 단순해서 선생님이 힘 안드는거.
저렇게 오전시간 보내고, 밥먹고, 오후에는 특별활동오고, 그리고 낮잠자고 그 뒤에 하원하겠죠.
옆반은 선생님이 볼링게임해서 골고루 상도 나누어주고, 다 모여앉게해서 책도 읽어주고,
활동지도 여러장으로 짝맞추기, 모양찾기, 선그리기 등을 하던데...
아무리 국가지원받는다 하더라도, 국공립아닌 민간이라 저도 한달에 이것저것 합쳐서 20만원은 냅니다.
그런데 그냥 애 한방에 모아서 장난감주고 놀게하는 놀이방수준인것 같은데, 내가 굳이 보내야할까 싶네요.
많은걸 바라는건 아니지만, 옆반하고 비교되서 더 심하게 느껴지는거 같아요.
옆반 아이들은 막 활짝웃고 신나서 난리치는데, 내 아이 반은 절간같이 애들이 무표정하게 각자 놀고있고
만약 장난감가지고 싸워도 그냥 두고보고, 울어도 두고보고.
애보는게 얼마나 힘든일인줄 알지만, 어쨌던 아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육아시설에서 일해야하는게 아닌지.
제가 너무 바라는게 많나요? 선생님이 좀 잘 놀아주고 아이를 이뻐해주고, 아이가 울면 좀 다독여주고 했으면 좋겠는데..
좋은 장난감, 좋은 시설, 이런거 바라지도 않아요. ㅠ.ㅠ
어린이집 푸념하면, 국가지원받는데 많은거 바라지마라, 그렇게 불만이 많으면 엄마가 집에서 끼고있어라
뭐 이런 반응이 82에 많더라구요.-_-;
어떤 반응이 올지 살짝 예상은 되지만, 제 생각엔 아이도 공동체생활할 나이라고 생각되구요.
제가 바라는게 많은건지, 이런 분위기의 선생님도 나름 장점이 있는데 제가 잘 못보는건지 궁금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