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하란 얘기를 몇몇 분이 하셔서 아래 댓글로 달았다가 새 글을 씁니다.
교사 하지 마세요. 요새 학교 개판이에요. 다른 부분도 할 말이 많지만 학교문화적인 면만 우선 말씀드려도 정말 하지 마세요. 이런 분위기는 따님들이 이제 교사로 살아가실 근미래에는 더더욱 심해질 겁니다.
예쁜 아이들도 물론 많지만 괴롭히는 막나가는 학생들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요.
요즘 십대들 아시지요? 그리고 그 아이들 뒤의 진상 부모들도. 수업 중 자는 거 깨우면 쌍욕이야 기본이고, 반 아이들 패도 교내 봉사등의 제재 외에 뭐가 있나요?
그런 애들 봉사 시키면 할 것 같아요? 수업 안 듣고 논다고 좋아라 하며 징계중에 버젓이 돌아다니며 담배피고. 학생 지도차 부모에게 연락하면 착한 우리아이만 미워한다 뭐한다며 학교와서 난리치고 아휴... 요새 종종 게시판에도 토로하시는 미친 중학생들 경험담을 얘기하시는데 그런 아이들이 교실에 몇명씩 있고 그런 아이 뒤의 부모도 상상이 되시죠?
조금만 과장하자면 조만간 일본영화 배틀로얄 찍을 판이에요. 이런 진상들이 판치는데 학교 권한은 없으니 그걸 알고 망나니들은 더더욱 날뛰고 결국 고통은 교사와 착한 아이들이 고스란히 지게 되지요. (별다른 제제 없는 자유게시판 82 댓글들이 점점 폭력적이 되어가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지요? 이야기가 산으로 갔네요.)
요즘 밖에서 만나는 십대들 괜히 훈계하거나 건들지 마세요.
봉변 당하셔요. 조폭은 경찰이라도 무서워하지 이 애들은 무서울게 없어요. 조폭보다 무서워요.
(정말 이야기가 안드로메다로 가네요.)
하여간 저도 교사인데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하루하루 버티지만 얼마 못갈 거 같아요.
이러면 교사 자격 없다 주루룩 댓글 달릴테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말도 안돼는 상황들에 너무 모멸스럽고
때로는 한심하고 어쩔땐 화도 나고 그런답니다.
상식이 있는 보통 사람이시라면
그냥 밖에서 지켜보며 입바른 소리만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라
진짜로 요즘 학교에서 십대들 1주일만 가르치는 상황에 처하게 되신다면 정말 피가 솟구치는 경험을 하시게 될겁니다.
그런걸 교사인 네가 교육시켜야 할 것 아니냐 욕하시겠지만 개개인이 풀어갈 수 있는 문제를 넘어섰어요.
요즘 우리 사회에 넘쳐나는 소위 진상들이 어느 한 서비스 매장의 친절 문제로 해결할 수 없듯이, 해체된 가정, 실종된 가정교육, 금전만능주의, 질 나쁜 선정적 폭력적 대중문화에의 무방비 노출 등등으로 우리사회의 나쁜 모습들이 그대로 교실에 거름장치 없이 투영되고 있어요.
이런 나쁜 모습들이 신체생리학적으로 본능이 이성을 앞서는 사춘기 시기라는 특수성과 맞물리면서 시너지가 일어나는데 그들을 교육할 방법이 솔직히 법적으로 없어요.
벌점이요? 비행청소년들은 코웃음 치고, 실제로 폭력저지르고, 벌점누가되어 징계당해도 소송걸며 피하고, 폭력 등으로 퇴학당해도 소송을 걸어 어이없게도 승소해서 복학하니 정말 뭐 이런 법이 있나 싶어요. 사회에서도 미친놈들이 활개치고 다녀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서 그저 피해 다니듯이 학교도 이젠 그런 식이에요. 법제도가 없어요. 없어.
사회복지사가 남을 도우려는 좋은 마음으로 그 길에 들어섰다가 살인적인 업무에 지쳐가듯이 교직도 아이들의 맑은 눈망울과 꿈을 지켜주러 왔다가 폭력적인 10대문화, 일부 미친 학부모들에 화병이 생깁니다.
어느 직종이나 진상들을 상대하니 애로가 있을 겁니다만,
하여간 요새 학교는 종종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여기서 벌을 받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합니다. 특목고 자사고등으로 귀족들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안전하게 생활하고 일반학생들은 일반 교사와 함께 이 지옥에서 함께 벌 받고 있습니다.
교사하지마세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