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비논리적인 얘기라는 거 저도 압니다.
70년대 후반에 지어진, 하도 딴딴하게 지어서 벽에 못도 잘 안박히고 튀어나오는 집에서 살다가
말끔한 새아파트로 이사왔는데 삶의 질이 확 떨어지네요.
위에 아들 둘이 있다는데 우다다다 걷고 문도 쾅 닫고, 러닝머신도 뛰고, 심지어는 드럼연주까지하길래
드럼연주할때 듣다듣다 못해서 항의한번 했어요. 층간소음이 잘들리는대신, 천장 쿵쿵 두드리는 소리도
잘 전달되나봐요. 얼른 그치더군요. 내가 연주만 잘했어도 좀 더 들어줄수있었어.
애키우는 집은 서로서로 이해하자 참을인자 새깁니다.
한밤중에 화장실사용하는구나, 니가 급해서 좀 뛰는구나, 윗집에 오늘 전화 좀 많이 오네, 아줌마 오늘 화나셨네
다 소리로 알게되지만 니네도 사람사는 집이니 어쩌겠나. 드럼치는건 좀 아니다. 이러고 삽니다.
아랫집 할아버지, 전에 살던 사람은 중학생 여자아이와 일하는 엄마만 살았는데
네살 따님이 있는 우리가족이 이사오니 하루가 멀다하고 우리집으로 시끄럽다고 쫓아오네요.
우리딸 잠자고있는데, 니네집 러닝머신뛰냐 한번 오시고,
우리집 외출했는데 시끄러워죽겠다고 찾아와서 문도 안열어준다고 쾅쾅 거리고..
당신들이 시끄럽다고할때 우리는 집에 있지도 않았다고 설명해도 벽창호.
아이가 열나서 밤에 좀 징징대니깐, 그것도 못들어주겠다고 아래에서 천장을 쾅쾅쾅.
울어도 길어봤자 10~20초입니다. 한밤중인데 저도 죄송하죠. 그런데 열나는 아이안고 학교운동장
배회할수도 없잖아요.
정말 초인종소리날때마다 노이로제입니다.
베란다에 바람이 휙 불어서 갑자기 문이 쾅 닫히는 경우, 또는 물건을 실수로 바닥에 떨어뜨리는경우
일주일에 한번 있을까말까한데, 그럴때마다 연락옵니다. 절간에서 묵언수행하라는건지. 윗집도 사람사는 곳인데
어떻게 살라는건지 대체. 우리아이 얌전하고 사부작사부작거리며 앉아서 노는 아이에요.
제가 직접 경찰불러주고 싶어요. 정말 우리집에서 나는 소리가 상식밖의 층간소음인지 판별해서
본인들의 극예민함을 좀 자각시켜주고싶은 심정이에요.
새아파트 겉만 멀끔하면 뭐해요. 삶의 질이 이렇게 떨어지는데.
약간 개념없는 윗집과 극예민의 극치인 아랫집에 끼어서 주눅들어서 삽니다.
전에 사시던 분들은 단독주택으로 이사가신다 하더군요.
우리도 다음수순이 그렇게 될런가 모르겠네요.
왜 나이드신 분들이 낡고 오래된 좋지도않은 아파트 올수리해서 계속 사시는지 이해가돼요.
건축방법은 해가 갈수록 더욱 발전될텐데, 왜 층간소음은 더 심해지는 걸까요?
그거 아끼면 정말 많이 남겨먹을수있나봅니다.
너 새아파트야, 겉만 이쁘면 뭐하니. 완전 속빈 강정이다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