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에 일이 있어서 어머니가 하시던 집안일을
잠시 떠맡게 된 삼십대 중반 처자입니다.
자취 경력이 4년 가까이 되어서, 집안일에는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나말고 아버지의 식사와 도시락을 준비해야한다는 것만으로도 참 힘든네요.
아버지가 나름 가정적이셔서 도와주시는 편인데도 말이죠.
제가 요령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아무튼, 일하고 집에와서
집안일을 다 끝내면 잘 시간이더라고요.
아침에 일찍 나가야해서 늦게 자기라도 하면 타격이 크고요.
아버지가 가정적이셔서 주말에는 많이 도와주시긴 하지만,
평일에는 새벽부터 일하셔서 퇴근하시면 쉬시고 일찍 주무셔야합니다.
엄마가 이렇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보내셨구나 뒤늦게 깨달음과 동시에
제 자신도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심각하게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요새 호감을 갖게된 사람이 있어서 결혼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는데,
매일 이렇게 하루종일 일과 가사의 반복, 거기다가 육아까지 더해진다면
바쁘고 피곤해서 행복할 겨를이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저질체력이라 몸이 힘들면 마음은 더 힘들어지거든요ㅠㅠ
자취할 때 너무 외로웠기 때문에 혼자는 못살겠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와 함께 살고, 가족을 이루는 댓가가 정말 크네요.
결혼 상대자를 찾는 것도 어려운데,
이제보니 그렇게 어렵게 찾아서 결혼해도,
평생 더 힘든 관문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이 보여요. 아닌가요?
이왕 결혼 적령기도 놓치고, 결혼하자는 사람도 없는데, 아둥바둥 애쓰기보다는,
혼자서 느긋하게 개랑 고양이를 키우면서 살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기 시작하네요.
아무리 생각해도, 여성한테는 결혼 후가 더 힘들어지는데
어떻게 다들 결혼을 결단하시고 행복을 찾으셨나요?
제가 혹시 중요한 무언가 큰 장점을 놓치고 있다면
너그럽고 현명하신 분께서 알려주시길 제발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