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마음이 너무 헛하고 우울해서 글 씁니다.
시어머니가 이번 주에 올라오시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착잡하네요.
시어머니랑 잘 지내시는 분들 계신가요?
엄마는 맞벌이라 할머니 모시고 살았고 돌아가신 후에도 제사 챙기시고 지금도 저한테 시어머니께 잘하라고 늘 잔소리 하십니다.
그런 거 보면 제가 인격 수양이 안 된 사람 같기도 하고, 너무 괴롭네요.
시어머니가 나쁜 분은 아닙니다.
절 괴롭히거나 잔소리 하시거나 그런 분은 아닌데 한마디로 코드가 안 맞습니다.
시어머니랑 코드 맞는 사람이 어딨겠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저는 맞벌이고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실제로 제가 남편보다 훨씬 바빠서 토요일, 일요일에도 직장 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남편이 옆에서 써포트를 안 해 주면 불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월급도 남편보다 훨씬 많구요.
그런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집안일을 챙기는 남편이 시어머니가 오시면 바뀝니다.
시어머니가 아들이 집안일 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죠.
이번에도 저한테 주의를 단단히 주네요.
엄마 오시면 요리 잘 한다느니, 집안일 잘 한다느니 이런 얘기 절대 하지 말라구요.
왜 요리 잘하고 집안일 잘 도와 주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요?
오히려 현대 남성이라면 칭찬받아 마땅한 일 아닌가요?
전 남편이 좀 적극적으로 요새는 맞벌이 하니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해 줬으면 좋겠어요.
시어머니는 집안일 잘 하는 아들이 못마땅 하시고 그게 며느리인 저한테로 투사가 돼서 제가 일하는 것도 탐탁치 않게 여깁니다.
그런데 저희 집 경제 구조는 제가 쉴 경우 타격이 엄청납니다.
저희는 매달 시어머니께도 따로 생활비를 부쳐 드리는 상황이구요.
제가 드리는 용돈은 받아 쓰시면서 아들이 집안일 하는 건 싫어하시는 시어머니 심리 구조가 이해가 안 되고 너무나 불합리하게 느껴집니다.
저희 할머니의 경우는 엄마가 직장에 나갔기 때문에 전적으로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셨어요.
아빠도 식구들에게, 사람이 한 어깨에 두 짐을 질 수 없는 거라고 엄마가 퇴근하면 쉴 수 있게 배려하셨구요.
전 남편이 아빠처럼 이렇게 말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남편은 시어머니 눈치를 보면서 자기는 집안일에 신경 안 쓰는 것처럼 얘기합니다.
전 시어머니가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서로 도와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해 주셨으면 하구요.
그래서 시어머니가 집에 오시면 (지방에 계셔서 한 번씩 오면 며칠 주무시다 가십니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가 됩니다.
저도 며느리가 돼서 한 가족이 됐으니 좀 편하게 서로 어울리고 싶은데 매사가 못마땅하시니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네요.
그러니 자연스레 시어머니 오시는 날에는 긴장되고 우울해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