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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집안일 하는 아들을 싫어하는 시어머니

시어머니 고민 조회수 : 3,324
작성일 : 2013-04-15 13:42:49

안녕하세요.

마음이 너무 헛하고 우울해서 글 씁니다.

시어머니가 이번 주에 올라오시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착잡하네요.

시어머니랑 잘 지내시는 분들 계신가요?

엄마는 맞벌이라 할머니 모시고 살았고 돌아가신 후에도 제사 챙기시고 지금도 저한테 시어머니께 잘하라고 늘 잔소리 하십니다.

그런 거 보면 제가 인격 수양이 안 된 사람 같기도 하고, 너무 괴롭네요.

 

시어머니가 나쁜 분은 아닙니다.

절 괴롭히거나 잔소리 하시거나 그런 분은 아닌데 한마디로 코드가 안 맞습니다.

시어머니랑 코드 맞는 사람이 어딨겠냐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저는 맞벌이고 남편이 가사와 육아를 적극적으로 도와줍니다.

실제로 제가 남편보다 훨씬 바빠서 토요일, 일요일에도 직장 나가는 경우가 많아요.

남편이 옆에서 써포트를 안 해 주면 불가능한 일이죠.

그래서 월급도 남편보다 훨씬 많구요.

 

그런데 이렇게 적극적으로 집안일을 챙기는 남편이 시어머니가 오시면 바뀝니다.

시어머니가 아들이 집안일 하는 걸 싫어하기 때문이죠.

이번에도 저한테 주의를 단단히 주네요.

엄마 오시면 요리 잘 한다느니, 집안일 잘 한다느니 이런 얘기 절대 하지 말라구요.

왜 요리 잘하고 집안일 잘 도와 주는 게 부끄러운 일인가요?

오히려 현대 남성이라면 칭찬받아 마땅한 일 아닌가요?

전 남편이 좀 적극적으로 요새는 맞벌이 하니 서로 도와야 한다고 말해 줬으면 좋겠어요.

시어머니는 집안일 잘 하는 아들이 못마땅 하시고 그게 며느리인 저한테로 투사가 돼서 제가 일하는 것도 탐탁치 않게 여깁니다.

그런데 저희 집 경제 구조는 제가 쉴 경우 타격이 엄청납니다.

저희는 매달 시어머니께도 따로 생활비를 부쳐 드리는 상황이구요.

제가 드리는 용돈은 받아 쓰시면서 아들이 집안일 하는 건 싫어하시는 시어머니 심리 구조가 이해가 안 되고 너무나 불합리하게 느껴집니다.

저희 할머니의 경우는 엄마가 직장에 나갔기 때문에 전적으로 육아와 가사를 담당하셨어요.

아빠도 식구들에게, 사람이 한 어깨에 두 짐을 질 수 없는 거라고 엄마가 퇴근하면 쉴 수 있게 배려하셨구요.

전 남편이 아빠처럼 이렇게 말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남편은 시어머니 눈치를 보면서 자기는 집안일에 신경 안 쓰는 것처럼 얘기합니다.

전 시어머니가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서로 도와야 한다는 현실을 인정해 주셨으면 하구요.

 

그래서 시어머니가 집에 오시면 (지방에 계셔서 한 번씩 오면 며칠 주무시다 가십니다) 불편하기 짝이 없는 분위기가 됩니다.

저도 며느리가 돼서 한 가족이 됐으니 좀 편하게 서로 어울리고 싶은데 매사가 못마땅하시니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네요.

그러니 자연스레 시어머니 오시는 날에는 긴장되고 우울해집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IP : 222.117.xxx.6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조용히....
    '13.4.15 1:51 PM (203.247.xxx.210)

    평소 하던대로 하시고(남편 존중해 주고, 가사는 분담)
    혹시 시어른이 태클을 거시거든,

    1. 무시
    또는
    2. 제가 직장 그만 둘까요?

  • 2. 옛날
    '13.4.15 1:53 PM (122.37.xxx.51)

    어르신들 사고를 어떻게 바꿀수 있을까요?원글님한테 맞벌이하더라도 집안일은 여자몫이라고 하지 않은걸로 다행인걸요.아들 집안일하는거 좋은 어머니..는 우리나라에 거의 없을거에요.그걸 내색하거나 표현하는거는 개인의 교양수준에 따라 다를뿐..
    그런모습 보이지 마시고 시어머니 가치관도 바꾸려고 하지 마세요.그러면 스트레스 크게 받을 일 없을거에요.지금 남편분이 하시는게 현재우리사정에서는 사실..정답이라고 생각해요.네맘 내맘...다 같지 않아도 그냥 두루뭉실 하게 사는거에요.

  • 3. ...
    '13.4.15 1:54 PM (180.231.xxx.44)

    원글님의 고충 이해하고 님의 의견이 옳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님의 접근방식은 그리 현명한 것 같지 않습니다. 친정분위기나 '내가' 돈 더 많이 벌고 '내가' 매달 생활비 드리는데 저런 식으로 나오신다 불합리하다, 액면만 보면 님의 말이 맞는 것 같으나, 우선 원글님의 시어머니는 합가해서 같이 사시는 게 아니잖아요. 일년에 며칠씩 님의 집에 머무시는 게 다고 말로는 남편이 육아와 집안일을 많이 돕는다 하셨는데 사실상 남편이 주로 하고 님이 돕는 형세 아닌가요? 그렇다면 역으로 원글님 아버님이 어머님을 위해 여러가지 배려했듯이 남편의 의견을 님이 존중해 줄 수도 있는거죠. 남편분 입장에선 어머님도 배려하고 싶은거지 님을 배척하고 어머님편을 드는 게 아니에요. 너무 이분법적으로 생각하지 마셨으면 좋겠어요. 사람 인식이란게 그리 쉽게 바뀌나요 다른 점이 크게 문제 있는 시어머니가 아니라면 님도 어느 정도 접고 넘어가세요. 시어머니 입장에서도 님이 다 맘에 드는 건 아니지만 나름 넘기는 것도 있을거에요.

  • 4. 원래
    '13.4.15 1:55 PM (99.225.xxx.55)

    어르신들 그러는거다 생각하고 넘기세요.
    모시고 사는게 아니라 어쩌다 만나시는거니 그때만 남편 기 세워주시구요.

    저희 시어머니도 그러세요.
    가까이 사시는 큰아들 내외를 보고 (아주버님이 형님꼐 아주 잘 하세요.) 그게 싫으신지 형님 흉을 작은 아들에게 많이 봐서 울 남편도 시어머님만 근처에 있으면 그렇게 무심해져요.

    모 그래도 저는 일년에 몇번 안되고 그냥 맘 편하게 해 드리자 하고 별로 안시켜요.
    나중에 애가 둘 되고 나니 남편이 손 놓고 있으면 되는일이 없으니 그때는 남편이 스스로 좀 몸을 움직여도
    별로 안 싫어 하시더라구요.

    저 입덧으로 입원도 하고 링켈도 맞던 시절에 남편 생일이라고 올라오셔서 국 푸는데 (음식은 친정엄마가 다 준비) 구역질 나서 눈물 막 흘리는데 남편이 막 일어나서 오라고 하니 소매 잡아 끓어 앉히시더라구요.
    그때는 쫌 서운했는데 생각해보니 그런걸로 속상해봐야 내 손해다 싶더라구요.
    남편한데 어머님 앞에선 기 세워줄테니 가시면 더 잘해라 하고 딜 한다음 그냥 맘 편지 가지고 살아요.

    그게 제 정신건강에도 더 좋더라구요.

  • 5. 글쎄요
    '13.4.15 1:56 PM (222.107.xxx.181)

    남편 말대로 눈치보며 쉬쉬하면 계속 그러셔야 하고
    어머님이 싫어하시든 말든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고
    당당하게 행동하면 어머님은 결국(어쩔수 없이) 인정하게 됩니다.
    제 시어머니도 그랬어요.
    이젠 당연하게 받아드리십니다.
    세상이 바뀐걸 아셔야지요.
    서로 싫은 소리로 언쟁할 것없어요.

  • 6. ㅇㅇㅇㅇ
    '13.4.15 1:57 PM (121.130.xxx.7)

    사실 그 연세에 잘 안 바뀌세요.
    가급적 시어머니 덜 오시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책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아들네 집이라고 오실텐데 오신 동안은 이박삼일이든 삼박사일이든
    님이 살짝 여우짓 하세요.
    나이드신 분 고루한 사고방식 고치려고 해서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늘 모시고 사는 분이라면 말이 다르겠지만 일년에 몇 번 올라오시는 분이니까
    시어머니 계실 땐 님이 좀 더 나서서 하시고 입으로 공치사 좀 하세요.
    내가 이렇게 잘한다, 내가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우리집 먹고 산다는 걸 은근히
    아주 은근히 여우처럼 살살 말하세요. 여자들끼리 하는 수다 처럼 재밌고 편안하게요.
    그러다 보면 시어머니도 며느리 고생하는 거 보이고 아들한테 애기 몸도 약한데
    너도 좀 거들어라 (막상 거들면 이쁘게는 안보이겠지만 말이라도 또 그렇게 나갑니다)
    그렇게 말씀하시겠죠. 안 그런 분들은 정말 인간적으로 너무하신 거고요.
    시어머니 와계신 며칠만 여우처럼 하시다가 내려가시면 보상 다 남편한테 받으세요.
    너무 곧으면 부러집니다.
    가끔은 휘어질 줄도 알아야 긴긴 인생, 내 삶이 편합니다.
    나도 편하고 남편도 편하고 시어머니도 편한 방법입니다.
    .
    이 산다면야 시어머니 생각을 고치든 분가를 하든 하라그러겠지만 지방에 사신다니까요.
    그리고 어머니 오신 동안 힘드시면 야근 핑계로 늦게 들어오기도 하세요.
    그럼 남편이 알아서 또 어떻게 하겠죠.
    늦에 귀하한 후엔 시어머니 붙잡고 친정엄마한테 하듯 힘들어 죽겠다 회사 때려치고 싶지만
    남편 혼자 벌어 못사는 세상이라 더럽고 치사해도 일한다 한숨 좀 쉬어주시고요.

  • 7.
    '13.4.15 1:59 PM (211.114.xxx.137)

    제 생각엔 시모에게 조근 조근 님 가족의 상황과 그렇기 때문에 님네 가족은 이렇게 저렇게 지내고 있는거다. 이해해주셔야한다. 등등 잘 말씀을 하셔야할것 같아요. 잘못된것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시모를 설득은 못하겠지만 우리 가족이다 라는 것과 우리 가족의 방식이다라는걸 심어주셔야 할것 같아요. 그리고 이 부분은 터치하는 거 싫다라는것 까지요... 첨엔 좀 불편하겠지만 앞으로의 관계등을 봐서도 한번은 겪어야지 싶어요.

  • 8. ....
    '13.4.15 2:01 PM (112.155.xxx.72)

    그냥 용돈을 챙겨 드리지 마세요.
    당신 아들 수입이 이래서 드리기 힘들다
    그런 요지로 설명하시고요.

  • 9. ㅇㅇㅇㅇ
    '13.4.15 2:02 PM (121.130.xxx.7)

    저도 시어머니랑 따로 사는 입장에서 잔소리 잔소리 온갖 잔소리 다 하는 시어머니
    그냥 그 앞에선 네네 웃으며 대답해드립니다.
    그리고 집에 오면 내 식대로 합니다.
    뭐하러 눈 똑바로 뜨고 어머니 그게 아니라요 이건 이거고 저건 저겁니다. 참견하지 마세요.
    그럽니까?
    웃으며 네네 해도 됩니다. 큰일 안나요. 내 존엄성 무너지는 거 아니예요.

    결국 내 뜻대로 알아서 잘 할거니까요.
    그리고 어른들도 아세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거.

  • 10. ..
    '13.4.15 2:04 PM (203.226.xxx.102)

    초반에 힘드시겠지만 있는 그대로 보여주시고 시어머님께서 받아들이도록 아들이 설득하시는 것이 좋을것 같아요. 시어머니 구미에 맞게 여우 짓 하는거 1~2년에 끝날일도 아니고 그러다 보면 시부모님 뵙는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될텐데요...
    그리고 밖에서 열심히 하는만큼 시어머니도 님을 인정해 주셔야지요..

  • 11. ...
    '13.4.15 2:26 PM (121.165.xxx.97)

    그냥 서로 편하면 안되나요..
    시어머니랑 같이 사는거도 아니고 잠깐 들르는거라면 그냥 며칠은 참고 내가 하는척 할수도 있을거 같은데요
    남편분이 평소에 잘도우면서 그정도 부탁한다면, 가정에 평화를 위해서 가사일 돕는거 숨겨 줄수있을거 같아요
    친정하고 비교하실일이 아니예요.그냥 다름을 인정하고 피하고 사세요,

  • 12. ...
    '13.4.15 4:28 PM (14.63.xxx.1)

    남편 집안일 하는것 기함을 하시던 시어머니
    모든 대소사 큰며느리한테 넘기고는
    아들집에 오셔서 손가락 하나 까딱 안하고
    소파에 우아하게 앉았다 가십니다.
    작은 아들 역시 앉아서 비비고
    작은 며느리랑 큰며느리는 정신없고
    그 귀한 큰아들이 손이 모자라니 그릇 나르고 있는데
    당신몸이 소중하시니 이젠 큰아들이 집안일하는것도 바라만 보시네요.
    이런 시어머니도 있을 수 있구나 제가 놀란답니다

  • 13. ^^
    '13.4.15 7:08 PM (121.188.xxx.90)

    원글님도 평생을 살아오시면서 원글님의 집안문화(남자가 살림하는거)를 바꿀생각 안하시는데(옳고그른걸떠나)
    하물며 6,7,80 평생을 지혜와 지식이 하나의 사고방식으로 굳어진 시어머님의 생각을 어떻게 바꾸려하시나요..ㅎㅎ
    까짓거 며칠만 남편한테 봉사해준다 생각하고 융통성있게 넘기세요.. ㅎ 그러면 시어머님도 내 아들이 이렇게 며느리한테 대접받고 사는구나 라고 느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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