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전, 엄청난 시어머니의 반대가 있었지요.
깊은 사연이 있는 상황이구요. (머 제가 재혼이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구요 ㅎㅎㅎ)
암튼 10년 연애한 후에 시어머니가 결국은 저희를 결혼을 시키더군요.
그때 제가 강아지 두녀석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 사실을 들통나자, 제일 먼저 " 개 치워라"
전, 결혼 허락을 안받았으면 안받았지 내 자식같은 애들 절대로 다른데 못 보내기에 대답 안했구요.
게속 대답을 강요하는 시어머니와 절대로 보낸다는 말을 하지 않는 저.
보통 시어머니가 아닌지라, (대장부 스타일입니다. 목소리 크고, 욕 잘하시고, 한 눈에 봐도 무서운)
반면 저는 솔직히 40평생 싸움 한번 해본적이 없구요. 소심한 편이라 시어머니와는 완전 비교되는 성격입니다.
다른건 다 예예, 대답 하면서 강아지 문제에서는 절대로 대답하지 않는 저.
자기 어머니의 성격을 너무 잘 아는 신랑은 저를 설득하더군요.
그냥 보낸다고 하고 몰래 키우면 된다, 자기도 절대로 보낼 생각 없다, (신랑도 강아지를 아주 좋아해요)
하지만 대답을 안했으면 안했지, 보낸다는 말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고... 이 부분에는 절대 양보할수 없었지요.
신랑이 뭐라 뭐라 이야길 했던지... 그 뒤론 강아지 이야긴 안하시더군요.
하지만 분명 허락한건 아니기에 저도 충돌이 싫어서 몰래 키웠습니다.
몰래 키우는게 가능했던 이유는 다행히 시어머니는 저희집(시댁과 1시간거리)을 연락도 없이 방문하지 않으셨고,
1년에 한두번 오실때는 온 집안을 청소하고 강아지를 피신시키는 방법을 취했었지요.
그리고 아기를 낳고 그 아기가 이제 5살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2년전에 사건이 생겨서 강아지 키우는 것을 들키고 말았지만 그때 상황이 좀 긴박한 상황이였기에
다행히 강아지 일은 뒷전으로 밀려서 그다지 심각하진 않게 " 개 치워라" 역시 전 확실한 대답을 하지 않는 것으로
시어머니가 포기를 하신 듯한 분위기였고 그 뒤 두 녀석 중에 한 아이가 하늘로 가는 바람에 (둘 다 노견입니다)
' 늙은 개들, 머 오래 살겠어?' 하는 시어머니의 마음을 추즉할수 있었지요. ㅠㅠ
우리 딸이 신생아 였을 때 한달정도 빼곤 전 늘 강아지들과 함께 했습니다.
강아지 둘 중 한 녀석은 제가 그 아이의 세상이였거든요.
제가 없으면 밥도 안먹고, 제가 없으면 잠도 안자고 하루종일 현관에서만 저만 기다리고 있던 아이였으니까요.
다른 사람에게는 아주 까칠하면서도 저에게는 한없이 순한 오로지 저만 믿고 사는 아이였어요.
그걸 알기에 - 또한 저 역시 그 녀석이 너무 소중했기에 그 아이를 친정 식구에게도 맡길수가 없었어요.
고맙게도, 우리 딸은 피부병은 커녕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구요.
그리고 강아지를 대하는 것도 단순 호기심이 아닌 자기가 챙겨주어야 할 존재, 친구로 인식하고 있답니다.
작년 봄, 아이와 신랑이 밖에서 유기견 한 아이를 안고 오더이다.
쓰레기통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고 있던 아이라고, 울 딸이 강아지 배 고프겠다고 집에 가서 밥 주자고 ㅠㅠ
재 작년 가을에 저의 소중한 아이를 하늘로 보낸 상태이고 그 슬픔이 체 가라앉지도 않았지만
집에 오자마자 허겁지겁 물부터 마시는 유기견 아이를 다시 거리로 보낼수가 없었습니다.
병원에 가서 기본 검사를 마치고 혹시나 잃어버린 주인이 찾을지도 모르기에 여기저기 수소문 해봣지만
연락은 없었습니다. 신랑이 우리 식구하자고 하더군요.
시어머니가 분명 또 난리날텐데라고 걱정하니 '하나나 둘이나 뭔 상관이냐' 며 괜챦다고 하더군요.
우리 딸이 사람만 보면 제일 먼저 하는 이야기가 집에 있는 강아지 이야기가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딸 아이가 시어머니께 우리집에 강아지 2마리 있다고 종알종알 거렸고 또 들통이 났네요
또 다시 시작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제가 막 화가 나려고 해요. -.-
시어머니께 절대로 대들지 못하는 성격의 신랑은 애들 보낸다고 말해버리고 저보고도 그렇게 말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몰래 키우면 된다고... 예전처럼 그렇게 하면 된다고 하네요.
그런데 저는 절대로 보낸다는 말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보내지 않겠다고 말을 할것입니다.
휴우~ 보통 시어머니가 아니기에 또 이 일로 부딪힐 생각을 하면 이젠 진짜 멀미가 날것 같아요. ㅠㅠ
보내긴 어딜 보냅니까? 거짓말이라도 보내겠다는 말은 죽어도 안나옵니다. 저의 유일한 고집입니다.
시어머니는 분명 저에게 대답을 듣으려고 할것입니다. 제가 보냈다고 하면 아마 마음을 놓겠죠?
우리 식구(강아지 2 포함)끼리는 행복해요.
강아지에게 책 읽어주고 놀아주며 동물의 소중함을 너무 잘 아는 딸아이도 이뻐요.
시어머니를 이해할수가 없어요.
단순 자기가 싫다는 이유로 저는 죄인이 되고 싶지 않고 또한 딸아이에게도, 강아지에게도 상처를 줄순 없어요.
우리끼리는 더 없이 만족한데... 시어머니는 왜 그러는 걸까요?
시어머니는 여유가 있으신 편입니다. 신랑은 외아들에 홀 어머니이구요.
이번에 또 강아지 보내라는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저의 추측으로는,
지금 저희가 사는 집 전세(1억)을 해주었으니 강아지를 보내라, 이런 이야기도 예상이 되구요.
제가 전업으로 아이를 하루종일 돌보고 있습니다. (여긴 사정이 있구요)
신랑이 힘들게 번 돈으로 강아지 뒷치닥거리나 한다고 한 소리 듣을 예상도 해봅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문이라면, 제게 쓰는 돈의 거의 대부분이 강아지들에게 쓴다고 보면 됩니다.)
또 다시 이런 일로 스트레스를 받을 생각하니 너무 짜증이 나고 로또 당첨이나 꿈꿔 보게 되네요.
1억 돌려주고, 그냥 마음 편히 우리끼리 살고 싶어서요.
하긴, 그런다고 부모자식간의 고리가 풀어질 리도 없겠지만요. ㅠㅠ
또 다시 전쟁을 나갈 생각에 입맛도 없지만 꾸역 꾸역 밥이라도 먹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