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정도 대체교사로 근무한 유치원인데 지금 생각해도 참 이해가 안가요.
사람들은 모두 착하고 겪어보면 좋은 사람들이에요.
같이 근무했던 선생님들,주방선생님,기사님,보조선생님...
그런데 다들 유치원에 대해서는 절대절대 불만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식이고
자신을 근무하게 해준 원장님께 정말 잘해야한다는 식이에요.
내 주제에 여기 아니면 받아 줄 곳도 없다.
유치원 원장님 눈밖에 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원장님 눈밖에 나면 원장님이 이 근처에는 취직도 못하게 할거고 그게 당연한거다.
뭐 이런식이구요.
제가 본 장면중 인상적인건 원장님이 갑자기 벌떡 일어나니까 교사들도 일제히
기립하는 거에요.
그러다 원장님이 다시 앉으니 교사들도 눈치보다 앉더라구요.
무슨 독재국가도 아니고 엄청 황당했어요.
저는 필요한 것 있으면 직접 말씀드리기도 하고 불편사항도 얘기하는 편이었어요.
원장님이 얘기 듣고 수용할건 수용하고 안되는 건 안된다고 얘기하시는 분이라서
아주 경우없는 분은 아니라는 생각했고 괜찮은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는데
다른 선생님들은 원장님 기분 상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해서
다른 선생님들 얘기 들으면 원장님이 되게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해요.
근무마쳤는데 원장님이 절더러 마음에 든다고 계속 근무했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조건이 저랑 썩 맞지 않아서 거절했어요.
그랬더니 선생님들이 와서는 한마디씩 하고 가네요.
원장님이 있으라고 했는데 왜 그만두나요?
다른 좋은 곳이 결정되어서 다른 곳으로 가나요?
여기 원장님이 있으라고 했으면 정말 좋은건데...
우린 원장님이 나가라고 할까봐 걱정인데...
이런 얘기만 주욱 하고 가네요.
요즘 많이 헷갈려요.
내가 느낀 평가를 믿어야 하는건지 나보다 더 오래 겪어본 사람들의 말을 믿어야 하는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