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사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나라에서 뭔 짓거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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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시대 미화’ 우려가 현실로 KBS <다큐 극장>, 경부고속도로 등 업적 부각 아이템 포함
김수정 기자 ( girlspeace@mediaus.co.kr )
오는 27일 ‘88 서울올림픽’을 소재로 첫 방송을 시작하는 <다큐 극장>은 △기획 및 편성을 비밀리에 진행 △제작 실무진 의견 미반영 △내부 다큐국이 아닌 외주제작사의 제작 등의 문제점으로 개편 전부터 잡음이 많았다. 특히 현대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박정희 시대를 미화할 우려가 있다는 점 때문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4일 KBS 봄 개편 설명회에서 <다큐 극장>은 ‘전후 60년 대한민국을 움직인 사건을 돌아보며, 세대 간 계층 간 소통 부재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소개된 바 있다. 이날 김성수 외주제작국장은 “여러분이 언론을 통해 보신 것처럼 우려하고 걱정할 내용이 아니다”라며 “인물 중심이 아니라 사건 중심으로 갈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다큐 극장> 방영 아이템으로는 서울올림픽, 파독 광부·간호사 50년, 아웅산 비극 30주년, 서울의 봄 5·18 등이 올라와 있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김현석, 이하 새 노조)가 11일 노보를 통해 추가로 공개한 바에 따르면, 4월 27일 첫 방송부터 7월 13일까지 방영되는 아이템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박정희 정권과 관련된 내용인 것으로 드러났다. ‘파독광부, 간호사 50주년’(5월4일), ‘베트남 파병 1부’(5월25일), ‘베트남 파병 2부’(6월1일), ‘포니 신화’(6월8일), ‘수출 100억불’(6월22일), ‘경부고속도로 개통’(7월6일) 등 아이템 총 11개 가운데 박정희 정권의 업적을 부각하는 내용이 6개에 달한다.
새 노조는 “대부분 박정희 정권의 업적을 부각하는 내용이고, 전태일 같은 아이템을 구색 맞추기로 슬쩍 끼워넣었다”며 “애초 프로그램 기획의도가 유신정권 찬양이었는데 실제 아이템 리스트를 보니 그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다큐 극장>은 애초부터 현대사를 왜곡하는 의도로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외주사에 대한 부적절한 선정도 있었다”며 “백선엽, 이승만도 모자라 이제는 박정희 정권을 찬양하는 프로그램을 정규편성까지 한 것에 대해 저널리스트의 자존심과 양심을 걸고 처절히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희 정권 관련 아이템은 <다큐 극장> 편성 논란으로 설립된 ‘교양·다큐 PD 비대위원회’와 사측의 협상을 결렬시킨 결정적 원인이기도 했다.
홍진표 KBS PD협회장은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협상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던 부분은 외주사에서 선정한 아이템을 그대로 가느냐의 여부였다”며 “이 부분이 진전되지 않아 같은 얘기가 되풀이됐고, 결국 협상이 결렬됐다”고 말했다.
새 노조는 노보에서 “제작진들은 제작주체를 외주국에서 다큐국으로 이관하고 제작 자율성을 존중해 아이템을 선정하기를 원했으나, 사측은 외주사가 대부분을 제작해야 하고 20여 편 아이템을 먼저 정해놓고 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간부들은 길환영 사장에게 (협상 파행) 책임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태도를 보였고, 특히 김규효 다큐국장은 지난해 시사 프로그램 신설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끌기로 일관했다”며 김규효 다큐국장을 현대사 파행의 주요 책임자로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