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어느덧 스물 아홉.
이십대를 어영부영 보내다 보니 벌써 나이도 많이 먹었네요.
간호사로 일하고 있지만 이제 겨우 2년차,
대학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여전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사람들 사이에 껴서 일하는 것이 힘든데, 게다가 여자들 사이에서 근무를 하려니
처음엔 정말 매일매일 죽고 싶었습니다.
하루 견디고 눈을 떠서 다음날이 시작되면 또 하루를 견디고
그렇게 살다 작년 1월 즈음 첫 연애를 하게 되었고, 2개월의 짧은 연애 끝에
남자분이 저에게 헤어지고 싶다 말했습니다. 이유는 본인이 저와 결혼할 만큼
마음이 큰건 아니라서 빨리 헤어지는 것이 낫겠다. 였지요.
그렇게 또 힘든 시간을 보내고 3개월 전 새로운 남자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첫번째 사귄 분은 감수성이 풍부하고 다정 다감했다면 새로운 남자분은 진짜 남자다운 스타일
이라서 마음이 여리고 예민한 저를 언제나 남자답게 보듬어 줬어요.
그러나 며칠전, 연애한지 100일도 채 되지 않아 저에게 먼저 헤어지자고 하더군요.
우린 너무 맞지 않는것, 같다고.
그렇게 제 삶의 두번째 남자친구를, 스물아홉이라는 나이에 보내고 난후.
근무하는데 온통 머릿속은 하얗고. 그냥.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 걸까 란 생각만 듭니다.
외모에 자신이 없어요. 얼굴도 크고. 못나고. 매력이 없어요.
그런데 외모를 상쇄시킬만한 성격적인 매력도 없어요.
다른 친구들은 1년씩 2년씩 연애하고 결혼도 하던데 나는 왜 100일도 넘지 못하는 연애만
하는 걸까. 내가 문제가 정말로, 많구나. 나는 정말로 부족한 인간이구나.
첨에는 나를 변화시키면 된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29년간 형성된 내 성격을 이제는
내 부족함을 노력으로 바꾸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요.
병원에서 일하니, 노인 환자를 많이 봅니다. 나도 언젠가 그냥 이렇게 이렇게 살다가
내 몸 하나 간수못할 만큼 늙겠지. 추억도 없이. 재미도 없이.
사회생활도 힘들고. 연애도 힘들고. 모든것이 두렵고 앞으로 살아갈 날을 생각하면
더 끔직합니다. 죽고 싶습니다. 오로지 그 생각밖에 들지 않습니다.
저는 어떡해야 될까요. 너무나 힘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