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자주 가는 카페에서 퍼온 글입니다. 아래 글 보니, 친구가 교사인데 무상급식 반대라는 글이 있더군요. 제 주변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아래 글과 같은 생각을 하시는데요, 정말 의외였어요. 제가 일년동안 만나는 선생님들이 대략 30~40분 정도 되십니다. 하는 일 특성상 자주 만나게 되는데요, 교총이신 분조차도 무상급식은 하는 게 좋지...하고 말씀들 하세요. 교사 친구 두신 분, 이런 의견도 있다는 것, 아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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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저는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는 6학년 담임이에요.
우리반은 33명중 차상위계층 2명, 한부모 가정 3명, 다문화가정 1명이고 사는곳은 아파트가 대부분이지만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 둘러싸여 있지요.
부자의 기준인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제 기준으로는 우리반엔 부자가 없어요. 그러나 동사무소에서 지정한 급식비 지원대상자도 없지요.
그럼 우리반 아이들은 단계별 지원일경우 급식비를 내야 할까요? 안내야 할까요?
학기초에 부모소득에 대해 근로소득증명서같은걸 떼오라고 해서 연소득 얼마 이상이면 내라고 하고, 얼마 이하면 내지말라고 해야할까요? 그러다 부모님이 실직이라도 하시면 실직 증명서를 내야 무상급식대상자가 되는건가요?
단계별 시행이란 정말 빛좋은 개살구같은 말이에요.
현실적으로 실현가능성이 없어요.
정말 문제는 반에 1~2명인 지원대상자가 아니고요.
그 아이들이 본인이 지원대상자냐, 아니냐를 아는지 모르는지가 아니고요.
그외 서류상 절차에 의해 남의 이목을 신경쓰는 부모에 의해 지원자는 아니면서 급식비는 미납되는..
그래서 매달 급식비독촉장과 행정실, 교사의 전화를 받아야하는 다수의 아이들이에요.
참고로 우리반엔 그런 아이들이 10여명 되었고, 작년까진 제가 대신 냈다가 나중에 겨우겨우 받았지요.
부모님들.. 나중엔 제 번호 뜨면 전화도 안받더라고요.. ^^;;
졸업식까지 급식비가 2~30만원 이상 연체되서 부모님이 학교에 안오는 아이들도 있으니까요.
아직 우리나라엔 이런곳이 많답니다..
서울에도 물론 많겠지요.
경기도는 다행히 현재 무상급식이 시행되고 있어요.
매달 행정실에서 보내는 급식비 독촉장을 몰래 찢어버릴일도, 학부모에게 내가 받을 돈도 아니면서 왠지 모를 죄송한 마음으로 전화를 할 일도 없어서 얼마나 마음편한지 몰라요~
학기초에 지원대상자 명단을 볼 일도, 그 아이들 볼때마다 왠지 모를 측은한 마음이 들 일도 없지요.
급식비 연체안내장을 받아들며 기죽는 아이들의 눈빛을 보지 않아도 되고요.
초등은 무상교육이에요.
급식은 교육의 한 부분이고요. 또한 의무에요. 그래서 교사들은 급식시간에 급식지도를 해야 해요.
다 같이 질서를 지켜 줄을 서고 같은 식판에 같은 반찬, 같은 자리에 앉아 밥을 먹는 우리 아이들..
누구는 부자니까 돈을 내고, 누구는 가난하니까 공짜다..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요?
왜 나눠야 하는걸까요?
무상급식.. 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시행되고 있는 지금..
학부모님들의 만족도도 참 높거든요. 실제로 급식의 질 떨어지지 않았고요.
전시행정, 다른 사람 이목 신경쓸 사업할 시간, 예산으로
우리나라를 든든히 받쳐줄 미래의 꿈나무들.. 거름주는데 쓰면 안될까요?
최소한 무상교육이라면..
학교에서 제공되는 부분만큼은 다 공평하게 무상인것이 당연한 것 아닐까요?
한말씀 덧붙여..
세금낭비라고 주장하시며 걱정하시는 분들..
매년 남는 예산 주체못해 멀쩡한 도로, 보도블럭 갈아엎을 때.. 인도까지 막아가며 몇백넘는 가로수 심어댈 때
내가 낸 세금 왜 이런식으로 쓰냐고 시청에 항의라도 해보셨는지..
우리나라 주먹구구식 예산배정 어떻게 이루어지고 어떻게 쓰이는지 관심갖고 살펴보신적 있으신지 궁금하네요..
우리나라.. 지금 위기라고는 하지만 초등학생 하루 한끼 공짜로 준다고 휘청거릴만큼 그렇게 나약한 나라 아니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