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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와의 관계...

... 조회수 : 2,379
작성일 : 2013-04-08 03:54:24
그냥 제 이야기 좀 풀어놓고 싶어서요...
전 겉으로 보기에 아무런 문제 없어 보이는 평범한 사람이에요..

노처녀 반열에 살짝 발을 담구기 시작한 처자죠





어릴땐 적어도 아이 세명은 낳아 다복하게 오손도손 사는게 작은 소망이었어요.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아이를 낳아 키우는 것에 대한 생각이 정말 싹 사라져 버렸네요...

제가 엄마를 닮았다는 걸 알게된 이후부터 인 것 같아요.

ㅠㅠ...





겉으로 보기엔 너무나 사람 좋고, 웃음도 많고, 순수해 보이는 우리 엄마...

가끔씩 화가 나면 입에 담지 못할 막말을 퍼붓곤해요..

그걸 풀어주려고 내가 다 잘못했다, 마음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해도 

그 분이 스스로 풀리기 전까지는 아무 소용이 없어요. 

오히려 더 독한 말들을 쏟아 붓는데...정말 엄마 안에 두 사람이 있는 것 같아요.





어릴 때 잘 모르고 당했던 일들이 성인이 되고 보니 가슴이 맺히네요.

성인이 된 이후에 들었던 막말과 폭언은 잊혀졌다 싶으면 다시금 스믈스믈 올라와 

한없이 우울하고 가슴 아프고 서럽게... 그래요 참 서럽게 만들더군요...





따로 지내기 때문에 전화통화를 할 때면 참 다정하게 잘 해주는 울 엄마...

엄마도 본인 성격 때문에 많이 괴로울텐데....

그걸 이해 한다해도 제 상처는 또 별개더라구요..





가슴이 먹먹합니다.









저야 나와 살지만 같이 지내고 있는 가족들 생각하면 또 너무 마음이 아프구요..ㅠㅠ

아빠는 정말 정말 좋은 분이신데.....

엄마의 저런 성격 때문에 정말 많이 정신적으로 피폐해 지셨어요.

아빠와 상의해서 엄마를 치료받게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 해봤지만

엄마는 또 불같이 화를 내고 ㅆ욕을 하고... ㅠㅠ











이래놓고 밖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너무 잘하네요.

이런 부분이 너무너무 상처가 되고,

며칠 후에 본인의 감정을 본인이 잊을 때가 되면(?) 미안해서 그런지 또 너무 잘해주구요..ㅠㅠ

어릴땐 엄마가 다시 마음이 풀렸다는 것만으로도 좋아서 헤헤 거렸는데,

이제는 제 마음이 딱딱하게 굳어서 그런가보다....해버리네요.

엄마는 아픈사람인가보구나...하구요.

날 왜 낳아서 이렇게 괴롭게 하는가... 생각도 들고..









문제는 제 안에 이렇게 제가 경멸하는 엄마의 모습을 발견한거에요...

정말 똑같이... 휴...ㅠㅠ

가장 가까운 사이인 착한 남자친구한테 제가 화가 날 때면 저렇게 폭언을 퍼붓네요...ㅠㅠ

얼마간 지나면 그게 너무 미안하고 창피해서 잘해주구요...

남자친구는 본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에게 친절한데 왜 본인한테만 그러느냐고...

이 말 듣는데 정말 띵 하더라고요.......넘 미안하구...ㅠㅠ

그리고 화가 날 때, 정말 제가 너무너무 싫어하는 엄마의 모습이랑 똑같아요.

파괴적이고, 가슴 후벼파는 세상의 모든 말들을 악을 쓰며 뱉어내는 모습이요...





전 제가 그 당하는 입장이 얼마나 괴롭고 마음에 멍드는 일인지 너무 잘 알아서

남자친구에게 솔직히 말하고 헤어지자고 했네요..

남의 집 귀한 아들을 자꾸 괴롭히는거... 그도 괴롭고 저도 너무 괴롭고...

남자친구는 넌 지금 아픈거라면서 치료 받자고 하네요.

아프다고 떠나버리는건 비윤리적이래요.. ㅠㅠ





무엇보다 저는 제 아이에게 이런 유전자를 물려주는게 정말 큰 죄 짓는거라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아이한테 폭언하고, 그 여린것한테 상처주게 될까봐 넘 두려워서 아이 낳는다는 생각이 싹 접해더라구요...





이 와중에 엄마는 결혼을 종용하고... 아이 낳아 행복하게 살라고 하는데 ....

정말 뭐라 말도 못하겠고...

제 속마음은 내가 누구 때문에 이러는데... 하고 싶지만... 엄마도 본인이 본인의 성격을 선택한건 아니니깐요...

그런데 제 마음은 넘 답답하고... 서럽고... 

평범하게 아이 낳고 잘 지내는 친구들 모습 보면 참 좋아보이고, 또 그만큼 넘 마음이 아리면서 눈물이 나네요... 

나는 저런 삶을 살지 못하겠지....? 하구요...





좋은엄마 두신 분들이 세상에서 제일 부럽네요...





누구에게도 꺼내지 못한 제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해요...

이렇게라도 풀어놓아야 살 것 같아서 ...




















IP : 141.70.xxx.149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막걸리한잔~
    '13.4.8 3:59 AM (121.188.xxx.90)

    견성(見性) : 모든 망념과 미혹을 버리고 자기 본래의 성품인 자성을 깨달아 앎.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노력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감사한겁니다.
    원글님은 이제 그걸 아셨으니 스스로 더 노력하면 지금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될것입니다. ^^

  • 2. ..
    '13.4.8 4:08 AM (141.70.xxx.149)

    막걸리한잔님 넘 감사해요.
    첫번째는 아무 생각없이 읽고, 좋은 문장이라 기억해 두려고 두 번 읽고... 세 번 읽다가 눈물까지 흘려버렸네요.
    정말 그럴 수 있을까요? 노력해보겠습니다..
    그나저나 막걸리 한 잔 하고 싶네요^^

  • 3. 막걸리한잔~
    '13.4.8 4:19 AM (121.188.xxx.90)

    사람들이 내 주제파악, 꼬라지 모르고 남에게 손가락질 하며 나 자신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남에게 무슨 독설을 퍼붓고 다니는지 모르는 사람 수두룩 하지요.. ㅎ

    저도 평소에 순딩순딩하다가 분노가 치밀땐 독설도 해보았지만, 그러고 나면 자책도 되고..
    내가 이정도 밖에 안되는 사람이었나.. 후회하고 반성하고.. 그러다보니
    어느새 그 다음부터는 암만 분노가 치밀더라도 최악의 것은 쳐내는 습관,버릇을 들이고 있습니다. ㅎㅎ
    자기 자신을 돌아본다는건 인간을 한층 더 성숙하게 만들지요.ㅎㅎ

    원글님 힘내시기를... ^^

  • 4. 원글님
    '13.4.8 6:41 AM (194.24.xxx.135)

    님 그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에 애 낳을 자격있는 사람 아무도 없어요. 인간은 다 불완전하죠. 님은 아시니까 고칠 수 있어요. 좋은 남친이네요. 힘내세요.

  • 5. 가로수
    '13.4.8 8:39 AM (221.148.xxx.199)

    어머니의 입장으로 글을 달아봅니다
    일단 마치 제가 그런것처럼 원글님에게 미안하고 안스럽고 그러네요
    사람에게는 모두 자기안에 분노가 있는 것같아요 그분노를 적절하게 잘 소화하고 내어놓으며
    살아야 하는데 아마도 가장 약한 상대, 또다른 나라고 생각되는 딸에게 그걸 터뜨리며 살아오셨나봐요
    그래도 미안한걸 인식하여 잘해주시곤 한다니 어머니도 마음이 힘들거라 생각합니다
    두분의 경우는 가장 믿는 상대에게 분노를 쏟는것 같아요 믿으니까....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라는 생각이 드네요
    원글님은 자신의 그런 부분을 발견하고 성찰하고 계시니까 일단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봐요
    그리고 남자친구를 정말 믿으시는가봐요 그리고 그분도 좋은 사람같군요
    남에게 잘하는건 안심이 안되기 때문일거예요 그사람에게 나의 가장 어두운 부분을 보이면 그들을
    떠나갈테니까요
    상담자의 도움도 받으시고 성찰하서셔 이 나쁜고리는 끊어버린다고 마음먹으세요
    원글님이 결혼하셔서 갖게될 그 미래의 아이들에게는 이어지지 않게 하겠다고 결심하시구요
    이렇게 생각이 미친것만으로도 참 훌륭하세요 잘하실 수 있을거예요

  • 6. ...
    '13.4.8 8:42 AM (116.39.xxx.63) - 삭제된댓글

    여기 경험자입니다.
    저또한 어린시절 엄마의 모습을 기억해보라하면 지킬박사와 하이드가 생각날 정도로 두얼굴의 엄마를 가졌답니다.. 초등때는 심장이 넘 떨려서 심장병을 의심했었어요.
    커가면서 넘 자신감도 없고 친구도 잘 못사귀고 ... 남을 미워하고.. 사람을 만나고 미워하고 인연끊고 그런 패턴을 반복...
    제 남편도 정말 좋은 사람인데 그사람또한 너무나도 힘들게 하였어요.. 그
    러다가 어느날 딸이 유치원에서 괴롭힘을 당한다는 사실을 알았고 엄청난 충격이었죠..
    딸은 놀이치료를 시작했고 저또한 바로 상담을 받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지금생각할때 다행인건 남의 말을 들을줄 안다는것
    3년이 지난 지금... 딸은 회장을 할정도로 리더십과 능력을 갖추게 되었어요
    저또한 이제야 사람같이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3년간의 과정이 힘들었어요.
    저또한 엄마를 많이 닮았다는걸 알았고 그렇게 살지 않으려 정말 노력한답니다.
    한가지 여담으로 사실 남편이 이혼하고 싶을정도로 힘들었는데 작년부터는 마음이 바뀌었다고 하네요.
    지금생각해 볼때 저의 인생을 바꿔준 부분은 상담을 알게되어 받게 되고 인생의 멘토로 자리잡은 선생님과의 관계가 아니가 합니다.

    두려워하지 마시고 상담치료 받으셔도 되요..
    상담치료 정신병자들이 받는거 아닙니다.. 진짜 문제있는사람은 자기가 문제있다는 사실도 몰라요.
    상담을 통해 성장하시고 원하시는 삶을 사세요..

  • 7. ...
    '13.4.8 8:52 AM (211.202.xxx.137)

    님 어머님의 유전자로 대물림 되는게 아니라... 그런 어머니를 보면서 학습되어진게 맞는거겠죠..
    그러니 고칠수 있어요. 화를 컨트롤하는 능력이 없어서 그런거니... 상담기관에 도움을 받아보세요.
    어머니... 그렇게 사셨지만. 님은 충분히 행복해 질수 있어요.
    어머니와 분리된 삶을 사시게 되길 기도할께요

  • 8. ykyk
    '13.4.8 9:22 AM (58.230.xxx.57)

    위~위에 점세개님 괜찮으시면 상담치료 어디서 받으셨는지 공유해주실 수 있으세요?

    저도 이글 읽으면서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하며 넘 공감하며 읽었어요. 제 경우는 폭언은 아니지만 제가 참 싫어하는 어머니의 모습 일부가 저에게도 보이는 걸 느끼고 나서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 또 고민하고.. 글로 정리도 해보고, 이것저것 책도 찾아보고.. 나름 해보고 있습니다만 쉽지가 않아 도움을 좀 받아볼까 하는 맘이 들더라구요. 그런데 어디에서 적합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받을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이래저래 좀 망설여저서 아직 실천 전이네요. 상담치료 받을 곳좀 추천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 9. ...
    '13.4.8 10:13 AM (116.39.xxx.63) - 삭제된댓글

    안양에 있는 새중앙상담센터에서 받고 있어요.. 선생님을 잘 만나셔야 되는데요.. 여기는 그냥 교회에서 상담과정 수료하고 자격증딴 상담사도 있고,,, 심리학 석박사딴 사람도 있고 한데 후자로 하셔야 되요.. 전문상담사라고 하죠.. 홈피 들어가보시면 상담사 프로필 나와있어요.. 경력많은 상담사는 비용이 비싸다는점.. 저는 운좋게 막 시작하시고 좋은분에게 받았어요..

  • 10. ㅇㅇ
    '13.4.8 10:24 AM (118.148.xxx.226) - 삭제된댓글

    저는 아이를 키우면서 내안에 있던것이나오는데...저도 그게 친정엄마에게 어릴때 당했던거라는걸 어렴픗이 알겠더라구요..

    극복가능해요..원글님은 이미 알고있잖아요.
    순간순간 터지는 감정을 제어하도록 스스로 장치를 마련해놓으세요. 저는 일단 피합니다.방으로 들어가든지....

  • 11. ykyk
    '13.4.8 9:04 PM (211.110.xxx.102)

    감사합니다~

  • 12. 원글이
    '13.4.8 9:28 PM (141.70.xxx.149)

    댓글 주신 분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얼마전 전화통화 후 또 마음이 무너져 내리고 며칠째 회복이 안되고 있는 상태에요..
    주신 조언들 기억하면서 떨치고 일어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 13. 원글이
    '13.4.9 1:42 AM (141.70.xxx.149)

    말없이 안아주기님... 적어주신 댓글 읽고 펑펑 울었어요.. 정말 큰 위로가 되었답니다.,,,
    신기하네요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 정말 내려놓고 쉬었다가 가네요..
    글이 뒤로 많이 넘어갔는데 일부러 찾아서 다시 댓글 달아주신 그 마음이 감사히 감사히 받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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