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주위에 징징대는 친구 있나요?

.... 조회수 : 3,093
작성일 : 2013-04-04 13:56:53
고등학교때 친구 이야기입니다.
전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 적당한 거리감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더 돈독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하구요.

그런데 이 친구는 고등학교때도 그렇지만 그런 게 없어요. 모든 감정의 찌꺼기들을 저한테 털어놓아서 그것 때문에 절 힘들게 하곤 했어요. 오지랖도 굉장히 넓어서 늘 자기가 감당할 수 없는 일을 벌리곤 했어요. 주로 오지랖넓게 나서서 남을 돕는 일이었는데~ 결과가 늘 안좋으니까(고맙다는 인사를 못 듣거나 아니면 말끔하게 일처리가 안되어서 오히려 안 나서니만 못하다는 소릴 듣거나, 도움을 받은 상대방이 다음에 그 친구를 모른체하거나) 그 스트레스를 저한테 말로 풀곤 했어요. ‘내가 자기한테 어떻게 해줬는데 나를 안 도와줄 수 있어..... 사람이 어쩜 그럴 수 있니...’ 등등 이런 얘기들을 한두번도 아니고 대학교 들어가고나서도 한두시간 전화로 들어주려니 점점 지치고 힘이 들더군요. 나중에는 제가 그 친구한테 그랬어요. 네가 이상한 거라고....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베풀 수 있는 만큼만 해야지 남한테 기대하면서 과도한 친절을 베푸는 건 안 하는 것만 못한거다라구요. 얘기를 해도 그뿐.... 늘 되풀이되던 레파토리. ㅠㅠ

이런 관계가 일년 전 우연한 계기로 끊어졌어요. 고등학교때 몰려다니던 멤버들 중 다른 친구 결혼식에 제가 가족 문제로 못 가게 되자 매일같이 전화와서는 인간의 도리 운운하며 이기적인 년, 자기 가족밖에 모르는 년이라며 결혼하는 다른 친구 부모님께 당장 죄송하다고 전화하라고 독촉하고 그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다는 다른 친구들이 늘어날때마다 저한테 전화해서 그 친구들을 씹어댄 적이 있었죠. 나도 그 결혼식 못 가는데.... 나한테 그 결혼 못 간다는 친구들을 씹어대면 어쩌라고...ㅠㅠ 더군다나 본인 결혼식도 아니면서...ㅠㅠ

그때 이 친구한테 너무너무 질렸어요. 저도 모르게 너 이러는 거 정말 추하니까 그만하라고 얘기하곤 전화를 끊었어요. 그러고나서 일년간 서로 연락이 없습니다. 근데 아주 속이 시원해요. 십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 같아요. 그래도 심성은 착한 아이이고 주변 챙기는 거 잘하고 나름 진국이었던 친구라 평생 갈거라고 생각했었거든요. 과한 오지랖과 감정표출로 인해 저를 힘들게 하던 것 빼고는 잘 맞는 친구였는데~ 어느 결정적인 게 절 힘들게 하니 더이상 관계를 이어가기가 힘들었나봅니다.

혹시 주변 사람에게 자기 감정을 징징징징대면서 힘들게 하시는 분들 계시면 제발 그러지 말아주세요. 저 이친구랑 연락끊고나니 정말 살 것 같아요. 타인을 자기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주변 사람을 정말 힘들게 만드는 것 같네요.
IP : 211.246.xxx.12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그래서 저는
    '13.4.4 2:01 PM (122.36.xxx.13)

    징징대고 궁핍하게 사는 친구보다...
    적당히 잘난척하고 자존감 높은 친구가 훨씬 낫더라구요.
    제가 그렇게 남의 마음 읽어주는 감정적인 친구가 아니다 보니 적당히 이성적인 성격도 좋구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7719 오늘 도란도란 분위기 좋네요. 2 .. 2013/04/08 988
237718 이웃초대해서 삼겹살을 먹었는데요.. 20 -.- 2013/04/08 14,247
237717 눈빛이 좋다는 말의 의미 ?? 7 4ever 2013/04/08 2,546
237716 서른이 넘은 아들넘이 있습니다... 17 ........ 2013/04/08 11,259
237715 눈빛이 좋다는것 무슨 의미일까요? 7 은찬준엄마 2013/04/08 3,236
237714 전세라는 제도가 없어지지 않을까 13 전세 2013/04/08 2,527
237713 저는 뭔가 얘기를 해야 겠어요.. 57 공진단 2013/04/08 16,879
237712 저 30대 중반인데 10년 전보다 더 예뻐진 것 같아요. -.,.. 26 음음 2013/04/08 6,876
237711 튼살에 효과좋은 치료법이나 약 아님 병원 없을까요? 4 엄마는 힘들.. 2013/04/08 1,675
237710 세라젬 나비엘인가 유리듬인지 암튼 이거 좋나요? ㅇㅇ 2013/04/08 19,818
237709 csi 안하나요 3 ㅇㅇ 2013/04/08 648
237708 “김정은, 오바마 전화 기다리는 중” 10 좀 해줘 2013/04/08 2,611
237707 네이버블로그 하시는 분들, 혹시 이런기능 가능한가요. 2 .. 2013/04/08 1,650
237706 식당 진상하니 떠오르는 일 6 김밥 2013/04/08 2,426
237705 저 고자질해도 되요? 8 노노노노 2013/04/08 2,153
237704 결혼식 하객의상으로 핑크색이나 살구색은 어떤가요? 5 순돌이맘 2013/04/07 3,731
237703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해 주세요..일베들 뿌리 뽑을수 있는 법안.. 9 차별금지법 2013/04/07 754
237702 남자들 관심있는 여자보면 눈에서 광선 나오지 않나요? 19 -_- 2013/04/07 11,484
237701 유로화 해외송금해야 하는데 이번주에 기회를 놓쳤어요.ㅠㅠ 3 환율 2013/04/07 915
237700 프렌치 레스토랑 추천 부탁드려요. 6 샤틴 2013/04/07 1,197
237699 진짜 안낫는 감기 5 감기 2013/04/07 984
237698 인공고관절수술후 재활치료는 어디서...? 레몬즙 2013/04/07 2,326
237697 제주신라를 어른3, 어린이 4으로 여행가려는데요./// 1 제주 2013/04/07 943
237696 잡곡보관법 6 잡곡 2013/04/07 1,118
237695 전직 계약직 사원으로서 직장의 신을 보고 느낀 점 14 본방사수 2013/04/07 5,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