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마음이 동그래지는 법 있을까요..ㅠㅠ

동그란 여자 조회수 : 604
작성일 : 2013-04-03 10:26:15

요즘 회사 일도 바쁘고, 결혼 준비도 바쁘고.(사실 바쁜 건 아닌데 마음만 괜히..)

엄청 뽀족해졌어요. 주변 사람들도 다 느낄만큼요 ㅠㅠ

 

예를 들면 이런 겁니다. 남친은 원래 표현을 잘 하진 않아요. 그런데 아예 무뚝뚝하다기보단 속정 깊은 스타일입니다. 제가 표현에 관한 불만을 얘기하면 잘 들어주고 노력해 보겠다고 한 뒤 꼭 지켜주는 성격이에요. 결혼 준비하면서 회사 일이 바빠서 예식장 같은 거 신경 별로 안쓰는 것처럼 보이길래 제가 나 혼자 결혼하는 거냐고. 그랬더니 그 다음날 외근길에 맘에 두었던 예식장 직접 가서 상담하고 왔더라고요. 이런 식입니다. 막 곰살맞게 굴진 않지만 제 말을 꼭 담아두었다가 실천해 주는 스타일. 그래서 연애 아주 오래했는데도 시간이 갈수록 참 좋은 사람이구나, 생각하고요.

반면에 저는 곰살맞고 애교도 많고 웃음도 많고... 남들이 보기엔 너무 착하고 말투도 예쁘고, 그렇지만 남친이 제게 하는 부탁(예식장 고를 때 가족들 많은 데서 나한테 결정을 미루지 말아라. 너희 가족 앞에서 내가 고집 세우는 거 같아 난처하다. 너 하고 싶은 대로 결정해라. 정 싫으면 내가 말할게. 같은 종류였어요.)은 홀랑 까먹고 해맑게 ㅜㅜ 실수를 반복하는 스타일이죠. 그래서 남친이 좀 싫은 기색 보이면 서운해하고요.

 

어제도 퇴근 후 꼭꼭 연락하는 사람인데 한참 지나도 연락이 없더라고요. 카톡은 계속 읽는데 답도 없고요.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제 연락 가끔 씹어서 그런지 제가 좀 뽀로통해졌어요. 두시간쯤 지나서 전화가 왔는데 회사에서 뭐 일하는 게 있어서 왔다갔다하느라고 연락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가라앉은 목소리로 받으니까 이래서 연락 못했다, 설명했고 저도 마음 풀어서 잘 얘기하다가 막판에 제가 그랫죠. 담부터는 바뻐~나중에 연락할게.라고 한마디라도 하라고요. 걱정되니까. 그랬더니 발끈하더라고요. 자기가 논 것도 아닌데, 그것도 이해 못하냐고. 아니 이해 못하는 게 아니라 걱정되니까 문자라도 남겨달라하는 거라고 했더니. 그럴 시간적 여유가 전혀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카톡 보낸 건 봤자나;; 바빠~나중에 연락할게. 한마디 쓰는데 10분이 걸리냐;;;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늦게까지 일했는데 괜한 소리 덧붙여 미안하다고 하고 정리했어요)

 

저도 제가 별일 아닌 거에 예민하게 구는걸 알겠어요 ㅠㅠ 남친이 눈치채고 잘 풀어주려고 햇던 것도 알고요. 근데 곰살맞게 꼭 미안하다 담부턴 연락할게. 이렇게 달달한(?) 리액션이 안나오면 왜 섭섭한 걸까요. 결혼 준비도 계속 이런 식이에요. 남친은 예식장 가서 하나라도 더 알아보려고 본인이 계속 질문하고 체크하고(엄청 꼼꼼해요. 식장 상담하는 분이 놀랄 정도로.. 이런 신랑님 없다고..) 할 건 다 하는데, 그게 전 막 알콩달콩하지 않아서 괜히 뽀로퉁한거예요. 지나고나서 얘기하면 남친도 연애하다가 식장 알아보고 사람들이 누구 신랑님, 누구 신부님. 하니까 기분 되게 이상했다고.. 그렇게 말을 하는데 너무~~표현을 안하는 거죠. 누가 보면 결혼식 조사나온 사람인양 엄청 심각심각.

 

암튼...이런 저런 얘기로 길어졌는데 남친의 곰살맞지 않은 표현 때문에 그 사람의 큰 장점에 감사하는 마음을 맨날 잊고... 툴툴거리는 이 뽀족한 마음을 어떻게 다스려야 할까요 ㅠㅠ

남친한테 너그럽고 동글동글한 사람이 되고 싶어요 ㅠㅠ

 

IP : 118.33.xxx.172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9586 이정이 부른 <사랑을 믿어요> 1 아세요? 2013/04/10 751
    239585 내일 패딩 입으면 웃길까요? ㅠ 14 제주도 2013/04/10 3,427
    239584 통조림 이야기 런천미트와 스팸 잔잔한4월에.. 2013/04/10 952
    239583 헤어관리만큼은 안 게으른 여자의 관리법 올립니다^^ 436 피부 2013/04/10 43,914
    239582 KDI, 외국 전문인력 탓에 내국인 일자리 침해 우려 .. 2013/04/10 573
    239581 약밥이 안익었는데 물넣고 다시 취사해야할까요? 3 안익었어요... 2013/04/10 1,618
    239580 곱창끈에 넣을 고무줄 어디 파나요?? 1 .. 2013/04/10 550
    239579 너무 억울해서 잠이 안오는데요.. 14 ㅜㅜ 2013/04/10 4,432
    239578 (나인)오메나.. 담주까지 어찌 기다리나요~~ 15 두근두근 2013/04/10 2,191
    239577 펌)파키스탄 칸 박사 “북 핵무기 사용 안한다” ㅏ,, 2013/04/10 945
    239576 추적자 같은 드라마 보고싶네요. 6 .. 2013/04/10 975
    239575 혹시 자양동 어린이대공원 벚꽃이 언제쯤 필가요 1 여여 2013/04/09 564
    239574 아들만 가진 엄마는 여성미가 적을거라는 편견 21 악세사리 노.. 2013/04/09 3,032
    239573 청원군 강내면 교원대근처 맛집 추천해주시면 감사합니다. 2 찬새미 2013/04/09 2,608
    239572 이 일을 어째야 되나요? ㅠ 20 이불 2013/04/09 4,659
    239571 남성역 2살 남자아이와 살기 어떤가요 3 apt 2013/04/09 1,295
    239570 빠른 년생.. 8 2013/04/09 1,049
    239569 아직 안 받았는데 배달완료라고 뜨네요. 8 현대택배 2013/04/09 1,653
    239568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말!! 18 차마 하지 .. 2013/04/09 5,380
    239567 LG 티브이인데 5 도움요청해요.. 2013/04/09 822
    239566 외국계 회사다니는데 외국인동료들 대상 회의소집 11 무탈기원 2013/04/09 4,190
    239565 구가의서 잼있네요! 20 ... 2013/04/09 3,836
    239564 배우자죽음이 스트레스 1위..??ㅠㅠ 7 ,,,, 2013/04/09 3,633
    239563 구가의서 월령이 (스포) 6 ..... 2013/04/09 2,988
    239562 직장의 신 너무 잼나요.. 19 zzz 2013/04/09 4,5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