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서른중반먹어서 이쁜 딸도있지만, 어쩌면 나도 이제 자식이 있기에 불쑥불쑥 치솟아오르는
부모에 대한 분노때문에 어찌할바를 모르겠는 순간들이 종종 있어요.
스무살까지는 부모영향력이 지대할지라도, 그 이후에는 내가하기나름이라는 말도 있지만 이미 형성된
내 못난 성격을 볼때마다 나는 왜 이렇게밖에 안되나, 왜 나는 이리 지지리도 복이 없나
이런 원망이 부모한테로 향하게됩니다.
내 부모, 내 가정이 화목하지않다는건 아주 어려서부터 알았고, 내 인생에서 아버지란 사람한테 가장 감사한건
내 어런시절에 아빠자리를 부재중으로 방치해주었다는 겁니다. 그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유일하게
행복한 시기를 뽑아본다면 유치원다닐즈음의 어린시절이었거든요. 친적들도 종종 와서 묶고해서 자식들한테
미친짓할 틈이 별로 없었다고나할까. 초등학교 입학하고 우리 네가족만 오롯히 살면서 정말 지옥의 레이스였어요.
가족 중 한사람이 성격이상자면 온 가족이 다 피폐해지는데, 아버지덕분에 엄마성격도 과히 편하지는 않았고
아버지, 엄마, 오빠순으로 내려오는 가족 안 스트레스는 다 오롯히 내가 쓰레기통 노릇을 해야했네요.
막말, 욕설, 식사중에는 수저 떠서 내려놓을때까지 아버지의 끊임없는 폭언에 시달려야했고
연년생인 오빠한테 수시로 폭력과 욕설을 듣고, 그 개새끼가 사춘기일땐 지속적으로 성희롱당했어요.
직접적인 삽입은 없었지만, 내가 샤워하면 수시로 문열고 들어오고 만지려고하고 별 개수작을 다한새끼.
내가 엄마한테 이르니, 엄마는 손놓고 있더군요. 그 애도 사춘기니 그럴수 있다구요.
그 개수작은 계속됐고, 어느날 내가 물건집어던지고 꺵판치면서 경찰서가자고 소리질러서 끝났습니다.
그 이후로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교가서도 말안섞고 지냈고 오빠란 인간과 말안하고 지내는게
나는 참 안전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더군요.
폭력과 막말, 욕설은 그냥 가정의 일상이었고 여기에 반발하거나 토를 달면 즉시 발로 짓밟거나 뺨을 연달아 때리고 멱살잡고 집밖으로 끌어내서 던져버리는 둥의 폭력이 이어졌기때문에, 별 희한한 소리를 들어도 그냥 속으로 삭히고 지냈어요.
엄마역시 시댁스트레스, 성격이상한 남편에 오는 스트레스를 저한테 다 풀었죠. 특히 사람들앞에서 모욕주고 수치심주면서 그걸 즐기는 사람이었어요. 얌전히 밥먹는데 갑자기 머리를 가격하면서 때리거나, 손에 잡히는대로 마구 집어던지는 적도 종종 있었고, 내가 행주를 왼쪽으로 접으면 소리지르고, 양치질을 하다가 물튀면 별 욕을 다들으면서 폭력을 당하고. 그냥 뭐 하나만 걸려라, 내가 소리지르면서 너한테 다 풀어주마 그런 식이었어요.그러면 저는 그냥 꾹 참고 견뎠죠, 그래야 빨리 끝나니깐.
이제 저주같았던 내 가족이란 인간들과 물리적으로, 물질적으로 떨어져서 지내는데 그떄 형성된 병신같은 성격은 여전히
나를 주눅들게합니다. 누가 나한테 이사한 소리를 하거나 이상한 요구를 해도 머리는 이게 아니지 싶지만
단호히 거절하지못하고 휘둘려요. 병원에서 이상한 조무사가 오히려 고객인 나한테 큰소리를 쳐도 그냥 무안해서 가만히 당하고 있곤하죠. 사람들하고의 관계도 그래요. 별 이상한 사람이 나한테 접근해서 무리한 요구를 하면 다른 사람은
웃기네 하고 무시하는데, 저는 당해요.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나는 내 목소리를 내고 단호하게 굴지 못합니다.
남편도 이런 나를 이상하게 여겨요, 왜 말을 못하냐고, 너 호구냐고. 왜 니 인생에 그들의 말도안되는 간섭을 초청하냐고 말이죠. 저도 이런 자신이 싫습니다.
다행히 남편은, 정신적으로 건강하면서도 자기중심이 잡힌 사람이에요. 부모한테 못받은 사랑을 채워주는 사람은 아니지만 이상한 자기 부모(나한테는 시부모)로부터 커버도 해주고, 이상한 사람한테 꼬이려고해도 남편이 차단시켜주기도 하고, 가정의 울타리가 되어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라서 제가 그나마 조금씩 조금씩 그동안 온전히 자라지못했던 내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시키고있어요.
애 낳고 이틀된 나 보러 아버지란 사람 병원에 오셨다가 무슨일엔가 마찰이 있었는데, 이제는 내가 고분고분 참지만은 않으니깐 산모한테 주먹휘두르려고 하더군요. 그거 내 남편이 막았습니다. 지도 쪽팔린지 그 다음부터는 사위 잘 못쳐다보던데요. 저도 그 이후로는 어쩌다 마주치더라도 말 한마디 안섞고, 지딴에는 미안하답시고 말걸어도 철저하게 무시합니다.
전화오면 받지도 않구요. 전엔 애기본다고 내 집에 오길래 그동안 내가 무수히 들었던말을 나도 아버지한테 쏴붙어주었습니다.'내 집에서 나가달라'라고. 얼마나 내가 이 말을 하고싶었는지 모릅니다. 초등학생때부터 너는 나한테 붙어사는 기생임을 분명하게 알게해주는 단어 '집에서 나가라'라는 말을 얼마나 듣고 살았는지.
이제는 더이상 예전처럼 이유없는 폭언과 폭력에 당하고살진않지만, 사회생활을 하고 타인과 부대끼면서
다른사람같으면 상식이아니라 얼른 발뺄 상황에, 나는 너무나도 그 굴욕과 수치를 잘 견딘다는걸 스스로 꺠달을때가
있어요. 그럴떄마다, 정말 속이 뒤집어져요. 내가 왜 이렇게 살아가야하는지.
심리학공부도 하고, 관련책들도 많이 읽고, 상담도 받아가면서 스스로를 바로세우고자 노력 많이 하며 살았네요.
그럼에도 가끔씩, 처음부터 사랑받고 자란 사람들은 어떨까 궁금하기도하고 부럽기도 하고 내가 자라온 상황이
원망스럽기도 해요.
남들은 친정식구와 연락안하고, 안보고산다면 독하다고 무슨 문제있는 사람인양 생각하겠죠.
그런데, 내가 이세상에서 태어나서 가장 잘한 선택이자 결단이 내 식구와의 절연이에요.
내 자식한테만큼은, 아니 내가 불행한 아동기가 어떻다는걸 겪었기에 더욱 더 행복하게 사랑 듬뿍 주어가며 키우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