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른 후반의 미혼이고 친구는 결혼해서 전업으로 아이 하나 키우고 있어요.
결혼전에는 참 친했던 친구인데 친구가 결혼한 이후로 좀 소원해진 관계이구요.
예전에는 이 친구가 저를 진심으로 생각해주고 절친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최근들어 정말 친구 맞나..하는 의구심이 들어요.
몇년전부터 저랑 통화할때마다 결혼 언제 할거냐고 계속 닥달을 해서
최근엔 제가 친구한테 먼저 전화하는 일은 거의 없어요.
한번 통화하면 10분정도 하는데 통화내내 제 결혼얘기...
나이 먹어 애 낳으면 힘들다.. 큰일이다.. 어쩌려고 그러냐 등등..
(우리 부모님이나 친척분들도 이러지 않는데..)
여기까지만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는데
예전에 친구가 저를 소개해주려다 남자쪽에서 거절해서 만남이 무산된 사람이 있는데
그 뒤로 계속 그남자 근황을 제게 들려주는거에요.
저는 그남자 얼굴도 모르고 소개팅도 무산된데다 그남자 조건이 저에 비해 월등했던것도 아니었고..
그냥 남자쪽에서 싫다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매번 그남자 근황을 들려주더니
얼마전 전화해서는 또 똑같은 레파토리.. 결혼 안하느냐.. 빨리 결혼해야 한다..
그때 그남자도 결혼했다...
정말 이제 친구랑 통화하는게 질려요.
매번 바뀢도 않고 저 만나는 사람 없냐.
선은 안보냐..
제가 대화소재 좀 돌려서 친구 아이 잘 크냐고 물으면
애 키우는데 돈 많이 들어간다는 푸념으로 대화 마무리...
저도 결혼 일부러 안하는거 아니고 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이렇게 된거 싱글로도 재미있게 살려고 노력하고 있고
사실 직장 다니니까 업무에만 신경쓰면서 살아도 하루하루가 시간 금방 가고
직장도 잘 다니고 있고 제 생활에 고민거리도 없고...
그냥 잘 살고 있거든요.
결혼 했다면.. 희노애락의 기복이 크겠지만
지금은 그냥 무미건조.. 잔잔한 삶이에요.
제 친구.. 왜이러는걸까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