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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여행 계획인데 남편이 좀 껄끄러워 하니 마음이 좀 상하네요.

이경우 조회수 : 2,991
작성일 : 2013-03-26 10:41:22

올해 좀 여행을 여기저기 가보려고 해요.

자세한 사정을 구구절절 말하자면 남편은 4월, 6월, 9월에 각각 일주일씩 해외출장을 가요.

7월에 여름휴가로 아기랑 저랑 남편이랑 오키나와를 갈거고

9월에 남편이 싱가포르 출장을 가면 2-3일 더 연장해서 저랑 아기랑 합류해서 잠깐 놀고 올거고요.

12월경에 휴가가 좀 남는다면 괌을 3박4일 정도 한번 더 가려고요.

원래 4월에 남편쪽 외가인 대구로 내려가기로 했는데 그건 지금 여러가지 사정 (남편 출장 문제, 아기 감기 중, 저 업무과중)으로 일정이 진행될지 어떨지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요.

 

5월쯤 친정부모님과 친정동생이랑 저희 가족 해서 제주도를 갈까 했었어요.

친정아빠가 퇴직하시거든요.

근데 남편이 제주도까지 가면 우리 너무 여기저기 자주 다니는거 같다며 아기도 힘들거 같고

본인도 출장 힘들고 어차피 5월엔 어버이날도 있고 이행사 저행사 많으니까

친정과의 여행은 차라리 아기가 커서 우리가 좀 시간이 날때 멀리 다녀오자고 해요. 아니면 괌 갈때 공식적으로는 말하지 말고 우리끼리 가는거처럼 해서 모두 같이 가자고...

내심 왜 한쪽 부모님과만 여행가나 싶은거 같아요. 본가에 눈치도 좀 보이는거 같고.

 

근데 남편 마음은 이해가 가고

저도 시댁이랑 여행가는거 힘드니까 그럴수도 있지 싶고 본인 외가에는 못 가게 됐으니까 더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 들지만

제 입장에서는 친정이랑 여행가면 부모님이 경비 다 내주시는거고

시댁은 여행 얘기가 나왔을때 그건 너희가 알아서 예약하고 우리는 몸만 간다는 식으로 말씀하셨기 때문에 좀 다르다는 생각이 들고

시댁 부모님 퇴직하셨을때 저희가 좀 돈 많이 써서 축하해드렸으니까

친정에는 돈 대신 몸 (시간)으로 정성을 보이는 것도 공평하다 생각이 들거든요.

또한 올해는 남편이 출장이 많아서 시간을 비우는 일이 잦은데 물론 본인도 힘들지만 그럴때마다 저는 육아살림 문제에서 남편의 공백을 채우느라 좀 더 고생하기도 하고요.

 

어쨌든 한 명이라도 흔쾌히 가자는 입장이 아니라면 안 가는게 맞겠지만요.

솔직히 사위는 여행가면 따라가기만 하는거지 어디 가도 운전도 저희 아빠가 하고 돈도 아빠가 내고 그런건데

며느리 입장에서 시외가에 가면 저는 반찬도 만들어가고 가서 이거저거 치우기도 하고 선물도 사가고 일하다 오거든요.

그래서 시댁과의 여행, 친정과의 여행을 단선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고 보는데

친정 식구들과 어디를 한번 가려고 하면 시댁과도 한번 가야 한다면 전 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데

부부 간에 여기까지 얘기를 하려고 하면 서로 너무 치사한 분위기가 형성될거 같잖아요.

그리고 시댁에는 저희가 어디 가는거 왠만하면 비밀이래요. 얼마전에 부산을 다녀왔는데 그것도 알리지 말라고 해서 비밀로 했어요. 카톡프로필 사진에 올렸다가 어머 그거 지우라고 하대요.

그렇다고 시부모님이 어디 안 다니시는거 아니고 시아버지는 외국에 친구분들이 많으셔서 일년의 1/3 정도는 혼자 외국에서 지내세요. 저희랑도 같이 가고 싶어하시는데 말씀을 들어보니 저희가 다 예약해서 어화둥둥 모시고 다니면서 가이드처럼 안내하고 기분 맞춰드리고 그런 여행을 원하시는 듯;;

 

아마 지금이라도 제가 자기야 그럼 우리 시댁이랑도 구체적으로 언제 어디 가자고 하면 남편이 그럼 제주도 여행 가자고 흔쾌하게 나오겠지요. 근데 그렇게 진행한다고 해도 그게 공평한건지는 정말 잘 모르겠어요.

저는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인데 뭔가 빈정은 상하는데 이걸 말하자니 사람이 쪼잔하고 치사해지고 그렇다고 그냥 어 당신은 그렇구나 알겠어 하자니 기분은 나쁘고 그렇고... 익명게시판에 욕하고 가요.  

IP : 171.161.xxx.54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3.26 10:48 AM (223.62.xxx.81)

    욕하실 일인가 전좀 갸우뚱..여행 좋지요~앞으로 아이 자라며 더많이보여주시고싶은 맘에 더 자주 나가시게 될꺼구요..여행이란게 돈도 돈이지만 준비 또 다녀와 후유증..남편분 일정 보니 빡빡한게 이렇게돌다보면 몸도지치고 가족들 챙기고 힘도들고 모하는건가 싶을때도 있을꺼여요..
    여행도 진정한 힐링되도록 무리없이 진행하시는게 어떨까요~

  • 2. 남편빼고
    '13.3.26 10:52 AM (218.48.xxx.178)

    가세요.
    그렇게 이 눈치 저 눈치 보다가 나중에는 친정이랑 아무 것도 못하게 되더라구요.
    시댁에 돈 드린거는 표도 안 나고 친정 부모님하고 여행가는거는 튀잖아요.
    그런걸 아무렇지 않게 만드세요

  • 3. 다 떠나서
    '13.3.26 11:11 AM (119.69.xxx.48)

    뭔놈의 여행을 그렇게 많이...

  • 4.
    '13.3.26 11:12 AM (175.114.xxx.118)

    7, 9, 12월 아기랑 해외여행 가시는 데 더 여행 못해 짜증나시는 거 맞나요?
    제가 똑바로 이해하는 거 맞아요? 아기가 몇 살인지 모르지만 여행 충분히 하시는 거 같은데요?
    오키나와, 싱가폴, 괌...어디를 또 가시려고요...;;;; 애 병나겠어요;;;;
    직장맘이신데 남편 출장 스케줄을 봐서라도 섭섭해만 마시고 이해 좀 해주세요.
    출장이 놀러가는 건 아니잖아요.

  • 5. 빈몸으로
    '13.3.26 11:13 AM (180.65.xxx.29)

    돈 다주고 운전 시어머니가 한데도 같이 여행가기 싫어요. 남편도 별다르지 않을듯

  • 6.
    '13.3.26 11:19 AM (211.246.xxx.159)

    애는 끽해야 두달 정도 맞죠? ㅎㅎ 님인줄 알겠음
    출장 많은 남편이 처가 여행까지 시달리고 싶겠어요? 자기 외가도 못가는데....
    남편이 이해됩니다
    적당히 하세요, 애는 해외 기억도 못할 나이고

  • 7.
    '13.3.26 11:19 AM (211.246.xxx.159)

    두달 -> 두돌

  • 8. ...
    '13.3.26 11:39 AM (112.167.xxx.29)

    남편 빼고 가시구요...
    님도 나중에 시댁 식구들과 여행갈 때 슬쩍 빠지세요.
    서로 맘 안편한 여행은 안하는게 좋아요.

  • 9. gma
    '13.3.26 11:41 AM (175.212.xxx.175)

    가족끼리 1년에 세번이나 해외여행 계획이 있다면 제주도 친정식구와 여행은 원글님하고 아기만 다녀와도 되겠네요. 남편한테 휴가 준다고 선심쓰고..ㅎㅎ 애기 어릴 땐 집에 애 없고 나 혼자만 있어도 되게 맘 편하잖아요. 그런데 벌써 안가겠다고 얘길 했으면 다시 변경해서 제안하기가 좀 구차한 거 같기도 하고 그러네요..

  • 10. ,,
    '13.3.26 11:50 AM (72.213.xxx.130)

    애는 뭔 고생이죠. 두돌이면 기억도 못하는데 애만 고생이네요.

  • 11. 남편맘 조금 이해.
    '13.3.26 11:53 AM (116.41.xxx.233)

    남편입장에서 내 돈안들이고 제주도간다고 마냥 즐겁기만 할까 싶어요..
    내 돈 안내고 운전도 장인어른이 한다 해도..
    저도 오붓하게 우리 식구끼리 가면 몰라도..시댁식구가 돈 다 대고 운전해주고 밥 세 끼 다 사먹는다 해도..시댁식구랑 여행가고 싶지 않은데요..
    제가 생각하기론 처가가 내집마냥 마냥 편한 남편은 그리 흔하지 않을듯..

    님남편과 같은 스케쥴이면 5월은 제주도 안가고 집에서 뒹굴뒹굴하고 싶을거 같아요..

  • 12. 저도~
    '13.3.26 11:54 AM (1.241.xxx.164)

    시댁에서 돈 대준다고 추석에 제일 좋은 패키지로 여행 가자고 하는데도 싫던데요 -_-;;

  • 13. 정~
    '13.3.26 12:06 PM (141.223.xxx.32)

    가고 싶으면 남편빼고 가는게 나아보이고요. 웬만하면 남편말 따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애도 어린가 본데.
    남편 의견대로 하실 때 흔쾌히! 이거 중요합니다. 기왕 양보하는 건데.

  • 14. ㅇㅇ
    '13.3.26 12:11 PM (218.38.xxx.235)

    남편 분 손을 들어드리고 싶어요

  • 15. 저도 남편
    '13.3.26 12:12 PM (203.233.xxx.130)

    빼고.
    정 가고 싶으심 남편은 빼고 가세요
    저도 남편 분 의견에 손 들어요..

  • 16. 으휴
    '13.3.26 1:23 PM (180.67.xxx.11)

    원글님은 남편 출장에 끼어서 가는 여행이라 즐겁게 놀다 오는 거겠지만 남편은 그게 여행이겠어요?
    업무상 자주 출장 다니는 사람에겐 아무리 해외로 많이 다녀도 그건 노동일 뿐이죠. 게다가 이걸
    제대로 이해 못하는 와이프가 옆에서 부러워하는 내색이라도 하면 미안한 마음에 매번 와이프까지
    동행하게 하고. 아마 말은 안 해도 남편분 힘드실 걸요.
    친정 식구들과의 여행은 원글님 혼자 다녀오셔도 될 문제고 남편분 말씀따나 12월 여행으로 옮겨도
    되겠구만요.

  • 17. 정 친정식구들과 여행 같이 가시고 싶으면
    '13.3.26 1:31 PM (219.255.xxx.94)

    12월 괌여행을 접고 친정식구들과 제주도 가시면 되지 않을까요?
    저라면 그렇게 하겠어요.
    아직 어린 아가 데리고 무슨 원거리 여행을 그리도 많이 다니시나요;

  • 18. 이경우
    '13.3.26 1:46 PM (171.161.xxx.54)

    남편 의사를 존중해야 할거 같아요.
    저는 우리 부모님이 잘해주시는데 왜 그러나 솔직히 잘해주는 처가랑 안 잘해주는 본가랑 기계적으로 1:1로 하려고 하면 안되지 그러면 그건 평등한게 아니지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경비며 운전이며 예약이며 그런건 부차적인거고
    남편 입장에서야 어느정도는 내내 감정노동이 들어가겠지요.
    그건 입장 바꿔 생각해보니 충분히 그럴거 같아요.
    너무 제 기준으로 생각했네요. 저는 그 정도는 감정노동도 아니다 싶었는데 남편은 알게모르게 우리끼리 있는거랑 달랐겠지요.
    남편을 빼고 가는 방안도 좋은데 그건 내년 정도 되면 더 할만 할거 같아요.
    일단 올해 제주도는 좀 미뤄보고 내년에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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