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세상사가 부질없네요...

쩜쩜 조회수 : 1,852
작성일 : 2013-03-25 22:35:08
2년동안 다니던 주말농장..
농사에 필이 꽂히기도 했었지만
정말 정많고 좋으신 밭 주인 내외분 덕분에 더욱 정을 붙이고 열심히 다녔어요.
올해는 이사가고 못하게 되어 밭정리하고 인사드리러 갔는데

사모님이 검은 옷을 입고 어딜 다녀 오시네요..
반갑게 인사드리고 올해는 못 하게 되어 죄송하단 말씀드리고
어디 다녀오셨냐구.. 사장님은 어디 가셨냐구 여쭸더니..

지난 달에 돌아가셨다고 하네요...
올해 75세..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젊으셨고
가면 항상 반갑고 정겹게 맞아주시고
항상 밭에서 뭔가를 부지런히 하고 계셨고

전이라도 하나 부쳐서 막걸리와 함께
넉넉한 모습으로 주말농장 회원들을 맞아 주시고
아직 어린  우리 아이들도 너무 이뻐해 주시고..
친정아버지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정이 들었던 분인데..

같은 성씨시라 농장에 가면 '*여사님 오셨습니까~'
하시며 반갑게 맞아주시고..
'우리 *씨 여자들이 똑똑하고 재주가 좋아~
배추도 이리 잘 키우잖아~'
하시며 초보 농부 칭찬해 주시고..

재작년엔 사모님 고희연을 준비하시면서
손수 마당 하나하나를 정성껏 손질하시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는데..

그렇게 자연과 함께 하시면서 건강해 보이셨는데..
위암이셨다고 하네요...
매년 건강검진하셨는데도 발견했을 때는 뼈까지 전이되어 손을 쓸 수 없었다 합니다..
암이 오신지 4달 만에 그렇게 황망하게 가셨다고 하네요...

어쩐지 배추 키우느라 한참 바쁘던 작년 가을겨울..
잘 보이지 않으신다고 했어요..
워낙 찾아오시는 분도 많고 하셔서 그냥 바쁘신가보다 했었는데..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그렇게 가셨네요..

사모님과 정말 사이좋으셨는데..
사장님~원장님 서로 존중해 주시며..
사모님 혼자 계신 모습에 제가 적응이 되지 않네요..
얼마나 마음 아프실까요..

연배가 비슷하신 친정 부모님, 시부모님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네요.
항상 웃으며 맞아주시는 우리 부모님들..
항상 그 자리에 계실 것 같은...
어느 날 이렇게 황망히 가버리실 수 있는 거군요...

오늘 밤은 좋은 곳에 가시게 해 달라고 기도드려야겠습니다..
자꾸 눈물이 나네요..
IP : 112.170.xxx.248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콩콩이큰언니
    '13.3.25 10:49 PM (219.255.xxx.208)

    저는 얼마전에 이제 29살 된 그런 친구를 보냈답니다.
    아마도 심장마비라나봐요.
    장례도 짧게 끝내버려서 한밤중에 남양주까지 달려갔다 왔습니다.
    아주 친했던것도 아니고 늘 투닥거렸던 기억...그 목소리가 너무 생생한데...
    장례식장을 가는 도중에는 이게 현실인가? 이러면서 갔고 다녀오고는 잠이 안오더라구요.
    일주일을 넘게 잠도 제대로 못자고...결국 코피까지 나더라구요.
    지금도...생각하면 황망하네요.
    편한 곳 가셔서 자유로우실 거라고....그리 믿고 싶어요. 원글님도 그리 믿어주세요.

  • 2. ㅠㅠ
    '13.3.25 10:54 PM (222.237.xxx.150)

    왜이렇게 좋은분들은 빨리 데려가시는 건지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3. 마그네슘
    '13.3.25 11:51 PM (49.1.xxx.69)

    에구...어르신께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래 보네요.

  • 4. 삼가 고인의
    '13.3.26 12:24 AM (61.33.xxx.76)

    명복을 빕니다 아주머님 또 찾아 뵙는건 어떨까요 혼자 계시는거 안 좋은데..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57154 받는 전화로는 거실 수 없는 전화라는 전화 번호는 뭐하는 델까요.. 3 뭘까요 2013/05/30 2,503
257153 나가면 돈이라서 요즘 외출을 자제하는데 6 어쩔 2013/05/30 2,171
257152 울산 삼산 미용실 추천부탁드려요^^ 어디서해야하.. 2013/05/30 2,048
257151 의자..퍼시스가 좋은가요, 듀오백이 좋은가요? 3 게자니 2013/05/30 1,913
257150 그는 누구에게 말하는걸까? 어떻게 영어로 해야할까요? 3 .... 2013/05/30 689
257149 아침에 육사 성폭행 관련 라디오 뉴스를 듣는데 1 젠장.. 2013/05/30 1,066
257148 여행 해바라기 2013/05/30 421
257147 임성한작가 7 사랑스러움 2013/05/30 3,658
257146 분당 외국인 학교 1 정보 2013/05/30 2,434
257145 지리산 중산리에서 백무동 코스 어떤가요? 6 천왕봉 2013/05/30 2,222
257144 과거에 갇혀 사는 사람... 7 클로이 2013/05/30 2,829
257143 집에서 입는 옷과 잠시 나갈때 입는 옷의 차이.. 8 .... 2013/05/30 4,129
257142 회사 동료 부친상..부조금이요 1 .. 2013/05/30 3,724
257141 인유두종바이러스 나오면 실비보험 못 드나요? 2 실비 2013/05/30 3,990
257140 머리 반곱슬에 좀 붕뜨고 부스스한 분들에게 도브너리싱오일케어 샹.. 1 ㅇㅇ 2013/05/30 1,403
257139 문재인, 朴대통령 시간제일자리 발언 연일비판 5 세우실 2013/05/30 1,275
257138 거북이에게 물리는? 꿈을 꿨어요 2 2013/05/30 7,879
257137 전세버스 간식에 진미채말인데요 1 지현맘 2013/05/30 1,277
257136 소니rx-100 카메라 인터넷으로 구입해도 괜찮을까요? 2 카메라 인터.. 2013/05/30 736
257135 병신들땜에 아동성추행범 될 뻔한 놀이터 아저씨 ........ 2013/05/30 883
257134 Vancouver와 Seattle 지역 잘 아시는 분 6 sleepl.. 2013/05/30 797
257133 배추가격 얼마나 하나요? 5 2013/05/30 755
257132 [질문] 싱가폴 사시는 분들께 질문 있어요!! (콘도) 17 sweet 2013/05/30 9,056
257131 학부모 대상 성교육 인식 설문조사 참여 좀 부탁드립니다~^^ iamsum.. 2013/05/30 519
257130 오대산 등산 (진고개 - 노인봉 - 소금강 코스) 잘 아시는 분.. 1 ... 2013/05/30 4,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