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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제 돌을 사랑하는 남자와 돌밭에 갔다 왔습니다.

버찌 조회수 : 2,357
작성일 : 2013-03-19 16:17:09

남자는 저에게 간식과 점심을 준비하게 하고  남한강 상류 지역 에서 돌을 줏었습니다.

남자는 돌에게 애써  생명을 부여 시키려고  안간힘을 썼고 미사어구를  동원하여

새 생명을 탄생 시켰습니다.

산수가 어떻다는둥, 음석이 어떻다는둥, 호수가 있다는둥,

산에서 물이 흐른다는둥, 소설 썼습니다.

어쩌면 그 남자 말이 맞는지도 모릅니다.

돌은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말하게 했습니다.

 

배낭에 돌을 넣고 돌밭을 걸었습니다. 어깨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건너편 야생 오리들은 돌 가져가지 말라고 우는 듯 합니다.

오리에게 미안합니다.

 

걸으면서 왜 라면이 먹고 싶을까요!

엊그제  그 남자가 강가에서 먹는 라면 죽음입니다 라고

했거든요!  근데  버너, 코펠, 가슴까지 오는 장화만 달랑 가져 왔더군요.

물에 들어갈 모양입니다.

 

결국 맨밥에 제 도시락만 까먹고... 더욱 더  라면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집에 갈때 쯤 그 남자를 졸라서 원주 불은면 수퍼에서 라면을 사와서  강바닥에 놓고

라면을 끓여 먹고 왔습니다.

배가 고프니 라면 맛도 일품입니다.

 

저녁이 되자 노곤해 집니다. 한숨 자고 일어 났더니 어느새 집 입니다.

샤워를 하는데 어깨 쭉지에 피 멍이  들어 있습니다.

어깨에 피 멍이 들어 보기는 난생 처음입니다.

 

돌밭을 종일 걸었는데 피곤하지 않습니다. 파김치가 될 줄 알았는데..

머리 통증도 말끔히 없어지고 천근 만근 같은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어제 저는 돌밭에서 제대로 된 노동의 힐링 하고 왔습니다.

 

 

IP : 218.156.xxx.56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스뎅
    '13.3.19 4:19 PM (182.161.xxx.251)

    신체는 확실히 힐링 되신것 같은데 마음은....;;;

  • 2. ㅎㅎ
    '13.3.19 4:23 PM (110.70.xxx.143)

    전 이런 글 좋아요~^^

  • 3. 지역주민
    '13.3.19 4:28 PM (121.181.xxx.24)

    원주 부론면 아닌가요?^^;

    불은면 슈퍼에서 라면 사셨다고 해서 웃었어요.

    물론 심신이 고달프셨을테니..전 충분히 이해해요^^

  • 4. 잠잠
    '13.3.19 4:31 PM (118.176.xxx.128)

    그 고통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으시면 남자를 백화점 데리고 다시시면 됩니다.

  • 5. 부론면
    '13.3.19 4:41 PM (210.93.xxx.12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6. 버찌
    '13.3.19 4:41 PM (218.156.xxx.56)

    자꾸 불은면 불은면 그래서... 부론면 이었어요?

    다리 건너면 여주, 옆은 충청도 , 그 옆은 강원도 , 한국의 트라이 앵글 인가요?

    맑은 하늘 . 피부로 느껴지는 공기들 너무 좋았어요!

  • 7. 꿈꾸는 별
    '13.3.19 5:03 PM (119.194.xxx.49)

    글을 원글님이 강가에서 드신 라면보다
    더 맛있게 쓰시는 듯...

  • 8. 불법
    '13.3.19 6:29 PM (220.88.xxx.158)

    그거 돌 주워오면 걸리는거 아닌가요?ㅎ
    어디서 들은거 같은디?

  • 9. 버찌
    '13.3.19 7:15 PM (218.156.xxx.56)

    그 남자랑 같이 콩밥 한번 먹어 볼라 했는데 ... 그럼 공범이 되는거죠? ㅎㅎ

  • 10. 걷는 행복
    '13.3.19 7:32 PM (61.77.xxx.149)

    ㅋㅋㅋㅋㅋ

  • 11. ㅎㅎ
    '13.3.19 7:45 PM (125.61.xxx.12)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미있어요^^

  • 12. 버찌
    '13.3.19 9:35 PM (218.156.xxx.56)

    나는 이 이지상에 잠시 천막을 친 자 처럼 자연으로 돌려 주라고 얘기 할께요.

    그럼 또 한번 같이 가야 겠어요!

  • 13.
    '13.3.19 10:45 PM (39.7.xxx.19)

    버찌님 상당히 재밋으세요~^^*
    기분좋은 글이었어용

  • 14. 름름이
    '13.3.20 8:27 AM (99.242.xxx.145)

    저희 동네에 다녀오신것 같네요. ㅋ지금은 4대강 때문에;;;;;;;;;; 예전엔 정말 뱃놀이도 많이오고 ㅎ 물도 맑고 ㅎ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에요. 저 부론 유치원 출신!! ㅋ.ㅋ

  • 15. 버찌
    '13.3.20 9:55 AM (175.223.xxx.242)

    부론면 ! 좋았습니다. 동네도 아담했고 살고 싶던데요! 강가의 오리가 더 맘에 들었었어요. 퀙엑 ~~퀙 ~엑 하늘 . 강을 타고 내려오는 맑은공기, 돌밭의 풍광. 부론유치원 출신은 추억이 많으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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