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저에게 간식과 점심을 준비하게 하고 남한강 상류 지역 에서 돌을 줏었습니다.
남자는 돌에게 애써 생명을 부여 시키려고 안간힘을 썼고 미사어구를 동원하여
새 생명을 탄생 시켰습니다.
산수가 어떻다는둥, 음석이 어떻다는둥, 호수가 있다는둥,
산에서 물이 흐른다는둥, 소설 썼습니다.
어쩌면 그 남자 말이 맞는지도 모릅니다.
돌은 말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말하게 했습니다.
배낭에 돌을 넣고 돌밭을 걸었습니다. 어깨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건너편 야생 오리들은 돌 가져가지 말라고 우는 듯 합니다.
오리에게 미안합니다.
걸으면서 왜 라면이 먹고 싶을까요!
엊그제 그 남자가 강가에서 먹는 라면 죽음입니다 라고
했거든요! 근데 버너, 코펠, 가슴까지 오는 장화만 달랑 가져 왔더군요.
물에 들어갈 모양입니다.
결국 맨밥에 제 도시락만 까먹고... 더욱 더 라면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집에 갈때 쯤 그 남자를 졸라서 원주 불은면 수퍼에서 라면을 사와서 강바닥에 놓고
라면을 끓여 먹고 왔습니다.
배가 고프니 라면 맛도 일품입니다.
저녁이 되자 노곤해 집니다. 한숨 자고 일어 났더니 어느새 집 입니다.
샤워를 하는데 어깨 쭉지에 피 멍이 들어 있습니다.
어깨에 피 멍이 들어 보기는 난생 처음입니다.
돌밭을 종일 걸었는데 피곤하지 않습니다. 파김치가 될 줄 알았는데..
머리 통증도 말끔히 없어지고 천근 만근 같은 몸이 가벼워졌습니다.
어제 저는 돌밭에서 제대로 된 노동의 힐링 하고 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