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로 두시간 반 걸리는 거리에 사시는 시어머님...
어제 올라오셔서 저희집에서 며칠 묵으실 예정이에요.
저는 세돌 아들이 하나 있는데,
그야말로 엄마 껌딱지이거든요.
엄마 설거지도 못하게 하고, 엄마엄마엄마 꽁무니 쫓아다니며
이야기해달라, 자동차경주하자, 무슨무슨 놀이하자, 달리기 시합하자, 뭐하자 뭐하자
예쁘고 귀엽긴 하지만 가끔 숨이 막힐 때가 있답니다.
화장실이라도 갈 때면 맘이 조마조마하거든요.
주말에 아빠가 있을 땐 아빠랑 좀 놀면 좋으련만,
이 게으른 남편은 내가 봐도 정말 재미없게 놀아줘요.
놀아줘도 맥시멈 오분 십분? ㅜㅜ
애 퍼즐 시켜놓고 앞에서 졸고 있고... 책 읽어주라그러면 책 읽다가 또 졸고 있고...
블럭놀이하라그러면 블럭 쥐고 있는 애 누워서 바라만 보고 있고,
대체 사람인지 와상인지 -_-;;;
그러면 아이는 아빠랑 놀라고 좀 떼어놓은지 십분만에 쪼르르...
엄마랑 놀래, 엄마랑 할래. 으악으악으악.
친정부모님도 손자가 정말 귀엽고 예쁘고 사랑스럽지만,
바라보실줄만 알지, 놀아주시는 법은 모릅니다. 그냥 보면서 허허허 웃으시는 정도.
그런 저희 집에 우리 어머님 등장.
저희 아들 삼십분 째 엄마 안찾고 할머니랑 자~알 놀고 있습니다.
미사일 발사! 핵폭탄 발사! 너랑 나랑 누구 로켓이 더 튼튼한지 한 번 해볼래? 슝! 퓽퓽! 슁!
놀이방에서 들려오는 저 알흠다운 목소리.
눈물나려고 하네요.
어머님 사랑해요 알라뷰 쏘머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