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빠께 편지를 쓰려니 조금은 쑥스럽네요

서현 조회수 : 539
작성일 : 2013-03-14 17:51:56
아빠께 편지를 쓰려니 조금은 쑥스럽네요.^^ 추운 겨울도, 저의 첫 여초 생활도 지나 이제는 새봄이 되고 저는 여중 2학년생이 되었어요. 하하, 정말 이럴 땐 세월 빠른 것을 새삼 느껴요. 그렇지요? 아빠! 제가 ‘변신’이라는 책을 읽어보셨느냐고 여쭤보았는데 기억하시나요? 현대 문명 속에서 자기 존재의 의의를 잃고 살아가는 소외된 인간을 벌레로 표현하여 고독과 인간 존재의 허무를 나타낸 카프카라는 작가의 소설이에요. 이 책의 주인공인 그레고르는 외판원으로 가정의 유일한 수입원이자 가정을 이끌어가는 가장이에요.

 

우리나라는 아버지 생활비 부담률이 95.6%로 세계 1위라는데, 혹시 아셨나요? 저는 이 책을 보면서 우리 대한민국의 아버지들을 떠올렸답니다. 또한 우리 가정의 가장이신 아빠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레고르가 생활비를 버는 동안 가족들은 그에게 감사해요. 그러나 그것이 반복되면서 그는 그저 돈을 벌어오는 기계로 굳어져버리죠.

 

저는 벌레로 변해 경제적 능력을 잃어버린 그레고르가 가정에서 소외되고, 존재 자체가 문제시되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아버지들을 가족의 구성원으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게 아니라 돈을 벌어오는 도구로만 인식하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해서 말이에요.

 

직장에서 기계 속도에 맞추어 일을 해나가시는 아버지들, 또한 그 속에서 우리 아빠도 존재의 가치와 의미를 상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또 그것이 어깨에 큰 짐이 되어 자꾸만 술에 의지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빠, 저는 드라마 속, 부모를 잘 만나 명품을 걸치고 다니고 검은 세단을 타고 다니는 일명 ‘공주님’을 은근히 동경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이에요. 저는 이제는 그런 아이들이 부럽지 않습니다. 제게는 제 밥숟가락에 김치를 얹어주시고, 당신의 요리를 먹는 저를 흐뭇하게 바라보시는 저만의 슈퍼맨인 아빠가 있으니까요. 아빠는 제게 하나뿐인 사람이고 제게 큰 의미가 되는 분입니다. 물론 아빠에게 저의 존재도 그러하리라 믿어요. 아빠, 사랑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       

IP : 211.171.xxx.156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33660 재충전.. 어떻게 하시나요?? 중년여성 2013/03/25 395
    233659 둘째 낳길 잘했구나 느끼는 요즘입니다.. 17 둘째 2013/03/25 3,135
    233658 초등 수준영어 질문하나만 받아주셔요^^ 4 초등 2013/03/25 448
    233657 심재철 의원, 국회서 누드사진 보다 딱 걸려 '망신' 2 세우실 2013/03/25 1,203
    233656 저희 집은 담벼락이 낮아서 사람들이 길가다가 마당안에 쓰레기 던.. 베리베리베리.. 2013/03/25 655
    233655 하루 맡겨도 이율이 조금이나마 괜찮은 은행통장 상품 있는지.. /// 2013/03/25 309
    233654 페레가모스카프 백화점에서 얼마쯤 하나요? 3 봄은아직 2013/03/25 1,665
    233653 사용안한지 오래된 식기세척기 설치해도 될까요? 2 고민 2013/03/25 786
    233652 저희 남편만 이런가요? 너무 얄미워요.. 14 .. 2013/03/25 3,188
    233651 건망증이 도를 넘은거 같은데 어떡하죠? 치매? 2013/03/25 449
    233650 여성 초보 골프채 추천바래요~~ 1 필드로 고고.. 2013/03/25 4,537
    233649 해독쥬스.. 몸의 변화가 없어요. (3일째) 8 123 2013/03/25 2,263
    233648 절약하면서 저축하고 살고 싶어요 4 저축... 2013/03/25 2,516
    233647 '구멍'난 靑 인사검증시스템 개선 필요성 거세 4 세우실 2013/03/25 604
    233646 첫째에게 둘째는 마치 남편이 첩을 들인 아내심정이라는 말 35 입장바꿔 2013/03/25 5,065
    233645 실용음악학원 추천 부탁 음악 2013/03/25 413
    233644 잠깐 마늘 찧는 것도 이해해 주기 힘든가요? 11 층간소음 2013/03/25 1,853
    233643 (서울) 하지정맥류 병원 추천해 주세요!!ㅜㅜ 3 절실 2013/03/25 3,224
    233642 중딩에게 2층침대는? 7 아이좋아2 2013/03/25 964
    233641 최선정.있잖아요.. 7 궁금해~ 2013/03/25 2,620
    233640 취업 1 2013/03/25 582
    233639 영향력 있는 패션 브로거 ? 궁금 2013/03/25 712
    233638 새지않고..냉기 오래가는 보냉병 없을까요? 9 부탁드려요 2013/03/25 1,215
    233637 현미밥하는데 시간이 한시간이나 걸리나요? 7 야재 2013/03/25 1,903
    233636 친박 이경재 방통위원장, ‘최시중’ 악몽 우려 베리떼 2013/03/25 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