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친정 엄마는 딱 맘에 드는 것만 비싸도 하나만 사세요.
근데 저희 옆집이랑 어릴때부터 친하게 지냈었는데 그 아주머니는 예를 들어서 머리방울을 산다 하면 노랑색 핑크색 파랑색 다 사서 노랑 옷에는 노랑 머리방울, 이런 식으로 코디 해줬었어요.
지금도 그 집에는 커피머신만도 3갠가 4갠가 있어요.
어릴때 부러웠던게, 그 집에 가면 종이인형이 라면박스로 하나, 스티커로 붙이는 귀걸이 (이거 아실래나?)가 와이셔츠 박스 가득, 문방구에 있는건 다 있다고 봐도 돼요.
그런데 저도 이제 아이를 키우는데 알게 된 엄마가 그런 스탈이네요.
유행도 빠르게 받아들이고 많이 사요. 나이키 다이나모 신발이다 하면 흰색, 핑크색, 까만색 다 갖춰놓고 칸켄백도 캐스키드슨도 아이 우비나 장화 같은 것도 깔별로 있어요.
엄마 물건도 진짜 많고요. 예를 들면 그 엄마가 스왈롭스키 귀걸이를 스무개 가지고 있으면 반면 저는 다이아랑 금으로 티파니에서 두개만 사는 식. 아니면 그냥 귀걸이 안 하고 다니거나.
우리 애는 나이키 신발도 칸켄백도 없어요. 그냥 그렇게 물건을 많이 들이는거 자체가 별로고 그럴 시간도 없고 열정도 좀 없고... 근데 그 엄마는 아이한테 드레스도 입히고 닌자고(?)도 입히고 꿀벌옷도 입히고 하면서 즐겁게 사는 듯 해요.
저도 그 집에 놀러가면 재밌어요. 신제품이 다양하게 있고 새로운 음료나 차 같은거 주고요.
이게 돈의 문제라기보다는 요새는 엄마의 역량 문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여러가지 물건을 많이 사고 들여도 다 잘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는 재능? 짐된다고 부담스러워하거나 내가 넘 돈낭비를 했나 걱정하거나 하는게 아니라 아 예쁘다 좋다 이건 이런 색이라 이쁘고 저건 저렇게 하니 예쁘고 하면서 즐거워하는 여성스러운 감수성? 통계적인건 아니지만 저 어릴때 알던 옆집 아줌마랑 제가 지금 알게된 아이엄마랑 비슷한 구석이 많아요. 일단 부유한 집안에서 곱게 컸고 얼굴도 귀엽게 생기고 애교 많고 사람이 발랄해요. 굉장히 여성스럽고 약간 백치미 비슷하게 귀여워요. 심각한거 없고 일상이 늘 즐겁고 활기차고요. 뭐 새로운걸 하는걸 좋아해요.
이런 사람들 부러워요. 저랑 굉장히 성향이 다른데 매력적이예요. 제가 남자라면 그런 부인을 얻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