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땐 방문을 닫으면 빨리 열라고 삐용삐용 울어댔는데
요즘은 욘석이 가만히 문앞에서 문 열어주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앞전엔 말썽을 너무 부려서 (제 배에 크게 발톱으로 상처를 냈어요. ㅠ.ㅠ)
안방에 넣어두고 문을 닫아 버렸어요.
그걸 깜빡하고 너무 조용해서 삐용이가 어디갔지? 하다가
안방에 넣어둔게 생각나서 급히 문을 열었더니
안방에 이것저것 헤짚어두고는 태연하게
문 앞에서 다소곳이 앉아 있는 거에요.ㅎㅎ
그 모습을 본 순간 너무 귀여워서 부비부비.
다행이 배에 낸 상처는 금방 나았어요.
아.. 화장실문은 아직도 열어 달라고 삐용거리긴 합니다.ㅎㅎ
상자속이나 구석진 곳에서 몰래 기다렸다가
절 놀래킨답시고 숨어있는데
우습게도 그 귀여운 뒤통수와 귀가 살짝 보여서
어느땐 속아주는 척 하기도 하지만
오늘은 작은방 문 옆 기둥에 숨어서 제가 나오길 기다리면서
힐끗 힐끗 살피는 삐용이의 뒤통수가 보이길래
제가 먼저 가서 깜짝 놀래켰더니만 도망가 버리네요.ㅋㅋ
지가 좋아하는 장난감만 주면 으르렁대면서 아주 난리를 치고
요즘엔 책장 꼭대기에 올라가 자꾸 책을 떨어뜨리거나
자질구레한 것들 흐트러 놓기에 정신없어요.
아까전에도 옷걸이로 만든 책받침대를 책장 위에서 떨어뜨려서
깨물깨물 하면서 놀더니
잠잠하길래 어디갔나 싶어 둘러보니
어느새 컴퓨터 하고 있는 제 옆에 자리잡고 동그랗게 몸을 말아 자고 있어요.
요즘은 밤에 잘때마다 남편과 제 사이로 들어와 남편 다리 사이에서 자는게 아니라
이불 위의 남편 다리 옆 공간을 아예 차지를 하고 몸을 말고 자요.
근데 삐용이가 차지한 자리가 넓고 이불까지 깔아 뭉개고 자는터라
저희가 자꾸 옆으로 밀려나고 이불도 살짝 모자랄 정도.
앞전에 어떤분이 강아지와 함께 자는 방법이란 그림을 올렸을때의
마지막 단계로 되어가는 듯 싶어요.ㅎㅎ
어제는 삐용이 배가 터지는 줄 알았어요.
사료도 든든히 먹었는데
저희가 저녁에 보쌈을 해먹느라 돼지고기를 삶았거든요.
또 난리치는 삐용이때문에
돼지고기 살만 발라서 밥 그릇에 넣어줬더니 어찌나 달게 먹던지.
사료 먹은지 얼마 안돼서 마구 마구 먹어댄터라
배가 풍선 마냥 똥똥하게 나왔더라고요.
그 묵직한 배를 가지고 또 한자리 차지해서 자던 삐용이는
새벽에 화장실에서 열심히 볼 일을 봤는지
아침엔 그나마 좀 나아졌네요.
이갈이는 대부분 다 하고 지금 윗 송곳니 하나만 빠지면
다 끝나는 거 같아요.
지금은 앞발로 지 눈 가리고 자고 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