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이야기할데는 없고 , 그냥 묻어두고 살려니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해져 견딜수 없습니다 ..
이야기가 길고 어수선하니 싫으신 분은 패스하시기 바랍니다 .
남편과는 직장동기로 만나 결혼한지 10 년차로 6 살되는 아이둘있습니다 .
남편과는 1 년이면 300 일은 싸워서 말안하고 , 나머지 65 일은 싸우지 않더라도 말을 안하고 지냅니다 . 말이 좋아 싸웠다지 대화라도 오가서 싸웠다면 오히려 다행인데 , 그냥 무언가 기분상하거나 자기 피곤하거나 그러면 말을 하지않습니다 . 제가 좀 말수가 없는데 대답없는 메아리라 저도 일부러 이야기를 걸지 않아요 . 꼭 필요한 아이들 유치원 옮기는 문제라든가 , 긴급하게 내야할 아이들 유치원 비용 이런게 생기면 마주칠때마다 억지로 통보하는데 그래도 반응이 없어 알아들었는지 애가 타고 , 사무실로 전화하면 짜증내며 바쁘니까 알아서 하라고 했다가 꼭 한두달뒤에 돈많이 든다고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는 통에 안 물어볼수도 없고 .
화가 나면 꼭 시댁식구들 모인자리에서 처음듣는것처럼 갑자기 공격해대니 저만 몹쓸사람 되구요 .
물론 제가 출산전후로 몸이 급격히 안좋아져 휴직을 밥먹듯이 하고 있어 , 집안 경제가 많이 어려운건 사실이에요 . ( 특히 작년엔 한방병원에 장기 입원한데다 약값으로 몇천만원나와서 집에 돈이 없어요 . 다 제가 출근하면 갚아야할 빚이긴 하지만 )
생각해보면 제가 아프지 않던 신혼때도 주말이면 새벽까지 게임에 영화보고 그 담날은 낮까지 자는 패턴이라 제가 넘 외롭고 심심해서 이야기 걸면 입 꾹 다물고 이방 저방 도망다니고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몰라 답답해하다 가끔 욱해져서 저도 모르게 목도 조르고 그랬던 것 같아요 . ( 아이들 생긴뒤로 목조르긴 안합니다 )
저한테 꼭 물어야되는 일이 있다면 아이편에 시키고 , 예를 들면 ㅇㅇ 야 , 아빠 바지 있잖아 , 그거 세탁소 가서 찾아왔어 ? 그럼 옆에서 듣고 있던 제가 뭐라뭐라 대꾸해주고 .
꼭 건네줄 우편물이 있으면 바로 앞에 있는 절 주면 될껄 아이 불러 엄마 갔다 주라하고 .
지나가다 손만 닿아도 남편은 잡아먹을듯 절 째려보고 ....... 남편은 코라도 풀면 티비보고 있는 제 얼굴에 꼭 던지고 . 제가 화내면 딸아이 얼굴을 즐거운 듯 쳐다보며 “ ㅇㅇ 야 , 아빠가 베란다에 던진건데 엄마가 맞았나보네 ” 이런식으로 얼버무리지만 한두번도 아닌데다 양말도 벗어서 똑같이 던지니 실수라고 할순없죠 .
유일하게 아이들 통하지 않을땐 제게 잔소리할때와 빈정거릴때뿐 .
씻어놓은 냄비가 왜이리 더럽냐 , 집구석에 먼지가 왜이리 많냐 , 집에서 빈둥대며 할줄아는게 뭐냐 “ 하는 식이고 .
아이들 4 살땐 애들 불러놓고 “ 자 따라해봐 생모 , 니들 생모가 ” 해대는 통에 철없는 애들이 웃으며 “ 생모 , 생모 ” 이런 막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
작년에 한창 몸 안좋을땐 차라리 죽으라는 소리도 꽤 들었지요 . 맛있걸 가져오면 꼭 애들만 먹이고 저 들으라는 듯 맛있다고 몇 번이고 이야기하고 .
자기가 한게 젤 잘한거고 남이 한건 무조건 못했다는 식인데 그러면서도 남 시키는걸 좋아하지요 . 가까이 사는 큰시누가 몇 번 심부름해줬는데 그때마다 마음에 안들게 해왔다고 볼때마다 사람들 있는데서 한소리해대서 형님은 물론이고 애들고모부도 기분좋진 않으실거에요 .. 애들 때문에 자주 오시는 어머님도 남편 옷수선이며 세탁일 도맡아하시다가 잔소리에 두손두발 들구 화내고 가셨다가두 또 자기돈 들여 해주시고 계속 욕 먹고 .
남들이 볼땐 성실하고 꼼꼼한데다 뭐든지 자기손으로 해야되는 완벽주의자라고 좋아할수 있어요 .
결혼 2 년쯤 무렵부터 남편의 막말로 이혼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아이가 생기면 달라질까싶었죠 .6 개월에 한번 하는 부부관계론 도저히 아이가 안생길거 같아 제가 우겨 불임치료받았는데 그때부터 제몸이 많이 망가지기 시작했어요 . 그전엔 약하긴 해도 아픈데가 없었는데 임신준비와 출산전후로 수술을 몇차례하다보니 체력이 많이 악화되었어요 . 헌신적이고 현명한 어머니없으셨으면 제가 어떻게 쌍둥이 키었을까 싶네요 . 임신부터 아기 어릴때까지는 남편이 정말 아이한테도 저한테도 잘했어요 . 조금씩 애들 자라니 본성이 슬그머니 나오고 저한텐 예전보다 더 심하게 대하고 . 그러다 애들 3 살무렵부턴 아이들한테도 짜증내고 신경질적으로 돌아오더군요 .
지금도 애들목욕이며 주말 청소는 도맡아 하니 남들보단 잘하는 편이죠 .
시누들도 남편보다 공부도 잘하고 형편도 훨씬 좋은데 지금 생각하면 남편이 거기에 열등의식이 있었던거 같아요 . 그래서 누나들한테 그렇게 함부로 하고 , 자기가 아는걸 대단한것인척자랑하는거구나 싶기도하구 . 제가 남편보다 좀 나은 대학을 나오고 , 신규연수때 1 등도 하고 그래서 남편이 절 쫓아다녔나싶어요 . 연애때 큰누나를 닮았다고 하던데 그말이 이제야 이해가 되네요 . 아무튼 시댁분들은 다 좋으시고 아이들 돌봐주시니 거의 매일 시어머니 오시고 주말마다 놀러가 점심먹고 오지요 .
하지만 집안에 남편이 외아들이라 남편을 이길 사람이 없고 남의 말을 듣지 않아요 . 세상에서 남편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시어머님인데 , 헌신적인 울 어머님도 요즘엔 남편 잔소리에 슬슬 지치기 시작하는 눈치세요 . 시부모님 살아계실때도 이정돈데 나중에 안계시면 완전히 독불장군이 될것같아요 .
어제는 남편이 애들에게 하는 말이 “ 시장갔다 할머니집에 가서 샤브샤브해먹자 ” 하길래 마침 제가 애들이랑 산책갈려는 참이라 따라 나섰어요 . 남편이 단골 가게에 가서 물건을 고르며 주인내외분들이랑 웃으며 공손히 이야기하는데 당황스럽더군요 . 저한테도 다정하게 “ 이것도 좀 살까 ?” 물어보는데 정말이지 역겹더군요 .
남편이 그럴때마다 예전엔 화해무드로 바뀌나 싶어 금세 기분도 풀어지고 우리관계에 희망을 갖었는데 다시 우리끼리만 있으면 벌레씹은 얼굴로 바뀌니 이젠 절대 안속아요 .
그냥 남들에게 화목한 가정인척 연기했던거죠 .
재작년 ( 아이가 4 살 때 ) 저혼자 외출했다 돌아와보니 남편이 현관문을 잠궈놔 정말 화가 뻗쳐 일주일 언니집에 가 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 그땐 정말 이혼 생각했었는데
그때도 시어머니랑 시누가 나서서 전화하고 이야기좀 하자 그랬지 애들아빠는 전화한통 없었어요 . 나중에 결국 일주일있다 형부보기도 민망하고 아이도 보고 싶고 해서 제가 집에 들어갔어요.
제가 먼저 상담치료 이야기했었는데 거기엔 콧방귀만 뀌고 .고작 한다는 말이 어느 놈이랑 같이 있었느냐 , 그 몇마디 뿐.
그렇게 저렇게 살다가 한참후에 청소하다 웬봉투를 발견했는데 , 아마 그때 남편혼자 그적거린건 내용인가봅니다 . 이혼의 책임은 집나간 저에게 있다는 각서같은데 울 큰딸한테 엄마 갖다줘라 했는데 제가 “ 거기 놔둬 , 나중에 볼게 ” 했는데 잊어먹는 바람에 그냥 어딘가에 처박혀 버린거죠 .
힘들게 얻은 우리아이들 너무 예쁘고 아직 어린데다 남편도 아이들을 포기하지 못할겁니다.저 역시 나아지곤 있지만 튼튼한 편이 아니라 직장이 있지만 경제력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특히 아이둘은 더더욱. 아이들이 자립할때까지는 그냥 한지붕 아래에서 사는 방법밖엔 없으니 제가 그냥 포기하고 살아야된다 생각하지만 주말에 남편과 함께 있고 나면 더 우울하고 비참해집니다 .
차라리 아이들이랑 셋이서 있을땐 그래도 아이들 사랑스럽고 뿌듯해 괜찮지만 .
건장하고 체력도 아주 좋은데다 언변도 뛰어나고 매사가 꼼꼼해서 소심하고 여린데다 말주변없고 몸도 안 좋은 제가 상대할수없어요 .
어제는 낮까지 자는 남편을 보며 그대로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더군요 . 나쁜 생각인줄 알면서도 앞으로 더하면 더했지 나아질 가능성이라는건 조금도 없을테니까요 .
인간의 본성이란 죽을고비를 맞지 않고서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고들 하셨죠 ?
아이들을 보면서 희망을 찾고 있는데 , 부부사이의 이런 모습만 보여줘 “ 너희들 복이 이거밖에 안되는구나 “ 애들한테도 미안하고 , 친정부모님이 많이 싸우셔서 그렇게는 안살고 싶었는데 . 제가 강하질 못해서 더 함부로 하는거 같고 , 앞으로 먼 미래에 이혼을 준비할려면 어떻게 해야되나요 ? 예전에 진지하게 생각했던적이 있어서 구체적인 조언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