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자존감이 많이 낮은 사람이었어요.
어려서는 엄마에게 늘 욕설과 비난을 들었고 맞기도 많이 맞았어요.
그래서인지 늘 주눅들어 살았고 동생들까지 절 비난하고 함부로 대했어요.
그런거에 비하면 대학도 나왔고 직장에서도 적당히 인정받으며 다녔어요.
겉보기는 멀쩡해보이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오랜 연애끝에 결혼을 했어요.
남편역시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어요.
시부모님 특히 시아버지로부터 경멸과 비난을 받으면서 자랐더군요.
남편역시 겉보기에는 평범한 대학 나와서 직장생활하는 그냥 평범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10년 넘게 우리 부부는 정말 종살이 하듯이 살았습니다.
시댁에서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살았어요.
그때는 그게 뭐가 잘못된건지도 몰랐고 어떻게 저항해야하는지도 몰랐어요.
그러다 제가 큰 사고를 당했어요.
거의 죽을뻔했어요.
사고에 비해서 다친곳이 크지 않아서 치료는 금방 끝났지만 저를 치료하던 선생님이
정신적으로 충격이 클지 모른다며 정신과 상담을 권하더군요.
그렇게 상담을 받으면서 제가 정말 자존감이 형편없고 자신감도 없고 자존심만 쎈
사람이란걸 알았어요.
그리고 부모건 형제건 그 누구도 나에게 함부로 해서는 안되고
그렇게 하는 사람과는 헤어지는 것이 오히려 낫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어요.
상담을 받고 내 권리를 알게 될수록 양가 부모님들과의 마찰은 커졌어요.
왜 예전처럼 고분고분하게 굴지 않느냐?
왜 예전처럼 시키는대로 하지 않느냐?
왜 네 마음대로 하느냐?
별별 얘기를 다 들었어요.
그 과정에서 저는 남편에게도 부탁해서 부부상담도 같이 받고
자존감에 관련된 책을 찾아서 열심히도 읽었어요.
지금은 자존감이 높아졌는지 나아졌는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나를 힘들게 하거나 무언가 강제적으로 시키려고 하면 단호하게 거절할줄 알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마트에서 강매를 당하면 울며겨자먹는 식으로 들고 온적도 많았거든요.
그래서 마트가는게 겁나기도 했으니까요.
요즘은 많이 행복해요.
내 마음을 아프게 하거나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들과는 당분간 연락하지 않겠다고 말했거든요.
제가 좀더 단단해지고 좀더 성숙해지도록 좀더 노력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