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태권도에 다녀와서 이야기합니다.
"엄마~ 24일날 투표하는 거 있잖아요? 지금처럼 무조건 무상급식 하는 거 반대하는 쪽으로 찍으세요. 알았죠?"
저는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기에(익명이니 밝혀도 상관없지요?)
아이에게 투표와 관련하여, 이번에는 그 어떤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평소에는 선거의 의미 등등에 대해서 아이에게 이야기해주고, 투표소에도 꼭 데려갔습니다만..
"왜?" 하고 물으니..
"지금처럼 몽땅 다 무상급식을 하면요, 세금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내야 하는 거래요.
돈 있는 사람들한테까지 다 그냥 줘야 하니까요."
ㅠㅠ
"그래? 근데 그 얘긴 어디서 들었는데?" 하고 그냥 모른체 하고 물었습니다.
"태권도장에서 ## 사범님이 그러셨어요."
헉....## 사범님이라면, 20대의 젊고 참한 총각으로 알고 있습니다..
평소 아이들에게 참 잘 대해주시기도 하고, 반듯하고, 저희 아이도 유독 이뻐해주셔서 저도 감사히 생각하구요.
아이에게 엄마는 투표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왜 그러냐고 묻습니다.
"엄마가 투표는 꼭 해야하는 거랬잖아요. 그게 국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근데 왜 이번엔 안 해요?"
그냥 간단하고 쉽게 설명해주었습니다.
"음..만약에 지금처럼 무상급식을 하지 않고, 가난한 집 아이들에게는 무상급식 하고
가난하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급식비 내라고 하면..
##네 반에서 무상급식하는 친구들과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있게 되거든.
그러면 친구들 사이에서 누가 무상급식을 하고, 누가 돈내고 먹는지 알게되면..
친구들이 혹시라도 무상급식 하는 친구들에게 '너는 가난한집 아이구나' 하고 이야기하거나
더 나쁜행동으로 놀리거나 하면.. 그 친구들은 기분이 어떨까?"
아이가 눈을 이리저리 굴리더니, 답합니다
"슬플거 같아요.."
"그래서 엄마는 투표를 안 할거야"
"그럼 투표를 지금 처럼 그냥 무상급식하는 걸로 하면 되지, 왜 안 해요??"
아이에게 정치적인 이야기를 너무 깊게 세밀하게 해주는 것에 대해 염려가 되기도 하고 조심스러워서
"음..이번 투표는..간단히 말하면 나쁜 투표야, 나쁜 투표에 참여하는 거 보다는 이번 같은 경우에는
투표를 거부해서, 권리를 행사하지 않는 것도 엄마 입장을 표시하는 한 방법이고,
이번 같은 경우에 한해서는 이게 제일 좋은 선택이라고 엄마는 생각해..."
아이는 끄덕끄덕하면서 이해할 것 같다고 하는데,
모르겠습니다.
이해를 한 건지, 했다면 얼만큼 한 건지...
그리고, 초1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야하는지...왜 해야하는지....
태권도 사범님께 조심스레 연락을 드려야하나 생각하는데...
그 분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든, 그것까지야 제가 강제로 어쩔 수 없다지만
(물론, 안타깝고 속상한 일입니다만)
아이들에게 그런 이야기는 하지 말아주십사 정도로만 부탁드린다면 ...
이해하실까요...ㅜㅜ
슬픕니다..
그래도, 24일은 쌩까는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