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돌이 안된 어린 아기를 키우고 있습니다. 많이 예쁘지만 사정상 외동으로 끝낼 예정이구요.
지금 당장 무슨 일이 있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너무 많아져요. 아이에게 상처를 줄까봐 vs 버릇없는 아이가 될까봐, 사이에서 항상 균형잡기하느라.. 물론 너무 어리기 때문에 많이 받아주는 편이지만요. 아이가 커도 계속 이럴순 없을테니까요.
저희 아이가 내향형이면서도 호기심이 많아서 하루종일 사부작대는 성격인데, 아빠어디가를 보면서 너무나 멋진 준이처럼 잘 키울 수 있을까,, 생각도 많이 되고요.
제가 자라면서 부모님께 받은 자잘한 상처들이 많아요. 그게 참.. 학대를 받거나 나쁜 환경에서 자란 게 아니라서 누구한테 말도 속시원히 못하고, 그냥 부모님이랑 너무 안 맞아요. 저랑은요. 지금은 친정 근처에 살고 여러모로 도움도 받지만 마음이 편하거나 그렇진 않아요 친정이.. 맞지도 않는 자식인 저는 부모님이 외로움(필요)에 의해서 붙들려 있는 느낌이 들어요. 정작 저를 사랑하셔서 그렇다기보다는요. 누가 나를 사랑하면 본능적으로 느끼잖아요. 저는 잘 모르겠어요. 엄마가 사랑한다고 얘길 해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내가 내 부모에게 받은 자잘한 상처(나에 대한 무관심, 내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푸쉬)들을 너무 생생히 기억하고 있고, 가장 소통하고 이해받고 싶은 부모님과 전혀 소통되지 않는 그런 끔찍하고 답답한 느낌들을 내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으려 애를 쓰는데 잘 되는지 안되는건지 모르겠어요.
다행히 심리학 공부를 해놨어요 애 낳기 전에.. 정말 천만다행이에요. 아이를 물고빨고 하는게 사랑이 아니래요. 그건 내 기분 감정의 표출이지 사랑이 아니라는거죠. 때로는 아이의 분노를 폭발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너무 공감가요. 그렇다면 내가 아이의 감정을 읽어야 되겠죠. 그런 능력은 부모와의 좋은 관계 속에서 자연스레 생기는 건데 저는 배우고 체득해야 겨우 0.1만큼 생길까말까 하는 정도인 것 같아요. 좋은 엄마 좋은 인간 되기는 참 힘들어요. 내 아이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항상 궁금해요. 귀하고 소중한 생명 잘 키우고 싶어요. 어떻게 해야 할지.. 항상 고민하는 엄마입니다. 고민만..
아이 입장에서 언제나 역지사지해야하나.. 그게 맞는건가..
이런 얘기를 마음놓고 털어놓을 곳이 없어서 여기에 써봤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