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이 시간... 안방에서 소리 키워 핸드폰으로 오락을 하고 있어요. 그놈의 스마트폰... 정말 오락하는 모습도 꼴보기 싫을 정도에요.
저희는 맞벌이 부부에요... 아이 하나 있고 제가 육아를 거의 전담해요 .
남편은 퇴근이 늦고 전 거의 칼퇴근하니까요... 제가 육아와 살림을 하네요.. 돈도 벌고요..
버는 돈은 둘이 별 차이 없는데 남편은 본인이 스트레스 많고 퇴근이 늦다며 힘들다고 늘 징징댑니다...
저라고 안힘든건 아니에요. 그런데 몇 달 전 회사에서 너무 힘들어서... 그만 다니고 싶다고 서너번 말하고,
누구 때문에 너무 힘들고 일이 너무 어려워져서 난감하다,
야근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이야기 몇 번 했더니 술 마시고 와서
너 징징대는 꼴 보기 싫다, 회사 그만둔다고 나를 협박하는거냐, 나한테 어쩌라는거냐고 하네요.
그 말에 본인은 늘 저한테 술만 마시고 오면 회사 사람들에 대해 쌍욕하며 투정부리면서
내 투정은 못받아주는 인간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오만 정이 싹 떨어졌나봐요.
(그리고 그 이후로 남편에게 절대 힘들다는 말도 안합니다...)
남편이 아파서 약을 먹습니다. 만성적인거라.. (심각한 병은 아니지만 본인이 힘든거죠)
약을 챙겨먹고 운동도 꽤 규칙적으로 해야해요.
그리고 식이 조절도 해야해서 제가 아침이랑 주말에는 잘 챙겨주는 편이에요.
그런데 밖에서는 전혀 조절 안하네요.. 가끔 점심이나 저녁 뭐 먹었냐고 물어보면
피해야 하는 음식을 잔뜩 먹어요... 거기에 건강을 위해 3끼 식사 외에는 군것질 자제해야 하는데
(키 173에 몸무게는 90킬로 조금 안되게 나가요)
저녁에 오면 아이 간식 만들어놓은거나 사놓은 것도 우적우적 다 먹어요.
오늘도 퇴근 후 술 한 잔 하고 10시 반에 집에 왔는데
내일 아침에 아이 끓어먹이려고 누룽지 만들어놓은거 딱 한 장 남기고 싹 먹고
냉장고 뒤지더니 육포 꺼내서 맥주 한 캔이랑 먹고,
제가 유일하게 하는 군것질이 브라우니 먹는건데 - 자주는 아니고 한 달에 한 번쯤 사다놓고 먹어요 -
제 브라우니 남은 것도 싹 먹어치우네요.
어찌나 쩝쩝 소리를 내면서 먹는지... 살이 찌면서 먹는 소리도 커진건지...
저런 모습 보니까 너무너무 미워요. 소리 내지 말고 먹으라고...
밖에서도 그러면 사람들이 싫어한다고 좋게 이야기했는데 화를 버럭내면서
밖에서 스트레스 받고 와서 힘든데 너까지 잔소리하고 자기를 통제하려고 드냐고 소리를 지르네요.
먹던 것들 그릇이며 봉투 껍질, 빈 맥주캔 모두 식탁에 늘어놓고 양치도 안하고 침대에서 오락하는데...
진짜 내가 미쳤지 싶어요.. 저런 인간이 뭐가 좋다고 1년간 푹 빠져 연애하다 결혼했나 싶어서요.
친정엄마는 남자들 바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같은 일 해도 여자보다 심하다며
네가 이해하라고 하시는데....
차라리 남편 없이 살고 싶다는 생각... 요즘 종종 하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