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분이 계속 약속을 잡아요.
사람들 빈말로 잘 하잖아요.
"담에 한번 밥 한번 먹어요"
"담에 한번 영화 봐요"
"담에 연락할께"
이런거요.
근데 이 분은 아니에요.
"담주 화요일에 뭐해요? 아. 그럼 수요일은? 목요일은 어떤데요?"
"이번주 토요일에 뭐해요? 나 근처에 3시쯤 가는데, 4시에 어때요?"
"이 영화 금요일에 개봉한데요. XX시네마 어때요? 7시?"
보통 이러면 정말 만나자는거 아닌가요?
저는 집순이에요.
주말에는 집에서 쉬고 싶고,
영화는 혼자보는게 좋더라구요.
그래서 최대한 방어해요.
약속이 있다. 피곤하다. 쉬고싶다.....
그러다 너무 거절하기 미안해서
약속을 잡아요.
이것도 참;; 제가 뭐라고 한번 해주는듯 이러는지 모르지만
매일 보면서 매일 이거하자 저거하자 그러니....ㅠㅠ
근데 막상 약속일이 되면
"오늘은 날씨가 참 별루에요. 외출하기 나쁜 날씨네요~"
"어제 밤 늦도록 책 봤더니 목이 끊어질거 같아서 집에 가서 잤음 좋겠어요."
"피곤한데 괜히 만나자고 하는거 아니에요?"
"....밥은 뭐 ....아무거나 해요. 상관없어요"
이러면 전 피곤한거 같은데 다음에 보자 뭐 이래요.
그건 아니래요.
일부러 저랑 만나려고 시간을 뺐다던가
아무리 피곤해도 저랑 만나면 해피하니깐 괜찮다던가...
극구거절해요.
그래놓곤
"아..피곤하긴 해요. 내가 어제 뭘 했냐면요~"
"이따가 나 들어가면 이것도 해야하고 저것도 해야해요~"
"근데 이런날 밖에 나가면 신발도 양말도 다 젖어서 참 별루긴 해요"
거기에 쓸데없는 대화가
- "서로 피곤한거 아니냐"며 배려하기??? - 이런 대화가 오고가고하다보니
진짜 만나는건 몇 번 안되요.
혹시 제가 이 사람을 만나기 싫어서 이 사람의 태도가 귀찮아 하는거라고 핑계거리를 삼는걸까요?
아님 원래 이러기도 해요????
뭐에요? 이런 사람은??
제가 끝까지 거절하길 바랬던 걸가요?ㅠㅠ
이젠 너무 피곤해요. ㅠㅠ
서로 예의차려야하는 상대라서 돌직구도 못 날리겠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