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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딸아이때문에 잠이 안오네요..

.. 조회수 : 4,501
작성일 : 2013-02-25 01:56:39

진로때문에 고등학교 3년 내내 속을 썩이고 잊을만하면 갈등을 빚다가 결국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본인이 원하는 쪽으로 가는걸로 합의를 봤어요.

제가 봤을때는 아이가 행동도 느리고 게으른 편이에요.

잠도 너무 많고 손재주도 별로인데 굳이 제과제빵쪽을 한다고 고집을 부리더군요.

아무리 힘들고 니적성에는 안맞을거라해도 소용없고 공부까지 멀리해서 제가 어떻게 할수가 없었어요...

솔직히 저는 전문대쪽은 생각도 안해봤는데 제과제빵쪽은 전문대밖에 없다고 그쪽으로 나름 이름있다는곳을 넣었답니다.

본인이 가고싶어한곳이 두군데 있었는데 한군데만 되고 한군데는 안됐어요.

근데 합격한곳이 기숙사가 없네요.

설마 전문대 합격 못하랴 별로 걱정도 안했는데 제가 너무 안일했나봐요.

하필 떨어진곳이 기숙사가 있는 학교여서 부랴부랴 방을 얻으러 가야할 형편이에요.

설마 추가합격되겠지싶었는데...

근데 애가 혼자 살걸 생각하니 도무지 엄두가 안나요.

수능후로 계속 잠만 자고 잔소리 계속해서 겨우 주말알바 두달가까이하고 어쩌다 친구만나는게 다인데 그저 자고 또자고 하루 한두끼 먹고 누워서 폰만지고 가끔 일어나서 책보고 편지쓰고..

방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말도 못해요.

바쁠거 하나 없는 애가 어쩜 저렇게 방도 잘 안치우고 집안일 하나 시키려면 어찌나 힘이 드는지.

그런 애가 혼자 자취 할 생각하니 갑갑하네요.

거기다 저는 술은 거의 입에도 못대는데 지 아빠를 닮았는지 무슨 술은 그리 센지 소주를 3병 넘게도 마신다고하네요.

여지껏 술마신적은 몇손가락 안에 들지만 암튼 세긴 한가봐요.

그러니 그것도 걱정이었는데 급기야 오늘은 친구들이랑 송별회 한다고 얼마나 마셨는지 현관 비밀번호도 한번에 못누르고 몇번이나 헤매더니 들어오는 녀석을 앉혀서 잔소리 몇마디하는데 얼굴은 술마신 표시가 안나는데 상태는 이미 안드로메다더군요.

결국은 지방에 들어가서 화장실까지 나오지도 못하고 방바닥에 오바이트를....

살다 살다 무슨 이런 일을 다 겪는지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오고 익게니까 답답한 마음에 털어놓지 남사스러워서 어디가서 얘기도 못꺼낼 일이에요.ㅠ.ㅠ

암만 생각해도 늦잠자고 학교수업이나 들어갈까 걱정이네요.

부모없는데서 어떻게 생활할지 말은 지가 하고싶었던 일이니까 가서 열심히 잘 할수있다고하는데 저는 안믿겨요.

이제 대학 들어갈 나이의 딸 가진 어머니들, 다는 애들도 이렇게 술먹는 경우가 있나요?

그렇다고 학교다닐때 좀 나갔다거나 그때도 술을 마셨다거나 그런 애도 아니었어요.

그냥 잠많고 느리고 게으른 정도.

안그래도 험한 세상에 딸아이 혼자 객지 생활하게 한다는것때문에 속이 속이아닌데 그냥 공부해서 평범하게 생활하길 바랬는데 결국 지인생은 자기거니까 부모가 좌지우지할순 없지않을까하는 우려때문에, 혹시 하고싶어하는 일을 못하게해서 평생 후회로 남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아이의 선택을 받아들인 결과치곤 참 혼란 스럽네요.

남편은 관두고 집가까운전문대 제과제빵과로 넣으라는데 거긴 정말 후진데거든요.

오죽하면 지금까지 원서를 받을까요...

제과제빵도 어느학교를 나왔는지가 많이 중요할까요?

이쪽으론 아는게 별로 없어서...

밤 늦게 넋두리는 길고 잠은 안오는 밤입니다...

 

IP : 39.113.xxx.36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2.25 2:08 AM (119.69.xxx.48)

    상심이 크시겠네요...

    군대라도 보내세요.

    정신 개조는 확실하게 됩니다.

  • 2. 타라
    '13.2.25 2:13 AM (39.117.xxx.136)

    따님을 믿으세요..
    그래도 제가 한 선택인데..
    가끔 어긋나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잘 해낼거예요..
    제가 가고 싶은 길이니....

    벌써 이십년도 전의 일이네요..
    엄마가 다섯남매중 첨으로
    도시의 대학으로 절 보내고 돌아가며
    펑펑 우시던 그날이...
    어찌 보내고 난 어찌 사나 싶었는데
    내가 결정 했었고 내 길이라 싶어
    잘 살아냈던....

  • 3. ㅇㅇㅇ
    '13.2.25 2:39 AM (121.130.xxx.7)

    부모야 자식이 백발이 성성해도 걱정한다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아이의 진로 선택이나 꼭 해야 하는 독립의 상황일 때
    부모가 뭘 더 어떻게 해주겠어요.

    지금 원글님과 따님의 관계에선
    시시콜콜 걱정해주는 것 보다

    딸아 난 널 믿는다.
    네가 어떤 선택을 하든 지지해주마
    힘들면 언제든 돌아와도 돼.
    사랑한다 예쁜 내 딸.

    이런 말이 필요합니다.
    걱정과 근심의 말보다 따님이 힘든 일을 겪을 때
    헤쳐나갈 수 있는 에너지는 이런 긍정의 말입니다.

    저 어릴 때 별 거 아닌 말이라도 엄마한테 들었던 칭찬의 말씀들.
    (잘못하면 야단도 맞고 다 똑같이 컸습니다만)
    제가 힘들 때 저를 잡아일으켜 세워주는 말이었어요.
    그리고 제 자존감, 행복함의 근원이구요.

  • 4. 윗분
    '13.2.25 3:35 AM (211.181.xxx.249)

    말씀이 좀 과격해 보이나 맞는말 같네요..세상이 험해가...

  • 5. 부모가
    '13.2.25 4:29 AM (99.226.xxx.5)

    다 알아서 해주니 잠만 자고 빈둥거려도 되는거죠.
    혼자 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이 보이고 그러다보면스스로 깨달아 갈꺼예요. 중요한 시점인것 같아요.
    아이들이 밖에서는 집에서와 판이하게 다른 모습인 것, 보통입니다.
    아이를 한 번만 믿어봐 주시고 좌충우돌 스스로 깨닫는 과정을 지켜봐 주세요.
    그래도 자기가 뭔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고 하니 기특하죠. 대학 나오고 빈둥거리는 청년들이 수두룩합니다.
    걱정만 하지 마시고, 으쌰 으쌰 용기를 주세요.

  • 6. 비타민
    '13.2.25 5:47 AM (211.204.xxx.197)

    게으른 것이 이유라면, 그냥 딸을 믿어보세요.
    집에서 부모가 다 해주면 정말 손하나 까딱 안하는 애들이 있습니다.
    이런 애들은 100% 자기 책임이 되어서 할 맘이 나요.
    집에서는 엄마 잔소리 듣고 청소하고 일어나니 하나도 제 뜻대로 하는 게 아니라 할 맛이 안나지만
    독립해살면 자기가 알아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2년간 죽어라 고생하면 그것도 인생에 큰 도움이 됩니다.
    어차피 제과제빵, 몸이 고된 일입니다.
    학교생활하면서 자취하면서 고생 안해보면 사회생활에서는 얼마 못 버팁니다.
    고생 좀 하고 지저분하게 살면 어떤가요.
    너무 아이를 달달 볶지 마시고 그냥 툭 던져놓으세요.
    좀 끈을 멀리 풀어놓고 하시라고요.

    과연 니가 밥은 먹고 다니겠냐 (설마 굶어죽을까요?)
    빨래는 하겠냐 (설마 거지꼴로 다닐까요?)
    청소는 하겠냐. (청소 안하면 지가 답답하지 누가 답답하겠습니까?)
    일부러 군대도 보내는 판에, 군대 보냈다 생각하고 고생 좀 해봐라 하는 겁니다.
    마음에 안드는 집 가까운데 보내서 입 댓발 나와서 학교 가기 싫어하는거
    아침마다 두들겨 깨워서 밥 떠먹여 보내는 짓을 하시겠습니까?
    니가 선택한 거고 니 실력이니까 알아서 먹고 다니라고 하고 좀 신경 끄세요.

    아이가 고집도 세고 주장도 강한가본데, 기어코 꺾으려하지 말고 자기 하고 싶다는대로
    인생 초반에 경험 하게 하세요.

    안하겠다는 아이, 하게 하려고 발버둥치는 엄마보다 낫다고 생각하시고
    일단 출발 자체는 막지 마세요.
    그냥 출발시키고 제발 이거해라 저거해라 잔소리 하지 마시고, 그냥 이를 악물고 지켜보세요.
    늦잠자 수업 못 들어가 빵꾸나면 그때가서 난리쳐도
    미리부터 '니가 이럴 것이다'하고 지레 길 막지 마세요.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선 아이, 좀 내버려두세요.

  • 7. 지나려다
    '13.2.25 7:33 AM (221.151.xxx.154)

    고등학교 때부터 결혼 전까지 자취생활 9년 해본 경험자로서
    여학생 자취는 왠만하면 말리고 싶습니다.
    기숙사라면 몰라도요.
    저도 저희딸 결혼할 때까지 집에서 끼고 있을 거구요.

    남자들이 여자 혼자 자취한다 하면 흑심을 많이 품고요(현실이 그래요)
    아침은 거의 굶어서 위장 많이 상하고(저는 자취할 때 위가 작아져서 지금도 대식은 못해요)
    특히나 님 딸처럼 술 좋아하는 여자애라면 험한꼴 당할 위험이 높아요.
    남편분 말씀대로 좀 안좋은 곳이라도 집에서 보낼 수 있는 곳으로 보내시기를 권합니다.

  • 8. 초승달님
    '13.2.25 7:41 AM (124.54.xxx.85)

    자취는 정말 말려요. 여자면 특히.....남자아이도 흐믈거리다 여자친구랑 살다시피 해요.
    술 잘마시는 아이면 더 걱정 되네요.

  • 9. 저도
    '13.2.25 7:48 AM (175.223.xxx.171)

    자취하는 친구들 생각해보면 말리고싶네요 금방 아지트 될텐데..술까지 잘마신다니 걱정되네요

  • 10. ..
    '13.2.25 10:28 AM (119.69.xxx.103)

    일단 자기 꿈을 찾아 가는거니 그래도 다행인것 같은데요.
    제과제빵을 하고 싶어하니까 다른 아이들보다 빨리 자격증도 따고 그럴수있게 잘 이끌어주시면 좋을것 같아요.
    유명베이커리도 같이가고..유명학원도 같이 가보시고..
    지금은 뭐랄까 방향이 없이 그냥 떠있기만 한거라 치열하지 못한것 같아요.
    기숙사.자취.통학..이런것보다 중요한건 인생을 변화시킬 한번의 기회라는걸 아이가 알게 되는게 재일 중요할것 같아요.
    스스로 깨우치지 못할수 있으니까 관련일을 아르바이트로 하거나 배우거나해서 깨닫는다면 좋겠네요..

  • 11. .............
    '13.2.25 10:55 AM (58.237.xxx.199)

    제 동생도 자취했습니다.
    바로 옆방에 같은 과 친구가 살아서 연락안되면
    친구에게 연락해놓고는 했어요.
    자기자신이 처신을 잘하면 거의 문제없어요.
    자주 카톡하시고 자주 찾아가세요.
    데리고 산다해서 아이의 사생활은 다 알지는 못해요.

  • 12. 원글
    '13.2.25 10:57 AM (39.113.xxx.36)

    아침에 댓글 확인해보니 양쪽의견 모두 제심정입니다.
    무엇보다 신경써서 댓글 달아주신 모든분들 감사합니다
    오는 남편이랑 셋이서 다시한번 얘기나눠보고 최대한 아이뜻을 꺽지않는 선에서 해결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13. 아짐4
    '13.2.25 1:10 PM (210.104.xxx.130)

    ㅎㅎ 딸들이 자취하면 위험하다구요? 자취하지 않고 집에 살면 조신히 생활한다는 보장은 없어요. 널린게 모텔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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