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때문에 고등학교 3년 내내 속을 썩이고 잊을만하면 갈등을 빚다가 결국 고집을 이기지 못하고 본인이 원하는 쪽으로 가는걸로 합의를 봤어요.
제가 봤을때는 아이가 행동도 느리고 게으른 편이에요.
잠도 너무 많고 손재주도 별로인데 굳이 제과제빵쪽을 한다고 고집을 부리더군요.
아무리 힘들고 니적성에는 안맞을거라해도 소용없고 공부까지 멀리해서 제가 어떻게 할수가 없었어요...
솔직히 저는 전문대쪽은 생각도 안해봤는데 제과제빵쪽은 전문대밖에 없다고 그쪽으로 나름 이름있다는곳을 넣었답니다.
본인이 가고싶어한곳이 두군데 있었는데 한군데만 되고 한군데는 안됐어요.
근데 합격한곳이 기숙사가 없네요.
설마 전문대 합격 못하랴 별로 걱정도 안했는데 제가 너무 안일했나봐요.
하필 떨어진곳이 기숙사가 있는 학교여서 부랴부랴 방을 얻으러 가야할 형편이에요.
설마 추가합격되겠지싶었는데...
근데 애가 혼자 살걸 생각하니 도무지 엄두가 안나요.
수능후로 계속 잠만 자고 잔소리 계속해서 겨우 주말알바 두달가까이하고 어쩌다 친구만나는게 다인데 그저 자고 또자고 하루 한두끼 먹고 누워서 폰만지고 가끔 일어나서 책보고 편지쓰고..
방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말도 못해요.
바쁠거 하나 없는 애가 어쩜 저렇게 방도 잘 안치우고 집안일 하나 시키려면 어찌나 힘이 드는지.
그런 애가 혼자 자취 할 생각하니 갑갑하네요.
거기다 저는 술은 거의 입에도 못대는데 지 아빠를 닮았는지 무슨 술은 그리 센지 소주를 3병 넘게도 마신다고하네요.
여지껏 술마신적은 몇손가락 안에 들지만 암튼 세긴 한가봐요.
그러니 그것도 걱정이었는데 급기야 오늘은 친구들이랑 송별회 한다고 얼마나 마셨는지 현관 비밀번호도 한번에 못누르고 몇번이나 헤매더니 들어오는 녀석을 앉혀서 잔소리 몇마디하는데 얼굴은 술마신 표시가 안나는데 상태는 이미 안드로메다더군요.
결국은 지방에 들어가서 화장실까지 나오지도 못하고 방바닥에 오바이트를....
살다 살다 무슨 이런 일을 다 겪는지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오고 익게니까 답답한 마음에 털어놓지 남사스러워서 어디가서 얘기도 못꺼낼 일이에요.ㅠ.ㅠ
암만 생각해도 늦잠자고 학교수업이나 들어갈까 걱정이네요.
부모없는데서 어떻게 생활할지 말은 지가 하고싶었던 일이니까 가서 열심히 잘 할수있다고하는데 저는 안믿겨요.
이제 대학 들어갈 나이의 딸 가진 어머니들, 다는 애들도 이렇게 술먹는 경우가 있나요?
그렇다고 학교다닐때 좀 나갔다거나 그때도 술을 마셨다거나 그런 애도 아니었어요.
그냥 잠많고 느리고 게으른 정도.
안그래도 험한 세상에 딸아이 혼자 객지 생활하게 한다는것때문에 속이 속이아닌데 그냥 공부해서 평범하게 생활하길 바랬는데 결국 지인생은 자기거니까 부모가 좌지우지할순 없지않을까하는 우려때문에, 혹시 하고싶어하는 일을 못하게해서 평생 후회로 남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아이의 선택을 받아들인 결과치곤 참 혼란 스럽네요.
남편은 관두고 집가까운전문대 제과제빵과로 넣으라는데 거긴 정말 후진데거든요.
오죽하면 지금까지 원서를 받을까요...
제과제빵도 어느학교를 나왔는지가 많이 중요할까요?
이쪽으론 아는게 별로 없어서...
밤 늦게 넋두리는 길고 잠은 안오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