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편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지 않아요.

궁금 조회수 : 4,600
작성일 : 2013-02-24 15:00:53

어젯밤에는

잠이 오지 않아서 새벽내내 tv만 봤어요.

처음엔 자려고 불을 다 끄고 눈을 감았는데

옆에서 핸드폰으로 열심히 게임만 하고 있는

남편을 등 뒤로 느끼니 머릿속이 너무 많이 복잡해지고 그랬어요.

 

워낙 가진거 없이 0원으로 결혼을 시작했던 남자

형편이 너무 그래서 신혼살림도 마련하지 못하고

신혼살림 할 돈으로 한칸짜리 방 구해 살아야 했고

시부모님 때문에 아니 시어머니 때문에 우울증 홧병도 겪어봤고

우유부단한 남편 때문에 자질구레한 일도 많았고

결혼 8년이 되어가는 동안

심리적으로 참 많이 지치고 힘들었어요.

 

그럴때마다 남편이 위로해서 견딘게 아니라

저 스스로 수십번 고뇌하고 마음을 다잡고 그렇게 지내왔고요.

 

맞벌이 하면서 열심히 살았지만 워낙 가진 것이 없고

수입도 작으니 사는 모습은 여전하고

난임이라 임신도 되지않고.

 

그냥 한 공간에 사는 남남처럼 느껴지고요.

취미가 같지도 않고

쾌활하거나 재미있지도 않은 남편 덕에

저도 성격이 닮아 버렸는지 참 많이 변했고요.

 

모르겠어요.

그냥 잘 견디면서 살았는데

어젯밤에는 그 모든 것이 너무 답답했어요.

 

집에 오면 핸드폰으로 게임하기 바쁜 사람.

다정다감 하거나 애정표현이 전혀 없는 사람.

난임이라서 더 노력해야 하는데도

노력해야 하는 남편은 아이를 그렇게 원했으면서도

스스로 노력을 잘 하지 않았어요.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먼저 분위기 잡거나 노력하지도 않고

항상 빨리 빨리 대충대충.

막상 상황이 되면 저는 기분이 나빠져 버리는 시간도 많았고요.

제가 뭘 느끼거나 부부관계가 좋거나 그렇지 않은데

임신 때문에 최소한으로 노력하려고 애썼고

그마저도 때론 제가 늘 분위기를 만들고 해야 한다는 점이

화로 쌓이기도 했어요.

 

올해는 한번도 부부관계를 하지 않았어요.

그걸 원하거나 좋아하거나 그런 건 아니라서 그 자체 때문에

우울하다거나 그렇진 않은데 뭐랄까

남편에 대한 원망이 너무 커져요.

어쩌면 먼저 노력하려고 애쓰는 흔적한번 보이지 않을까.

 

집에 와서 TV보고 핸드폰으로 게임할 시간에 뭐라도

노력이라도 해볼 생각을 왜 안할까.

새벽 한시가 다 되어가도록 게임을 하면서

어쩌면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노력할 생각은

단 한번도 하지 않을까.

 

내가 과연 이 사람의 아내인가.

아니면 그냥 같은 공간에 사는 남인가.

 

행복하거나 즐겁거나 그렇게 살진 못하더라도

이런 기분으로 살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 복잡한 기분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IP : 58.78.xxx.6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13.2.24 3:29 PM (112.171.xxx.151)

    사랑이 다 증발한거죠
    남루한 현실만 남은 상태예요
    이런 결혼생활 흔하디 흔하죠
    그냥 습관처럼 살면서 견디는건데
    경제적으로 별로고 시부모와도 불화...
    왜 같이 사세요?
    헤어져 봤자 더 나을것 없어서인가요

  • 2. 원글
    '13.2.24 3:50 PM (58.78.xxx.62)

    외롭다는 게 그냥 가슴 깊히 느껴져요.

    시댁과의 불화는 결혼 초 2-3년이 최고였고
    지금은 어느정도 겪어내는 방법이나 대처하는 방법을 알고
    그전보단 많이 좋아졌어요.

    지금은 평범한 정도의 사이라고 보면 될 정도죠.

    남편은...모르겠어요.
    이마저도 적응이 된 걸까요. 이젠 습관이 된 걸까요.

    집에오면 게임 좀 적당히 하고 얘기를 하거나 좀 서로 마주하는
    시간을 갖자고 자주 얘기하고
    일부러 못하게 하기도 해봤고
    짜증도 내봤지만 별로 큰 차인 없어요.

    게임하거나 아님 그냥 자거나. 그런거죠.

    대부분 사는게 다 비슷할거다. 하면서도
    한편으론 이렇게 사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하고
    참 복잡해요.

  • 3. 매혹의빔
    '13.2.24 4:01 PM (221.158.xxx.15)

    대부분 사는 게 다 비슷하지 않습니다
    평생 그러고 사실 거 아니시면 빨리 결단을 내려야겠어요

  • 4. 9292
    '13.2.24 4:10 PM (223.62.xxx.191)

    같이 취미생활을 해보시는건 어떨까요
    아이도 가져보시려고 노력하시구요
    구관이 명관이고
    별사람 없다고
    더 노력해서 행복하게 살아야죠

  • 5. 원글
    '13.2.24 4:18 PM (58.78.xxx.62)

    본글에도 썼듯이 서로 전혀 좋아하는게 달라요.
    취미생활도 비슷해야 같이 하는 거 같은데
    전 걷는 거나 등산 뭐 이런 외부적인 걸 좋아하는데
    남편은 걷는 것도 싫어하고 등산도 싫어하고
    그냥 집에서 게임이나 하는 걸 좋아하죠.

    물론 영화 같은 건 종종 보긴 해요.

    아이 가져보려고 노력이요. 노력도 저만 하면 되는게 아니잖아요.
    남편이 노력을 두배 세배 해야 할 입장인데 정작 남편은 노력을 안하니까요.
    저는 아이에 대한 생각이 별로 없어요. 반대로 남편은 아이에 대한 생각이
    있는 사람이면서도 노력을 하지 않으니까 문제라는 거에요.

    금주,금연,운동 하면서 몸 만들어야 하는데 전혀 하지 않지요.

    모르겠어요.
    그 노력이란 것을 왜 늘 저혼자 해야 하는지..
    남편에게 수십번 얘기 해봤지만 그 성격 그대로 늘 말로만..


    어젯밤엔 제가 참 많이 지쳤다는 걸 느꼈어요.

  • 6.
    '13.2.24 4:40 PM (118.42.xxx.137)

    처음에 어떻게 만나서 어떤 마음으로 결혼까지 결심하셨는지 궁금하네요..
    제가 느끼기엔 사랑이 별로 없이 사는게 가장 큰 문제로 보여지는데...
    서로 상대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마음만 있으면 성향이 다르고 취미가 달라도 틈틈이 챙겨주고 보살펴주면서 정이 생길텐데...ㅡㅡ;;
    서로의 장점에 대해 얘기해주기 등으로라도 대화를 해보세요...한집에서 각자 따로 노는거 곤역이에요..ㅡㅡ

  • 7. AAD
    '13.2.24 5:47 PM (116.37.xxx.47)

    남편이 노력하지 않으면 부부관계는 개선되기 어렵더라구요.
    아이가 없으니 현실적으로 생각을 정리해보는것도 방법일거 같아요.
    정말 이 남자랑 평생 살 수 있는지 이 사람과 헤어져서 살 수 있는지
    이렇게 평생 살 수 없다면 솔직히 말하고 그만 살자고 해보세요.
    헤어진다고 생각해보면 다시 놓치기 싫은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진짜 헤어져야 하는 상황이 오기도 하겠지요.
    그때 진자 혼자 살 수 있는지도 생각해 보시구요.

  • 8. ..
    '13.2.24 9:19 PM (223.62.xxx.186)

    제가 쓴글인줄 알았어요.
    저희는 6년차.
    그놈의 오락은 대체 왜하는걸까요?
    그래도 한 일이년은 검색만 하더니 작년부터는 이젠 오락밖에 안하네요.
    취미절대 안맞춰지는거데요.
    우린 영화까지 취향이 틀려서리.
    한명은 티비 한명은 컴퓨터.
    남편이 좋아하는 스타일 미드를 같이 보려고 얼마전부터 시작했더니 저만보고 남편은 게임만 하네요.
    뭔갈 같이하는게 싫은걸까요?
    저는 처음 몇년 아이를 원했지만 지금은 절대 아이를 원하지 않아요.
    만약 아이가 생기면 더 힘들고 외로워질거같아서요.
    기본적으로 책임감부족이란 생각이 들어서요.
    낙도 없고 사는게 머이런가 이런 생각만 드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8931 아줌마 좋아한다고 저번에 글 남긴 사람인데요. 15 하하유동 2013/03/15 2,745
228930 한국은 외모지상주의라는 말이 맞네요. 16 정말 2013/03/15 3,777
228929 하얗게 끼는거 생기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5 김치위에 2013/03/15 893
228928 대한민국 근현대사 책 추천해주세요~~ 7 으니맘 2013/03/15 862
228927 오늘 안에 크록스를 사야하는데요. 2 크록스 2013/03/15 755
228926 이번 연아쇼트 스핀에 비엘만이 빠져서 점수가 낮다고 생각하시는 .. 14 피켜 2013/03/15 4,452
228925 퀄리티있는 보스턴백 4 37 2013/03/15 1,280
228924 내가 직장 다닐때...우리 어머니.. 2 리나인버스 2013/03/15 1,188
228923 박시후 a양 거짓말 탐지 여성상위관련 질문 8 청문회 2013/03/15 7,885
228922 3월 15일 경향신문, 한국일보 만평 세우실 2013/03/15 587
228921 유통기한 3일 지난 생크림, 버려야 하나요? 6 진정 2013/03/15 11,424
228920 친구 카카오스토리를 보다가 1 당황 2013/03/15 1,995
228919 로또에 당첨된걸 주변에 알리시겠어요? 16 2013/03/15 7,872
228918 회사화장실에서 변기 레버 내릴때 28 회사 2013/03/15 3,235
228917 새벽 6시에 퇴근이라니... 신새벽에 길고 긴사무실 뒷담화 2 나거티브 2013/03/15 1,312
228916 국은 냉장고에 얼마나 둬도 괜찮을까요? 6 다크하프 2013/03/15 21,620
228915 여성한테 화이트 데이의 의미는 뭘까요? 9 리나인버스 2013/03/15 1,140
228914 대한민국 선거의 전설, 엄창록을 아십니까? - 오유펌 2 참맛 2013/03/15 1,243
228913 연아의 적은 국적과 심판이라더니 15 파사현정 2013/03/15 4,445
228912 이쯤에서 궁금해지는 세계각국 해설자들 멘트 3 연아사랑 2013/03/15 2,465
228911 아사다 투풋인데 가산점까지... 심판들 막눈인가요! 8 심판 2013/03/15 2,657
228910 오늘은 피겨계가 축구계와 비슷하게 가는 날이네요 4 참맛 2013/03/15 1,659
228909 근데 코스트너는 왜저리 우아하지 못한지;; 9 ㅇㅇ 2013/03/15 3,132
228908 마오의 가산점 1 ... 2013/03/15 1,666
228907 캐나다에서 자폐아를 키우며 겪은 일들... 72 눈빛 2013/03/15 21,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