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고3 되는 딸애가 휴대폰을 반납했어요.

소나타 조회수 : 2,693
작성일 : 2013-02-22 14:28:44

그 동안 공부 안해서 어지간히도 속이 썩었답니다.(제가 말은 안하고 혼자서 끙끙 앓음)

2년 동안 모의고사는 단 한 문제도 푼 적이 없는 자는 시간이었다고 하고

학교시험도 그럭저럭, 대충 풀어왔다네요.

머리가 나쁜 건 절대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는데도 성적은 언제나 바닥...

1학년 때는 하위 10%에서 30%대인가로 올라서 학력진보상도 받아왔다죠.

그래 놓고 자랑스레 마구 얘기해서 도대체 생각이 있나 없나...

드러내 놓고 말은 못하고 혼자서 속상해 했던 적도 있어요.

2학년 때는 언어 4~5등급 전후, 영어는 3~4등급, 수학은 7등급 선.

수학문제는 2년 간 딱 한 문제 풀어서 맞혔고 나머진 다 찍기였구요.

다 찍어서 7등급이면 로또수준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문과인데 수학은 지지리도 싫어하네요. 수학 싫어서 문과 간다 했어요.

영어는 한 번씩 학원 다니고(방학 땐 놀고 학기 중에 친구들과 다니는 정도, 그것도 한 번씩 빼먹고),

언어는 학원 안 다녔어요.

너 공부하고 싶으면 학원 보내줄 테니 얘기해라 했는데 말을 안하길래 놔뒀어요.

그런 가운데 전 한 번도 공부해라 하고 닥달하지 않고, 알았다. 성적 올랐네 잘했다.

내려가면 말을 안 하니 내려갔나 보다... 싶어서 성적표 함 보자... 잃어 버렸어요... 알았다...

그냥 언젠가 정신 차리겠지 믿었어요.

그러던 아이가 고2 겨울방학 신나게 놀고 이제 고3 될려 하니 뭔가 해야겠다 싶나 봐요.

자기가 원하는 학교 갈 수 있겠는지 입시학원 상담받아보자 하더니 학원도 보내달라 하고,,,

낌새가 이상해졌어요.

요즘은 책상에 앉아 있는 게 가끔 보이더니 오늘은 드디어 친구들과 카톡 다 끊었다며 폰을 반납하네요.

이젠 엄마와 연락만 되는 폰 해주면 좋겠다고...

이제 슬슬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넘 늦지는 않았기를 바라며 그나마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 내리고 있어요.

본인이 갈려는 과는 언수외 모두 최하 2~3등급 이내 들어야 하고

실기과목도 있는데 상위 5% 안에 들어야 갈 수 있대요. 평균 경쟁률이 10:1 이네요. 

지금 평균 5등급인 아이가 언수외 3등급 이내에 모두 들 수 있을까요?

자세한 상황 파악을 위해서 애성향과 가정상황을 말씀드리면,

남편과 저는 남들에게 괜찮다고 보여지는 직업이구요(사회적으로 선호하는 직업), 아이언니는 연세대학 학생이예요.

학원선생님이 너희 부모님은 공부 잘하셨는데 공부잘한 부모는 아이가 잘 못하는 거 절대 이해못한다고

너도 너희 엄마가 너희 언니 더 이뻐하겠다? (말하자면 차별) 이런 얘기 들었다 하고, 

얼마전 학원 면담과정에서 다른 선생님도 그런 뉘앙스로 말씀하시고...

그런데 아이는 아닌데요, 우리 엄마는 제게 공부 하라고 안하세요. 이렇게 당당하게 얘기해서 선생님이 대략 난감...

제게 쫑알쫑알 얘기 잘하는데 친구얘기할 때 친구는 공부 잘하는데 몇 등 안에 못 들었다고

엄마아빠한테 어디를 맞았다 그런 얘기하며 난 엄마가 공부하라 안해서 좋아요. 라고 하네요.

그래서 전 우리 나라 청소년들이 공부에 너무 치여서 이 좋은 시간을 너무 안타깝게 보내는데

(저는 정말 공부에 치여사는 울 나라 청소년들 너무 불쌍해요)

너는 행복하게 보내고 니입에 풀칠할 정도의 능력만 갖추고 행복하게 살면 된다.

남자에게 기댈 생각은 하지 말고 돈 많고 잘난 남자 만나려면 너도 그 수준은 되어야 한다고 얘기는 해요.

그래도 아이마음 속에 언니는 공부 잘하고 엄마아빠도 좋은 학교 나왔으니

상대적으로 자격지심?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엄마는 언니 공부 잘하니 언니만 이쁘죠? 이런 말 한 적도 있고.

그럴 때마다 제가 안 그렇다고 사람마다 다 장단점이 있고 잘하고 이쁜 부분이 있기 마련인데

너도 좋은 점이 얼마나 많은데 하며 말하지만 일단 성적으로 비교가 되니까...

아이는 그게 잘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것 같아요.

(이런 말 들을 때마다 전 마음속으로 제 자신을 점검해요. 사랑을 더 많이 보여줄려 하고)

암튼 이런 환경인데 제가 요즘 아이 공부를 지원하기 위해 올인하는 모습 보여주고는 있는데요,

위에 적었다시피 언어, 영어 4~5등급, 수학 완전 바닥인 아이가 2~3등급 안에 들 수 있을까요?

그런 경우 보셨나요...?

어떻게 공부를 했을까요?

가능성이 있을지 말씀 좀 해 주시면 좋겠어요.

IP : 118.221.xxx.94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제 딸도
    '13.2.22 2:30 PM (180.70.xxx.72)

    고등학교 입학하면서 폴더로 바꿔달라고 하더라구요

  • 2. ㅇㅇ
    '13.2.22 2:36 PM (203.152.xxx.15)

    제가 보기엔 (저도고2되는 딸이 있어요)
    언어 외국어 성적 보면 아예 공부를 안하는 학생은
    절대 아니에요.
    수학은 안하고 못하는것이겠지만요..
    (안해서 못하는것인지, 못해서 안하는것인지는 몰라도)
    저도 4~5등급까진 공부 아예 손놓은 학생인줄 알았는데, 아니더군요.
    아이 친구 봐도 그럭저럭 고등학생들이 하는 기본적인 공부는 하는 학생인데
    4~5등급이에요..
    학원도 나름 성실히 다니고, 뭐 숙제 같은것도 잘하는 학생이라고 하던데요..
    게다가 원글님 따님은 휴대폰까지 반납했으니, 일단 기특하게 생각해주시고..
    공부하는 방법을 좀 바꿔보든지 학원이나 과외등을 바꿔보면..
    성과가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3. ㅎㅎ
    '13.2.22 2:41 PM (121.142.xxx.136)

    그냥 믿어주세요
    올라가는 경우도 많아요
    정말 고삼때 죽어라하더군요
    우선은 그냥 열심히하라고 응원과 지원만해주세요


    핸드폰반납하는걸보니 그래도 너무 예쁘네요
    각오가 다단한거예요ㅎ

  • 4. ㅎㅎ
    '13.2.22 2:41 PM (121.142.xxx.136)

    대단ㅡㅡㅡㅡ오타수정요ㅠ

  • 5. 대단
    '13.2.22 2:48 PM (180.224.xxx.97)

    저는 원글님이 정말 대단해 보이네요. 고 3 올라갈때까지 정말 사랑하는 맘으로만 자식이 길러지던가요?
    걱정되고 또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에 놀랍니다.
    정신차리면 쭉 치고 올라가는 아이도 있고, 또 못하는 애도 있고 그건 아이의 역량마다 다르니까 가능성 있다 없다...의 얘기는 의미가 있을까 싶네요.
    그냥 지켜보고 있었다는 원글님의 자세에 놀라고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길 기원해드릴께요.

  • 6. 정말인가요?
    '13.2.22 2:57 PM (1.235.xxx.201)

    저는 중1올라가는 딸래미 공부에 손 놓은것만 봐도 열불이 치솟아 하루에도 몇번씩 쑤시고 있는데....
    정말 가슴에 손을 얹고 고2까지 공부 못해도 괜찮다 하셨나요?
    존경스럽네요.

    그동안 참고 기다려주신 결실을 맺으시길 바래요.

  • 7. 프린
    '13.2.22 3:05 PM (112.161.xxx.78)

    시간이 부족할수도 있어요
    하지만 이제와 될지 가능성이 뭐가 중요할까요
    아이가 이제 마음을 다잡았고 열심히 해보고 그래도 시간이 부족하면 재수라도 하면 되는거죠
    성적오를 가능성에 대해 너무 중점을 두시면 안되겠네 하면서 포기하는 마음이 생길수도 있어요
    무조건 응원해주세요
    사람이 하는일 중에 가장 중요한게 마음먹기거든요
    기다려 주신 보람이 있네요 뿌듯하시겠어요

  • 8. 휴대폰폴더로 바꿀때
    '13.2.22 3:18 PM (218.153.xxx.21)

    근데 휴대폰 반납하면 기존의 휴대폰은 위약금물고 다른 통신사로 가야하나요 아님 번호유지하면서 기계만 바꾸는게 더 낫나요 ?

  • 9. ...
    '13.2.22 3:24 PM (218.236.xxx.183)

    부모 닮는게 아이들이니 공부머리는 있을겁니다. 지금 학원가면 아이수준에 맞추기도 힘들고 올해 안되면 재수한다 생각하고

    수학도 기초부터 다시. 그게중학과정일지라도.
    하고 이건 개인과외가 필요해요.
    영어나 언어는 본인이 커버가 되면 인강도 좋구요.

    지금부터 차근차근 하면 됩니다.
    수학포기로는 갈곳이 너무 한정적이예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222124 봉골레 스파게티 원래 매콤한가요 6 파스타 2013/02/22 1,415
222123 진짜 별거아닌거 같은데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6 2013/02/22 2,205
222122 멸치랑 다시마로 육수 우려내고 나서 그거 그냥 다 버리시나요??.. 9 ... 2013/02/22 6,120
222121 카페라떼 맛있는 다방추천해주세요 27 라떼매니아 2013/02/22 2,795
222120 불광역 예스마레 어떤가요? 주말에 가족 식사하려 하는데 4 예스마레 2013/02/22 1,388
222119 반려견 키우시는 분들 봐주세요~ 19 봄이엄마 2013/02/22 2,429
222118 밑에 스타벅스 글 보고 저도 문의요^^ 3 문의 2013/02/22 1,642
222117 남자친구의 잦은 이직- 뭐라고 해줘야할까요? 15 고민중 2013/02/22 7,227
222116 bitch란 말이 우리나라말로 치면 '년'이란 뜻인가요? 9 .. 2013/02/22 15,444
222115 국사 교과서 얼마나 믿으시나요? 5 미스테리 2013/02/22 1,037
222114 문재인 그리고 부산 막걸리.... 17 따끈한 소.. 2013/02/22 2,910
222113 글 지울께요ㅠㅠㅠ 30 이럴 때.. 2013/02/22 3,164
222112 머그컵 그릇 분리수거? 1 555 2013/02/22 5,682
222111 다른 아파트들은 공동전기료 얼마나 나오나요? 11 전기료 2013/02/22 1,847
222110 오상진, 눈물나네요ㅠㅠ 23 재처리죽어라.. 2013/02/22 15,060
222109 갤럭시S3 조건 좀 봐주세요 4 피쳐폰 2013/02/22 1,550
222108 아이 친구 엄마의 이런 심리는 왜그럴까요?? 5 궁금타 2013/02/22 2,635
222107 험난하고 고달팠던 코스트코 기행기... 36 깍뚜기 2013/02/22 11,028
222106 식탐이 아예 없으신분도 있나요?? 35 ... 2013/02/22 4,981
222105 번들거리지 않는 CC크림도 있을까요.. 5 .. 2013/02/22 2,180
222104 잘나가던 한국 교회, 대위기 닥쳤다 7 참맛 2013/02/22 2,254
222103 스님은 재수없다 쫒아낸 교회운영 A 도넛가게 논란 1 호박덩쿨 2013/02/22 1,437
222102 박근혜 비방 댓글 네티즌에 벌금 80만원 2 허위사실 유.. 2013/02/22 954
222101 '경제민주화' 뒷걸음질…조중동, 현실적 보완이라며 감싸기 나서 1 0Ariel.. 2013/02/22 453
222100 휴대폰 변경 ... 2013/02/22 5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