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부잣집 맏아들로 떠받들려 자라서 그런가
정말 아무것도 안합니다.
지금은 망해서 사람쓰고 할 형편도 뭣도 아닌데도
가족끼리 어디가면 다들 이거저거 짐들고 할때도 자기만 아무것도 안들어요. 그냥 몸에 밴거 같아요.
시댁가도 쓰레기 버리고 잔심부름 이런것도 어머님은 본인이 하시거나 다 둘째 아들만 시키시고 도련님 보기 민망할 정도
결혼 7년동안 잔소리 하기 싫어서 그냥 넘어 갔어요.
정말 손가락 끝도 까딱안합니다. 세탁기 버튼 누르는 정도?
제가 무수리과라서, 그냥 제가 하고. 생활로 구질구질한 잔소리 안하려고 그냥저냥 살았어요.
맞벌이인데 일부러 아기 안 가졌어요. 아기 생기면 육아니 뭐니 하나도 안 도와 줄께 뻔하고
다 고스란히 제 몫일 거고 그러면 결혼생활자체가 깨질거 같아서.
주말에 제 여동생 둘이 다섯살 짜리 조카하나를 데리고 서울에서 볼일볼겸 해서
경상도 저희집에 왔습니다. 제부는 직장때문에 못왔구요.
저녁먹고 들어오는데 조카가 차안에서 잠들었어요. 18키로 정도 되니까 무겁지요
제동생 170cm에 몸무게 47kg거든요. 주차장에서 안고 아파트 올라가는데
옆에서 남편 실실거리면서 " 내가 몸이 안좋아서 못 도와주겠네" 하는 겁니다. 감기기운이 있긴 있어요.
제가 가서 조카 안았네요. 저는 동생보단 튼튼하니까.
낑낑거리고 여자 셋이 짐이랑 조카랑 안고 오는데 혼자 빈손으로 슬슬 올라오고 있어요.
정말 가서 한대 패주고 싶은게...
동생은 "그런건 아무것도 아니야 언니 뭐라하지마" 하긴 하지만
정말 너무 미운겁니다.
오늘 아침 제가 출근을 해야 하는데 동생들은 기차타러 역에 가야 하고요.
좀 운전해서 데려다 주면 좋겠는데 ( 집에서 20분거리)
또 소파에 늘어져서 빈둥거리고 있더군요. 실실거리면서
"데려다 주면 좋을텐데 내가 몸이 안좋네" 이러면서. 열도 안나는 감기가.
콜택시 불러다 짐 챙겨 태워 보내고 배웅하는데 내다 보지도 않아요.
그길로 저는 출근했는데
정말 너무 밉네요. 이런 인간을 남편이라고 계속 살아야 되나 싶고.
지밖에 모르는 인간. 정말 이제 꼴도 보기 싫고
그렇다고 돈을 저보다 많이 벌어오는 것도 아니고
아마 제일 무서워하는 말이 제가 직장 그만둔다는 말일 겁니다.